최근 원자력에 대한 관심도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원자력학회와 서울행정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주관한 원자력 심포지움이 10일 과학기술회관에서 200여명의 원자력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려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다.

‘원자력 발전 30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러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김시환 교수의 ‘제2의 원자력 르네상스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갗라는 내용으로 한 기조연설과 장순흥 KAIST 양자 및 원자력공학과 교수의 ‘원자력 이용 확대 전망 및 주요 이슈’, 최병선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의 ‘새로운 원자력정책 논의 구조의 형성 방안’, 정옥임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의 ‘한국의 원자력 - Public Diplomacy의 과제’ 등의 주제발표가 각각 이어졌다.

주제발표가 끝난 후 이창기 서울행정학회장의 사회로 이번 발표에 대한 패널들의 격렬한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이에 본지는 기조연설과 주제발표의 내용을 요약, 게재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제2의 ‘원자력 르네상스’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김시환 교수(전 원자력학회 회장)
김시환 교수는 ‘제2의 원자력 르네상스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갗라는 내용의 기조연설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 움직임, 국제적인 에너지 수급 불안과 고유가 지속, 국제 환경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최대 원자력발전국인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러시아, 일본 등의 원자력발전 이용 확대 그리고 원전 포기정책을 추진해오던 스웨덴이나 독일 등의 원자력 이용을 재검토 등 이른바 ‘원자력 르네상스’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덧붙혔다.

김 교수는 또 “세계 6위의 원자력 선진국인 우리나라는 원자력산업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모색함과 더불어 다양한 이해 계층 간의 사회적인 합의와 지역주민들의 협력, 미래 원전과 핵연료주기 개발, 사용후 핵연료 관리 등 원자력을 둘러싼 중요한 정책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김 교수는 “글로벌한 사고를 키워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진정한 원자력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 위한 원자력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원자력 르네상스와 원전사업의 추진 방향으로 원자력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비롯, 국민 수용도 향상, 원전의 경쟁력 향상, 원전 점유물 향상, 원자력 산업의 해외진출 등을 꼽고 에너지 자급률 제고를 위한 원자력의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 1, 원자력 이용 확대 전망 및 주요 이슈-장순흥 교수(KAIST 양자 및 원자력공학과)
장흥순 KAIST 양자 및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자력 이용 확대 전망 및 주요 이슈’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원자력이 안정적·경제적 에너지원이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등에서 대규모 신규건설 계획이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도 현재 8기를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에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분위기에 따라 원자력 이용 확대와 핵비확산 체제 강화를 위한 파트너쉽 구성, 재처리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원자력 이용국가의 재처리 대행 및 핵연료 공급 보장 그리고 핵비확산성 원자로의 보급을 골자로 하는 미국의 글로벌 원자력 에너지 파트너쉽(GNEP) 제안도 나오고 있다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국내적으로는 우라늄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획기적 저감을 위한 지속가능한 연료 사이클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장 교수는 “이와 더불어 현재까지 부품 및 설비 위주의 수출을 통해 약 6억 달러의 수출 실적이 있으며 향후 발전소 단위의 수출 및 원자력 이용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 농업, 공업, 환경 등에 이용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비발전 분야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장 교수는 “원자력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재원 투자, 국제협력 및 외교와 더불어 국내 Public Trust를 강화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혔다.

주제발표 2, 새로운 원자력정책 논의 구조의 형성 방안-최병선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장)
최병선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은 ‘새로운 원자력정책 논의 구조의 형성 방안’이라는 내용으로 한 주제발표를 통해 국제적 에너지 수급 불안정 및 지구온난화 대처방안, 수소경제시대를 향한 원자력의 역할, 사용후 핵연료 처리 신기술 등으로 최근 세계 원자력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원자력에 관한 사회적 갈등과 부정적인 인식이 세계 원자력 선진국과 경쟁할 때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최 원장은 “원자력의 사회적 수용성 증진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시졈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의 위험에 대한 인식은 과학적 지식의 유무나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는 사회적 구성물이므로 원자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지배담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정책논의의 지적인 토대가 고양되고 바로잡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적 담론(political discourse)에 대한 연구, 담론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슈 틀 분석(frame analysis)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최 원장은 “새로운 담론의 형성에 있어서는 원자력의 기회편익(opportunity benefits) 즉 원자력이 없다면 잃게 될 편익의 측면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새로운 담론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래야만 원자력은 위험한 물건이라고 다른 대안이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국민들에게 올바른 문제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균형 잡힌 판단을 유도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담론이 영향력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담론 형성자의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므로 원자력계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학계와 언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최 원장은 “원자력 옹호연합의 외연을 확대하고 의사소통 방법을 개선하는 일 그리고 원자력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 특히 다른 대체 에너지원과의 비교 연구가 지금보다 더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3, 한국의 원자력 - Public Diplomacy의 과제-정옥임 교수(선문대 국제학부)
정옥임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는 한국 원자력의 목표가 에너지 안보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논거는 바로 사용후 핵연료의 ‘재활용’이 주는 정치적·경제적·기술적 함의를 부각시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2014년에 만료될 한-미 원자력협력 협정 개정 문제는 미국의 원자력정책 전환 및 한국 원자력의 미래 위상, 한-미 전략적 관계의 현주소 및 한반도 비핵화와 연동돼 있다는 데서 사용후 핵연료 관련 논의에 있어 특히 중요하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때문에 정 교수는 “이 협정의 개정에서 양국간 원자력 협력과 상호 신뢰의 잣대가 될 형상 및 내용 변경에 대한 포괄적 사전 동의를 담아내기 위해 국내외의 수용성 확대를 위한 지속적 투자와 함께 비용효과적인 협상 카드 및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더불어 최고 정책 결정자의 의지와 결단과 함께 2014년을 목표 연도로 한국 원자력의 국내외적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 확산 저향성과 투명성이 확보되는 사용후 핵연료의 재활용 기술개발 및 이를 위한 국제 정치적 협력 공간의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정 교수는 원자력 발전과 사용후 핵연료 관리에 대한 국내공론화 및 국민적 핮의가 긴요하며 전략 도출을 위한 정책 결정 사령탑의 구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 교수는 한국 원자력에 대한 미국 정책결정자의 이중성과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원자력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및 쟁점을 연계한 전략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