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9부는 10일 김 모씨 등 11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김 모씨 등은 한전이 송전탑 설치를 위해 산중턱에 낸 도로 밑에 있던 별장에서 머물다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사고를 당하자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한전은 경기도의 한 야산에 송전탑을 설치하기 위해 산중턱을 깍아 진입로와 배수로를 설치했지만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산 밑에 있던 김 씨의 별장 등을 덮쳤다. 이 사고로 별장안에 머물던 김 씨의 친인척 중 1명이 흙더미에 깔려 사망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사태는 피고가 송전탑을 설치하기 위해 도로를 개설하고도 지반이 함몰되거나 침하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작업 등을 하지 않아 지반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발생했기 때문에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에 있어 자연재해와 가해자의 과실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가해자 책임에서 자연재해 부분을 감안해야 하지만 자연적 조건 아래 발생한 것이라 해도 위험 정도를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예방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면 가해자 배상범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