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여개 학교 2,000여명의 학생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는 사상 최악의 급식 사고로 단체급식의 위생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방사선 식품 조사가 단체급식의 안전사고를 근절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정읍 분소 방사선연구원은 이번 집단 식중독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노로바이러스뿐만 아니라 O-157, 살모넬라, 콜레라 등 다른 식중독균도 방사선 식품 조사를 이용하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사선 식품 조사란 식품 또는 재료를 본래 상태에 가깝게 보존하거나 품질과 위생을 목적으로 방사선에 일정 시간 노출시켜 살균, 살충, 생장조절, 물성 개선 등의 효과를 거두는 기술로 이번 식중독 사태에서 문제 식품으로 의심받고 있는 돼지고기 등 식육류에 대한 방사선 조사 연구는 이미 완료돼 특허를 취득한 상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식육 및 가공품에 대한 방사선 조사를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감자, 양파, 된장, 고추장, 건조채소류 등 26가지만 허용되고 있다.
현재 방사선 식품 조사 기술은 52개국 250여 식품 품목에 식중독균 제거, 곰팡이 해충 등 병해충 방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식중독 예방을 위해 식육류뿐 아니라 굴 등 어패류 포함 55개 식품에 방사선 조사를 허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농무부는 2004년 1월부터 고등하교 학생들에게 방사선이 조사된 햄버거를 급식으로 공급, 식중독 사고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변명우 원자력연구소 방사선이용연구부장은 “방사선 식품 조사 기술은 식중독의 원인균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체에 유해한 보존제와 훈증처리시 사용되는 각종 화학약품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며 “방사선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사회적 합의만 이뤄진다면 대형 식중독 사고 등 식품으로 인한 질병으로부터 먹을거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사선 조사 식품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 국제식품안전센터(NCFS),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와 미국 농무부, 식품의약국 등이 오랜 기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