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초 제주-해남 해저케이블 2번 연계선에 대한 보강 보호공사에 투입된 조립식 FCM 제품(AS-FCM)이 해저면에 투하되고 있다.

콘크리트 전주 등을 전문 생산하고 있는 삼성산업이 전력신기술 60호의 주인공이 됐다.

산업자원부는 22일 삼성산업의 ‘해저케이블 보호용 조립식 FCM (Flexible Concrete Mattress)’을 전력신기술 제60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기술은 지정·고시일로부터 3년 동안 보호를 받게 됐다.

전력신기술로 지정되면 전력시설물 공사의 발주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신기술을 그가 시행하는 전력시설물 공사의 설계에 반영하도록 하고, 신기술개발자로 하여금 신기술과 관련된 공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한전이 용역을 통해 개발을 추진했던 新해저케이블 보호공법인 A-DUCT가 외부전문기관의 평가를 다시 받게 됨에 따라 이번에 전력신기술 60호로 지정을 받은 조립식 FCM 공법의 현장 적용 여부가 어떻게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4월 닻에 의해 제주-해남 해저케이블 2번 연계선 단락 사고 이후 사고지점에 대한 긴급공사를 완료한 바 있는 한전은 이후 1차로 2번 연계선 5.2㎞ 구간을 긴급보수가 필요한 취약개소로 선정하고 당초보다 5개월 늦은 지난 5월 공사를 완료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까지 완료키로 했던 1번 연계선에 대한 보호공사는 한전 광주전력관리처가 지난해 발주한 ‘HVDC 송전선로 보호설비 적정성 검토 및 보강용역’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등으로 한전이 다시 이를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평가를 진행하면서 공사발주 자체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는 4월 1일 10시 36분에 발생한 전지역 정전으로 인해 짧게는 28분에서 최장 2시간 34분 동안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해당 사고 구간에 대한 긴급 복구를 진행한 바 있고 1차로 한전은 2번 연계선에 대한 보강공사를 마친 바 있다.

최근 전력신기술 60호로 지정을 받은 ‘해저케이블 보호용 조립식 FCM’은 철근 콘크리트의 단위블록을 단턱 맞춤 조립해 강성재료인 콘크리트에 연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으로 콘크리트 매트리스를 이용한 해저케이블 보호공법이다.

이 제품은 특히 해양환경 등에 따라 즉시 제조 및 대처가 가능하고 위해요소로부터 해저케이블의 보호기능을 대폭 향상시켰으며 경제성과 시공성 등을 특화한 최초의 한국형 해저케이블 보호공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해저케이블은 섬과 육지 혹은 대륙과 대륙간에 송·배전 및 통신을 목적으로 설치되는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설치한 해저케이블은 자연현상 등 수많은 위해 요인에 놓이게 된다.

해저케이블의 가장 큰 위해요인은 조류, 태풍 등의 환경적 요인을 비롯해 각종 수산활동이 포함된다.

기존 해저케이블 보호공법은 유럽과 일본,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개발됐으며 주철관, 콘크리트 커버, 매설, 콘크리트 백, 콘크리트 매트리스, FCM 등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해저케이블의 시설과 보호, 손상에 대한 보수작업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해저케이블 공법은 거의 전적으로 해외기술에 의존해 왔다.

이에 따라 기술 및 자재 수급과 시공, 강도발현 등 다양한 문제점이 상존해 왔으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해 왔다.

국내 해양환경은 외국과 달리 해저케이블 설치대상 대부분의 해역에서 어업행위가 이뤄지면서 선박의 닻 투하 및 끌기, 양식장의 나무말목과 로켓포 사용 등으로부터 심각한 위해를 받고 있다.

삼성산업은 지난해 발생한 제주-해남간 해저케이블 2번의 손상으로 발생된 제주지역 정전사태 복구공사에 ‘조립식 FCM(S-FCM)'을 전량 납품한 바 있다.

또 지난 5월 완료된 한전의 제주-해남간 HVDC 취약개소 우선 보강계획 1차 사업시행분인 횡간수도 4.57㎞ 구간의 보호공사에 조립식 FCM(AS-FCM) 약 40억원 물량을 공급한 바 있다.

▲ 23일 이정식 삼성산업 이사(좌측)가 박천진 대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으로부터 인증서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FCM은 양식어장용 나무 및 쇠말목 등으로부터 해저케이블을 보호할 수 있지만 이보다 한층 진화된 모델인 AS-FCM은 닻의 투하와 끌기에서도 보호가 가능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상·하부 셀이 각각 돌출된 구조의 철근콘크리트 블록이 다수 연결(조립)된 매트리스의 중앙블록을 무게중심이 가해지도록 중량을 크게 한 점이 특징이다. 또 날개블록을 대칭으로 형성한 점도 특징이다.

이 제품은 닻이나 어구 등에 의해 끌림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날게 블록이 밀리지 않고, 상부로 휘어지는 유연성을 갖게 함으로써 위해요소가 날개 블록에서 이탈 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앙블록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 해저케이블의 보호 능력을 대폭 증가시킨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 한전의 주관의 실증시험에서 타 제품과 공정한 조건에서 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한 제품이다.

콘크리트 매트리스를 이용한 수중 타설 방식으로 해저케이블 상부를 덮은 횡간수도 적용 구간은 융기, 균열, 절단, 세굴, 파손, 강도저하 등으로 해저케이블 보호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저면 타설한 콘크리트는 연성을 확보하지 못해 수온의 변화(열응력)에 따른 수축과 팽창이 반복되면서 융기와 균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산업은 콘크리트 매트리스에 연성을 확보하면 융기, 균열, 절단, 세굴 등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산업 관계자는 “조립식 FCM의 조립구조로 구연된 연성은 블록간의 유연성으로 시공시 해저케이블을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할 뿐만아니라 저질의 상태에 따라 해양환경에 빠르게 안착, 안정화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 관계자는 또 “조립식FCM은 또 해저면에 설치된다는 점에서 잠수사의 시계확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 착안, 블록 표면에 야광판을 부착, 식별이 비교적 쉽도록 해 시공성과 유지관리의 편의성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보호공법은 1회 잠수시 2~7미터가 설치되는데 반해 이 제품은 8~12미터까지 설치할 수 있어 기존제품 대비 1.5~3배 정도 시공속도를 단축할 수 있어 이에 따른 시공비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립식 FCM을 이용해 해저케이블을 보호할 경우 2011년까지 기존공법(스톤 백, 싱가포르 FCM:시공길이 100㎞ 기준) 사용대비 약 1,3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1995년 설립된 콘크리트 구조물 제작 전문기업인 삼성산업은 고강도 콘크리트 전주를 비롯해 칼라 전주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토목제품, 건설, 상하수도, 환경친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대구로 본사를 이전한 삼성산업은 한국전력공사가 선정한 2007년 혁신형 전력벤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허규판 삼성산업 회장은 “단순히 세계 최대의 자산, 최고의 순익을 자랑하기보다는 회사를 믿고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꿈과 행복을 더 큰 행복과 현실로 실현시켜주는 것에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세계 최고의 인재경영 기업, 행복창출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최근 제주 연계선 보호공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 하루빨리 공사가 진행돼 제주-해남간 해저케이블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며 “성능과 품질은 물론 현장 시공으로 안전성을 입증 받은 제품이 있는 만큼 한전도 용단을 내려야 할 시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