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건축 작품은 일단 세 가지의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본다.

첫째가 작품의 일관성이다. 각각의 작품마다에 표현돼 나타나는 결과물의 형태나 모습이 다를지라도 작품마다에 흐르는 건축원리에는 일회적이지 않는 일관된 성격이 내재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가 작품의 독창성이다. 독창적이란 의미는 남의 것과 외국의 것 그리고 과거의 것을 그대로 모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든 자기화(personalization)시킨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셋째가 작품의 탁월성이다. 아무리 작품이 일관성 있고 독창적인 것이라고 해도 보여 지는 상태가 좋지 못하면 평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매번 가보고 매번 지나쳐도 궁극적으로 ‘기분 좋은’건축이어야 한다.

특색 없고 조화롭지 못한 건축물로 들어찬 서울 도심에서 언제부터인가 눈에 띄는 건물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참 반갑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건물을 볼 때의 반가움은 운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세상에 삶과 닮지 않는 것이 없겠지만 건축은 인생과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 소개한 건축 작품의 기준은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아티스트입니다.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며 그래서 삶은 수 많은 ‘오늘’로 이루어진 하나의 작품집입니다. 그렇다면 평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삶은 무엇일까요?

첫째 얼마나 일관성(consistency)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점점 더 다중의 직업 정체성을 가지고 경계를 넘나드는 잡 노마드로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럴수록 근시안적인 선택이 아닌 당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와 정신을 일관되게 담아내야 합니다. 퍼스널 브랜딩의 가장 핵심은 일관성이 아니겠습니까?

둘째 독창성(uniqueness)입니다. 우리는 인류의 지혜와 과거의 유산을 끊임없이 배우고 다른 이들의 삶을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하지만 똑같이 베껴서는 작품이 될 수 없습니다. 배워야 하지만 따라 해서는 안 되며 흠뻑 빨아들이지만 자기화시켜 토해내야 합니다. 나를 꽃 피우기 위해 남을 배우는 것이지 나를 죽이기 위해 남을 따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셋째 탁월성(greatness)입니다. 탁월한 건축물이 예술성을 통해 건축 이상의 감동을 주는 것이라면 삶에서의 탁월성은 공동체에의 공헌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 고통스러우신가요? 그렇다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이렇게 속삭여 보세요. ‘00야! 지금 네가 겪고 있는 것은 창작의 고통이란다~’라고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