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에 이어 두 번째인 남북 정상회담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다.  북 정상회담이 남북관계 발전이나 평화통일을 위해 유용하고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 당위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번 회담은 임기를 몇 달 앞두고 물러날 대통령이 중차대한 남북문제를 임의로 결정하는 것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에 와야 할 차례인데도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 들어가는 모습, 정상회담의 의제를 분명히 제시하지 못해 회담의 명분과 목적을 불투명하게 만든 것 등으로 미뤄 갑작스레 만들어진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엄청난 대북 경제지원을 해 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다루어질 의제는 남북이 주고받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측이 정상회담을 통해 얻으려는 성과가 한반도의 안보와 관련된 정칟군사적 문제 해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라면 북은 경제적인 이익의 획득이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제2차 정상회담의 경제 분야 의제는 대북 개발 지원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의 대북 지원은 구호성이 강했다. 그러나 일회성 지원으로는 북한이 스스로 경제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온 화두가 대북 ‘개발 지원’이다. 북도 이제 구호성 지원보다는 개발성 지원을 더 크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말이 개발 지원이지 북의 산업을 가동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을 포함한 기반시설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은 엄청난 경제적 부담은 물론 장기적인 시간을 요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안보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를 개선하려는 현 정부의 명분과 의지를 충분히 살리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차기 정부에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2차 정상회담의 경제 분야와 관련된 협상은 정책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사항이다.

이 가운데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전력 및 에너지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 전기 및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이번 정상회담에 걸고 있는 기대는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대북 개발 지원의 대상을 명시해야 한다면 개발 지원의 효과가 최대한 발휘될 수 있게 하는 환경 조성과 연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중에서도 북과의 통신 및 통행(방문)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성 공단과 금강산 지역에서의 자유로운 인터넷 송·수신과 휴대폰의 즉각적인 사용, 경협 사업을 위한 평양 및 북한 내륙 지역으로의 방문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북의 확답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제2차 정상회담을 통해 정부가 언급한 바와 같이 ‘남북 경협 및 교류협력 관계를 양적·질적으로 한 단계 진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한반도 구상’이 실현돼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함께 북한 경제는 물론 남한의 경제 활력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