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창현 한전전력연구원 환경구조연구소 환경화학분석센터 책임연구원

폴리염화비페닐류(Polychlorinated Biphenyls, PCBs)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POPs) 중의 하나로써 스톡홀름협약 및 바젤협약과 UNEP 등의 국제기구에서 전 지구적인 현안으로 다루고 있는 물질이다. 국내에서는 60~70년대에 일부 전기기기나 열교환기에 절연유나 열매체유 등으로 사용된 이후 l979년 환경부의 사용금지 조치로 대부분 해외 위탁처리가 되었으나, 최근 변압기 제작 및 절연유 제조과정에서 일부 오염된 설비들이 밝혀져 처리와 관리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까지 PCBs의 근절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폐기물관리법에서는 PCBs 함유폐기물의 규제기준이 2ppm으로 해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엄격한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폐기물분석전문기관 인정 제도’를 도입하여 PCBs의 분석결과의 신뢰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나, 분석 필요수량에 비해 폐기물분석전문기관(PCBs)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여 원활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폐 변압기가 계속 적체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PCBs 함유농도 측정을 위한 현행 폐기물공정시험방법은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울 뿐 아니라 고가의 분석비용과 고도로 훈련된 분석인력이 필요하다.

▲ 현행 분석법과 개발분석법과의 절차 비교

해외 선진국들은 미국의 경우 비색법을 이용한 PCBs 간이분석키트가 이용되고 있고, 일본은 정부적인 차원에서 PCBs 간이분석법 공모를 통해 몇몇 분석법을 채택하여 활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연구나 정책이 시행된 바가 없다.

이에 전력연구원 환경구조연구소에서는 환경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을 비롯한 전북대학교 화학물질안전관리연구센터와의 산·학·연 공동연구 체계를 구축하여 ‘PCBs 분석법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과제를 수행한 결과, 국내 실정에 맞는 효율적이고 저렴하며 즉시 현장적용이 가능한 ‘절연유 중 PCBs 신속분석법’ 개발을 완료하였다.

개발한 ‘절연유 중 PCBs 신속분석법’은 2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 폐기물공정시험법의 여러 단계에 거친 복잡한 전처리 및 기기분석 과정을 축약하여 분석시간은 1/10 이하로, 분석비용은 1/3 이하로 절감할 수 있는 분석법이라 할 수 있다. 1단계 PCBs 신속분석법인 염소(cℓ)농도 측정기를 이용하는 간이분석법은 관련 법령화가 완료되어 이미 현장에 활용되고 있는 상태이며, 보다 정밀한 분석기기(GC/ECD)를 이용하는 2단계 PCBs 신속분석법인 간이절차법은 세부분석지침 마련과 관련 법령화가 진행 중에 있어 금년 하반기에는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 간이분석법을 활용한 PCBs 폐기물 분석절차도

국내 분석물량이 연간 10만 여대에 달하는 폐 변압기의 PCBs 농도측정에 본 신속 분석법을 적용했을 경우, 원활한 전력설비 수급을 통한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물론 연간 40~50억원에 달하는 분석비용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약 200만대에 달하는 국내 변압기 수를 감안하면 그 효과는 무려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본 PCBs 신속분석법은 분석지연으로 인한 2차 환경오염 유발 우려를 불식시키고, 친환경적인 이미지 제고와 국민부담 경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필자 약력 >
- 충남대학교 화학공학과 박사 졸
-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 기술책임자(현재)
- 환경구조연구소 환경화학분석센터 책임연구원(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