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법 예고된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의 사용후핵연료 부담금 납부와 관련해 한수원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이원걸 한전 사장 주재로 열린 전력수급대책회의에 참석한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정부가 현재 방폐물 전담기구를 만들어 방폐물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려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제는 부채성 충당금으로 관리해 온 8조원 규모의 원전 사후처리충당금 중 사용후핵연료 처리 비용을 부담금으로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에 납부 하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

김 사장은 “관련법에 따르면 기존 충당금 중 사용후핵연료 처리비용을 10년간 나눠서 기금에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8조원 중 절반에 가까운 4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이럴 경우 한수원의 재무구조가 뒤틀리는 앞으로 어떻게 경영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이 사장에게 도움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원걸 사장은 “한수원 뿐만아니라 한전의 재무구조에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한수원과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지난 6월 산자부는 방사성폐기물관리의 종합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면서 이에 따른 ‘방사성폐기물관리법’ 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산자부는 현행 방사성폐기물 관련 법규정는 기술·안전기준과 인허가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는 ‘원자력법’과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자·처분비용·관리대책 등을 규정하고 있는 ‘전기사업법’ 등 다수의 법률에 분산돼 방사성폐기물의 종합적 관리방안 마련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제정이유를 언급했다.

산자부는 또 국회·감사원·시민단체 등에서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한 전담기관의 설립·원전사후처리충당금의 기금화 등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완공 및 운영에 대비하기 위해 방사성폐기물 관리제도의 개선을 준비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 법의 주요내용은 방사성폐기물관리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의 수립과 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의 설치, 그리고 방사성폐기물의 관리 및 전담기관의 설립 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의 설칟운용과 관련해 현행 ‘전기사업법’ 제94조제2항의 규정에 의해 원자력발전사업자가 충당금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을 일부 기금방식으로 변경하고 기금관리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금관리·운용의 주체를 국가로 하도록 규정하고 이다. 하지만 필요한 경우에 법인 또는 단체에 위탁하거나 별도의 법인 또는 단체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산자부가 입법예고한 방사성폐기물관리법 제36조에 따르면 산업자원부 장관은 원자력발전사업자는 사용후 핵연료 관리사업에 소요되는 비용(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또 원자력발전 사업자는 부담금을 기금에 납부토록 하고 있으며 이미 발생한 사용후핵연료의 부담금을 관련 법의 시행일로부터 10년 기간내에 대통령령으로 연차적으로 기금에 납부토록 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법안 전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금화를 하는 방안에 대해 이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기금의 납부기간과 방폐물처분사업의 진행시기, 한수원의 재무상태 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한수원이 부담금의 분할기간을 10년에서 20~30년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기금의 설치 취지가 안전한 관리를 위함인데 한수원이 원하는데로 납부기한을 늘리는 것은 법 취지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논의·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2003년말 기준으로 현행 원자력발전소 사후처리충당금의 추정비용은 현행원가(2003년말 불변가격)로 철거비 충당금은 호기당 3,251억원으로 규정돼 있다.

또 경수로의 사용후연료 처분비 충당금은 다발 당 4억1,000여만원으로 책정돼 있고 중수로는 579만5,000원으로 규정돼 있다.

아울러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비 충당금은 건설비의 경우에는 176만6,000원으로 운영비는 208만7,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럴 경우 현재 한수원의 부채성 충담금의 규모는 약 7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