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웅 전무는 81년 부산대 기계공학과 졸업 99년 충남대 공학박사 82년 금성계전 입사 98년 LG산전 전력연구소장 '02년 LG산전 신사업 및 기술경영 담당상무 '05년 LS산전 CTO 전무

연구소 최대덕목은 상품화…겉치레 연구는 사절
대·중소기업 기술영역 나누기보다 협력 우선을

“기업의 목표가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가치를 제공하면서 이윤을 추구하여 그 기업의 주주와 관련된 가족들이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면, 기업의 연구소 목표는 이러한 기업 목표가 실현되도록 성장동력 엔진을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최종웅 LS산전 CTO 전무는 “이미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선진 구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를 토대로 신사업 발굴, 고객가치 지향적인 제품과 기술의 발굴, 생산성 높은 연구개발 성과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무는 “지향하는 경영 목표가 글로벌이든 민수든 고객에 초점을 맞춰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최 전무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기술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는 지를 먼저 알아내 가치를 제공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LS산전은 최근까지 저압제품 위주의 사업을 펼쳐왔다. 국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시장점유율도 단연 1위다. Susol 제품, PLC, 인버터 등은 기술·기능측면에서 세계 수준에 도달해 있다.

올 들어 LS산전은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중전기 회사의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 과 IT를 지향하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에 걸맞게 디지털 중전기기, 전력 IT, RFID, 전력용반도체,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전장품 등을 필두로 차세대 제품으로 개발 중인 대부분의 제품이 글로벌 1등을 추구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성공 예감의 ‘필요충분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게 최 전무의 설명이다.

“연구개발 투자비가 국내 중전기 업체 가운데 가장 많고 민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전력시험기술센터를 보유하는 등 인프라가 확보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CEO의 경영 화두가 ‘연구개발’과 ‘해외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높다고 봅니다”

글로벌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육성하려는 기업의 열기가 높다.  LS산전도 인재 영입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고 인재에 대해서는 최고의 대우를 주고 영입하는 경우도 발견된다. “우수한 자원을 끊임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부인력의 능력을 키우는 투자를 게을리하면 결국 낭패를 본다”는 최 전무는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다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중전기 기술은 세계 선진기업에 비해 격차가 작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선진기업을 따라잡는 것에 매달리는 것 보다 특화된 영역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최고가 되는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친환경 관련 기술 분야는 오래전부터 급부상할 것으로 예고된 분야다. LS산전은 고체절연 제품을 비롯 미래의 DAIS 제품 개발을 국책과제를 통해 연구해왔다.

“친환경 대응기술은 단순히 중전기기 자체에서 해결책을 찾는 방안도 있지만 분산전원, 소재, 계통분야 및 인프라를 통해 함께 해결해야 할 분야입니다”
최 전무는 회사의 기밀사항이라 밝힐 수는 없다면서 언급을 꺼리다 eco-friendly(환경친화적)라는 캣치프레이즈로 여러 가지 친환경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바로 LS산전이다. 타경쟁사에 비해 많은 컨버전스 능력과 기술 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LG산전의 행보(行步)는 마치 ‘물 만난 고기’를 보는 듯 하다. 최 전무는 전력과 자동화, SI사업을 해온 LS산전의 특성상 컨버전스 시대를 주도하는 것을 당연시했다. 최근 RFID 등을 주축으로 하는 무선통신 사업 및 전력용 반도체사업 등을 같이 하고 있는 것도 컨버전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미 LS산전은 계전기에 PLC기능을 구현하면서 컨버전스 시대를 일찌감치 예고한 바 있다.
“선행기술 연구를 하는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컨버전스 기술 개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내 각 사업부서가 서로 아이디어를 모으기만 하면 컨버전스가 되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LS산전은 1차적으로 전력제품과 자동화 제품을 융합한 신제품을 속속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최 전무는 “앞으로 모든 전력제품이 LS의 컨버전스 기술을 통해 시장의 실질적인 업계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자리매김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올 초 중앙연구소와 자동화 연구소를 통합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기업 연구소의 최대 덕목은 상품화에 있습니다. 연구 성과도 상품화로 판가름납니다. 연구를 위한 연구, 겉치례만 화려한 연구는 절대 사양합니다”

“기초연구나 선행연구에 투자하는 것도 결국 상품화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최 전무는 역설했다. “상품화하는 데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경우에는 당연히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최 전무는 강조했다. 시장 상황이 변하면 연구개발 전략도 곧바로 수정할 수 있는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는 게 최 전무의 소신이다.

최 전무는 “정부가 과거와는 달리 상당히 실용적인 정책을 많이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기업의 의견을 듣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여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 기술개발에 관한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게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국내 중전기 업계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 기술은 대기업 영역’ ‘저기술은 중소기업 영역’으로 구별해서 정책을 펴는 것은 재고되어야 합니다”

최 전무는 영역나누기 기술개발보다는 오히려 동일한 분야에서 역할을 나눠 서로 협력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지원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힘을 합쳐 노력해도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데 작은 시장을 놓고 마치 시장을 나누어 주는 지원 행태는 서로의 경쟁력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최 전무는 강조했다.

기업 CTO가 학자풍을 연상케 하는 것에 반해 최 전무는 사업가 기질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화에 대한 안목이 탁월하고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과 원만한 대인관계로 국내외 네트워크가 넓다. 최 전무는 단기 연구는 3명의 연구 임원에게 맡기고 3년~ 5년후의 ‘기업의 먹거리’를 중심으로 기술부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