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도 산자부 전력산업팀장

날씨가 더워지면서 김학도 산자부 전력산업팀장의 하루가 분주하다. 올해는 특히 예년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에어컨 등의 냉방전력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의 ‘주범’은 에어컨 등의 냉방전력 수요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기온이 30℃ 이상 올라갈 경우 이같은 냉방전력 사용이 폭증하면서 최대전력수요가 사상 최초로 6,000만㎾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팀장은 하계 전력수급대책의 상황실장을 맡고 있다. 전력수요가 폭증해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는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한전과 발전사 실무자 등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그러나 김팀장은 대용량 발전기의 불시정지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 여름철 전력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김 팀장은 “과거와 달리 공급예비력을 비율(올해는 예비율이 9.8%로 한자리수로 떨어졌다)로 환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32.5℃ 이하의 정상기온일 경우 공급예비력을 604만㎾를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 전력수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또 “정상기온보다 2℃이상 기온이 올라가는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공급예비력 400만㎾ 이하부터 단계별 대응조치 계획을 갖고 있다”며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안되겠지만 예비력이 100만㎾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에도 직접부하제어, 비상절전제도 등 비상시 동원가능한 수요관리자원을 400만kW 이상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력수급에 대해서 김 팀장은 “수도권은 전체 전력수요의 40.7%를 차지하지만 전력수요의 절반 수준만이 지역내 발전소에서 공급이 가능하지만 수도권 이남 발전소에서 송전선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융통전력을 포함할 경우, 공급 예비율이 9.0%에 달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주도 수급대책과 관련해 김 팀장은 “제주 전력계통이 HVDC를 통해 육지와 연계되어 있고 최근 준공한 남제주화력 1·2호기 등으로 충분한 공급예비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학도 산자부 전력산업팀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전력수급대책반 상황실장으로서 올 여름을 맡는 소감과 각오는.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무더위가 일찍 찾아 왔습니다. 최대전력 수요는 기온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기온이 30℃ 이상 올라가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에어컨 등 냉방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황실장으로서 올 여름철에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책본부는 어떻게 짜여졌고, 그 역할이 무엇인지요.
-전력수급대책본부는 9일부터 8월 31일 까지 54일간 운영하게 됩니다. 전력수급대책본부는 에너지자원정책본부장을 반장으로 전력수급상황실 및 수요대책반, 운영대책반, 안전대책반 등 3개의 개별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위기단계판단 및 대응조치 계획 결정을 위한 위기평가회의체를 두고 있습니다.

수급상황실은 실시간 수급상황 파악 및 매일 오전 9시 전일 및 당일 전력수급동향을 보고하게 되며, 수요대책반은 수급총괄, 수요관리, 대국민 홍보대책을 시행하며 운영대책반은 공급능력 확보, 전력계통운영, 전력시장관리를 하게 됩니다. 안전대책반은 전력설비의 안전대책 및 정전발생시 원인파악 및 신속한 복구체계를 가동하게 됩니다. 또한, 이와 함께 한전 및 발전사, 전력거래소 등 유관기관들의 경우, 한전에 별도의 비상수급대책반을 운영하게 됩니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냉방수요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계 전력 수요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금년도 최대전력수요는 작년 5,899만㎾ 보다 4.3% 증가한 6,150만㎾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냉방수요는 1,391만㎾로 추정되며, 이는 최대수요의 22.6% 수준이며 작년보다 7.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냉방수요의 경우에는 작년 최대수요 발생일에 1,291만㎾ 수준이었습니다. 즉, 금년도는 냉방수요가 작년보다 100만㎾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공급여력은 충분한 지, 또 수요관리량 목표치는 어느 수준으로 정하셨는지.
-최대공급능력은 작년 6,518만㎾보다 3.6% 증가한 6,754만㎾를 확보했습니다. 최대전력수요 전망치인 6,150만㎾를 감안하면 공급예비력은 604만㎾로 안정적으로 전력수급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년 수요관리 목표량은 여름철 휴가기간 조정 및 자율절전을 통한 부하관리 시행으로 282만㎾, 축냉방식 냉방설비 보급 등으로 200만㎾, 고효율기기 보급으로 107만㎾ 등 작년 수요관리량인 532만㎾ 보다 58만㎾ 정도 증가한 총 589만㎾를 감축할 예정입니다.

▲예비전력 400만kw를 기준으로 수급상황을 평상시와 비상시로 구분, 대응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준을 400만kw로 잡은 배경은 무엇인지요.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예비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얼마만큼의 예비력을 유지할 것인가는 우리나라의 계통 주파수를 60㎐로 유지할 수 있는 만큼을 기준으로 하는데, 그 양이 바로 400만kw입니다. 참고로 전력수요가 늘어나거나 전력공급이 떨어지면 계통 주파수가 감소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계통상에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력수요 변동 및 원활한 계통주파수 조정을 위한 계통주파수조정예비력 100만㎾, 단위기 최대용량 발전기의 불시정지 및 예측수요 오차 등에 대비해 단시간(10~20분)이내 확보가 가능한 대기예비력 150만㎾,  송전선로 고장으로 대단위 발전단지 발전기 전체 정지 또는 자체 정지 등에 대비한 2시간이내 운전이 가능한 대체예비력 150만㎾ 등 총 400만㎾를 확보하여야 안정적으로 전력계통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전력피크치가 갱신되는 단계별로 대응 시나리오를 이미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십시오.
-작년 최대수요인 5,899만㎾를 갱신할 경우 및 최초로 전력수요가 6,000만㎾를 돌파하는 경우에는 브리핑을 통해 전력수급상황을 정확히 전달하게 되며,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절약방안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입니다.

공급예비력이 600만㎾(최대수요 6,154만㎾ 돌파) 이하가 되는 경우에는 장·차관 주재로 비상전력수급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유관기관에 이러한 상황을 전파하며, 시민단체 에너지 절약홍보 협조 요청 등을 할 예정입니다.

400만㎾(최대수요 6,300만㎾) 이하가 되는 경우에는 장·차관 주재로 전력수급 위기상황발생 가능성에 대한 브리핑 및 직접부하제어 등 비상 수요관리(400만㎾ 이상 확보되어 있음)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예비력이 400만kw 이하로 떨어지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급을 안정화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공급예비력이 400만㎾ 이하로 낮아질 경우 산업자원부에 설치된 전력수급대책본부 및 한전내 설치된 전력수급대책반을 24시간 운영하게 되며, 브리핑(장·차관)을 통해 수급경보 단계별 수시로 대국민 상황전파 및 전기절약을 홍보할 예정입니다.

전력수급대책본부내 위기평가회의 결과에 따라 위기상황이 판단되면 '위기대응매뉴얼'에 규정된 바에 따라 단계별 위기경보를 발령 후 대응조치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즉, 송변전설비 휴전 및 활선작업 중지, 배전용변압기 TAP 수동운전, 발전설비 시험중지 및 원상복구 등을 하여 2차적인 불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게 됩니다. 또한, 필요시 비상수요관리제도를 시행하게 됩니다. 약정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부하를 강제 차단하며, 약정에 따라 절전요청으로 자율 부하차단을 하게 됩니다.

▲최근 원전 2기가 거의 동시에 중단하는 아찔한 순간이 발생했습니다. 만약 비상시에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면 문제가 심각한데, 대비책은 무엇입니까.
-대단위 발전기가 불시정지를 하게 되더라도, 앞에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400만㎾를 확보하고 있어 전력수급에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부분 감발중인 발전기의 출력을 우선 증가시키게 되고 기동시간이 짧은 양수발전기 등을 기동하게 됩니다. 또한, 불시정지 발전기가 복구에 장시간 소요될 경우 기동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정지중인 발전기 역시 기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계통 주파수의 순간적인 저하 현상만 발생할 뿐 바로 안정적인 계통주파수 60㎐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9일까지 울진원전 등 300만㎾ 이상 대단지 발전소 10개소와 수도권에서 중요한 영흥화력 등 11개 발전소에 대한 여름철 전력수급 준비상황 등 실태 점검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달 29일에는 고리, 월성, 영광, 울진원전 본부장들이 모여 금년 여름철에도 원전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것이라는 결의를 한 바입니다. 안심하셔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절약 홍보도 수급 안정화의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특별한 전략이 있는지요.
-대국민 전력소비절감 동참을 위해 매년 실시해 온 매스컴 홍보, No-tie 캠페인 외에도 지난해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시작했던 ‘에너지(-), 사랑(+) 캠페인’을 대형 오피스 건물 등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기동성 있는 에너지절약 이동홍보관을 제작하여 지자체 축제, 학교 등 현장을 찾아가는 적극적인 홍보로 대국민 에너지절약 인식 전환을 유도할 예정입니다.

또한 정부 관련 부처 장관, 서울시장 및 시민연대와 함께 ‘8.22 에너지의 날’ 행사를 추진해 다양한 캠페인 및 이벤트를 서울광장에서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냉방온도를 점검 하고 결과 홍보를 통해 자발적인 에너지절약 실천을 유도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인 전력수급 안정화를 기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책은 무엇인지.
-보통 발전소 건설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등 장기간을 필요로 하는 사업입니다. 이 점을 감안해서 정부에서는 장기적인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 매 2년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보통 15년 앞을 내다보고 우리나라의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해당하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발전소 및 송변전설비 건설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정부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발전소와 송전망이 적절하게 건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력산업계와 전력경제신문사 독자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매년 여름철에는 한시적인 에어컨 사용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전력수요 중 냉방수요가 약 22%(1,391만kW)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한시적인 수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발전소를 모두 건설할 수는 없어 보완적인 방법으로 수요관리를 통해 피크전력수요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각 가정에서도 에어컨 사용을 가급적 줄이고, 불필요한 전등은 하나라도 소등해 자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그리고 모두가 정전없는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