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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대형 인프라 구축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앞당긴다
2024년 01월 07일 (일) 14:12:53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신소재·부품 기술경쟁력 확보로 강소기업 육성 
기업과 지속적 협업···상업화 시기 획기적 단축
HVDC 업체 기술력 제고·수출 역량 강화 기대

   
  ‘e-나노소재 화학 습식공정 플랫폼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대형 인프라 구축에 연이어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ERI는 2023년 1월에 취임한 15대 김남균 원장 체제를 맞아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이 찾아오는’, ‘국민과 함께하는’ 연구원을 경영목표로 제시하고,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큰 성과 창출을 향해 달리고 있다.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KERI의 3대 인프라 사업을 소개한다.

◇ e-나노소재 화학·습식공정 플랫폼
KERI가 국가전략기술 개발의 핵심 거점이 될 ‘e-나노소재 화학/습식공정 플랫폼’을 지난해 12월 구축했다. 
최근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 도래에 따라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 제품에 전기기능 기반의 신소재·부품이 활용되고 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가 건식 중심의 대형 나노공정 장비를 기반으로 한 대기업형 분야라면, 전기 신소재·부품 개발은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인 화학·습식(濕式)공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 화학·습식공정을 지원할 구심점(인프라)이 거의 없어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을 막는 큰 원인 중 하나였다, 이에 KERI가 2011년부터 관련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 왔고, 2021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22년 4월 플랫폼 착공식을 거쳐 드디어 2023년 12월 준공식을 가졌다. 무려 13년간의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총사업비는 3년간(‘21~’23) 197.5억원(출연금·자체 재원)이고, 연면적은 6,243㎡(1,891평), 건물 구조는 지상 9층·지하 1층이다. 
이번에 완공된 ‘e-나노소재 화학·습식공정 플랫폼’은 전기 신소재·부품 분야 기술 경쟁력 확보와 관련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구축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인프라다. 특히 KERI 개발 기술을 기업체에 이전하고, 성능 검증과 양산화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지원하는 ‘실용화형 솔루션 센터’가 운영된다. 단순 연구개발과 기술이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제품 상업화 시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한다는 목표다. 
플랫폼의 또 다른 강점은 지역 핵심기관·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 강소연구개발특구의 기술핵심기관인 KERI의 협력 기업뿐만 아니라 밀양 나노산단, 경남테크노파크,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세라믹기술원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플랫폼이 전기재료 분야 허브 클러스터로 성장할 잠재력도 충분하다.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자 입장에서도 첨단 연구 환경 구축을 통해 안전성과 편의성, 업무 효율성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학/습식공정은 업무 특성상 유해·위험 물질의 사용 빈도가 높고, 여러 화학 물질을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도 많이 필요하다.  
이번 플랫폼 건물에는 각종 화학 실험실, 대형장비(pilot plant)실, 항온항습실, 드라이룸, 정밀계측실, 배터리 충·방전 실험실, 전도성·절연성 소재 실험실, 자료분석실 등 연구자 중심의 첨단 설비 실험실이 다수 들어선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인 업무 환경에서 국가전략기술 분야 대형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HVDC 시험인프라 장비

◇ 국제공인 ‘HVDC 시험인프라’
KERI가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인 ‘초고압 직류송전(HVDC)’ 분야 전력기기의 성능을 시험하고 검증하는 세계적 규모의 시험인프라를 지난해 4월에 구축했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원거리까지 전송하는 기술이다. 직류송전은 전력 공급 과정에서 손실이 매우 작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케이블을 이용해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심지 설치에 대한 제약이 크지 않다. 전자파의 발생이 매우 작아 사회적 수용성이 높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또한, HVDC는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생산한 전력의 송전에 특화된 기술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는 신규 도입되는 전력망에 HVDC 계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동해안에서 생산된 전력을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대용량으로 보내기 위해 HVDC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등 HVDC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HVDC는 국내에서 아직 적용한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관련 전력기기·설비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 HVDC 전력기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 시험인프라가 없다 보니,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시험소를 찾아 시험·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 납기 지연, 핵심 설계기술 해외 유출 등 문제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 시험을 받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HVDC 전력기기에 대한 전문 시험인프라가 조속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산업부, 경남도, 창원시, KERI가 힘을 모아 약 2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0년 6월부터 ‘HVDC 시험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해 왔고, 약 3년 만에 준공의 결실을 맺었다. 인프라 규모는 부지면적 5,643평(18,622㎡) 및 건축면적 467평(1,540㎡)이다.
KERI는 이번 시험인프라가 국내 HVDC 관련 전력기기 업체들의 제품 개발을 신속하게 지원해, 기술력을 높이고 수출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험을 받기 위해 매년 국내·외 수 천명의 전문가들이 경남·창원을 방문하고, 이에 따른 지역경제 소비 활성화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 연구개발 사진

◇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 토탈솔루션센터’  
KERI와 경상남도, 부산광역시, 김해시, 경남테크노파크, 부산테크노파크, 동의대학교 산학협력단 등 동남권 전력반도체 산업 육성 및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은 연합팀이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2023년 산업혁신기반구축 사업’ 대상자로 지난해 8월 선정됐다. 
이 사업은 화합물반도체 기반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 산업의 ‘전주기 실증 지원 인프라’ 구축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 개발 및 사업화 등 각종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활동이다. 사업 기간은 2027년 12월까지(4년 6개월)며 총사업비는 약 282억원(국비 100억, 지방비·현물 182억)이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이 필요한 곳이면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산업의 중요 부품으로,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등 사람의 몸으로 치면 근육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최근 대부분의 일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전력반도체의 중요성도 더욱더 커지고 있다. 
이 중 화합물 전력반도체는 두 종류 이상의 원소 화합물로 구성된 것이다. 실리콘(Si) 등 단일 소재 전력반도체보다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뛰어나며, 대표적으로 실리콘카바이드(탄화규소, SiC) 전력반도체가 있다. 2030년까지 연평균 7%의 성장이 전망되는 화합물 전력반도체 분야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KERI가 세계 3번째로 SiC 전력반도체의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고도화 기술 및 특허를 선점하고 있는 유럽과 일본 등 국가로 인해 화합물 전력반도체 수요 대부분을 아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가 화합물 전력반도체 강국 도약을 목표로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에 총 1,384억원에 달하는 자금 지원을 발표했고, 그 일환으로 산업부 공모사업이 진행되게 됐다.
이번 사업 선정으로 경남 김해시 한림면 일대에 부지면적 3,300㎡ 및 건축연면적 2,640㎡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토탈솔루선센터’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구축된다. 관련 장비는 87.7억 규모로 8개 분야 24종이 들어서며, 전력반도체 전주기(소재·웨이퍼→설계·칩→모듈·패키지→신뢰성 인증→실증) 통합 기술 지원을 수행한다.
특히 경남과 부산은 항공우주, 조선해양플랜트, 철도 장비, 가전, 자동차 부품 등 전국 최대의 전력반도체 전·후방 수요 산업이 위치한 지역으로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센터는 국토 동남권 전력반도체 클러스터로서 전력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기업 접근성과 작업성을 높이고, 수요자 맞춤형 지원을 통해 기술 고도화는 물론, 신뢰성 향상을 통한 제품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전력반도체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고용창출 효과(166명)를 이끌어 내고, 산·학·연 간 네트워킹도 강화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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