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 (사)전자정보인협회 회장

독일의 시인 릴케(Rilke, Rdiner Maria: 1875~1926)는 당시의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Prague)에서 태어났다. 프라하와 뮌헨과 베를린의 여러 대학에서 공부하고, 일찍부터 꿈과 동경(憧憬)에 넘친 섬세한 서정시를 썼다.
그의 시인으로서의 생애는 대개 다음과 같이 크게 네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시집 ‘가신봉폐(家神奉幣: Larenopfer)와 ‘기수(旗手)’ 크리스토프 릴케의 죽음과 사랑의 노래‘를 발표한 것이 그의 창작 여정에 있어서 초기(初期)에 해당한다.
그후 뮌헨에서 러시아 여자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를 우연히 만난다. 그녀의 진심어린 감화에 의해 그녀가 제안한 러시아 여행을 떠난다.
그후 어렵게 떠난 러시아 여행 중에, 광막한 러시아의 자연과 소박한 슬라브 농민들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한다. 오직 내적인 집중에 의하여 이루어진 ‘나의 축제’와 ‘형상(刑象) 시집’ 등이 그 2기에 속하는 작품들이다. 형상(刑象)이란 마음과 감각에 의하여 떠오르는 대상의 모습, 또는 그것이 표현된 형태를 말한다. 조각회화 따위와 같이 시각적(視覺的) 형태를 갖춘 예술을 형상예술(形象藝術)이라 한다. 또한 형체로는 분명히 나타나 있지 않은 것을 어떠한 방법이나 매체를 통하여 구체적인 형상으로 나타내는 것을 형상화(形象化)라 한다. 특히 어떤 소재를 예술적으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러시아에서의 실천적인 체험은 또한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Geschichten vom lieben Gott)’ 소품집과 ‘시도서 시집(Das Stundenbuch)’을 쓰게 하였다. 신의 영원한 탐구를 주제로 한 경이롭고 신비스러운 이러한 작품들은 정신적으로 몹시 괴로워하는 자와 심히 멸시당한 자에게 대한 끝없는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3기는 프랑스 파리로 나가 조각가 로댕(A. Rodin : 1840~1917)의 비서가 된 바로 그 시기가 된다. 이 시기에 그는 위대한 스승 로댕의 이념인 모든 사물을 깊이 관찰하고 끝까지 규명하는 작업에 몰입하게 된다. 이때에 관념이나 추상적 사고를 실행하지 않고 사물에 관하여 생각하거나 행하는, 이른바 즉물적(卽物的)인 안식(安息)을 길러 시도하여 쓴 ‘신(新) 시집’과 ‘로댕론(論)’을 발표하였다. 그리고나서 뒤이어 그가 체험한 파리시대의 애수, 고독과 불안을 그린, 그의 생애의 유일한 장편소설 ‘말테의 수기(手記)’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1913년에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모든 것이 무질서 속에서 오리무중에 빠져들었다. 이같이 격변하는 세계의 아수라장의 정세 속에서 그는 끝내 침묵을 지켜 왔다. 이후 긴 시간 10년 간의 침묵 끝에 1923년 드디어 스위스의 외따로 떨어져 있는 두이노라는 고성(孤城)에서 그의 최후를 장식하는 ‘두이노의 비가(悲歌)’ 10면과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Die Sonette an Orpheus)’의 두 불후의 걸작을 발표하였다. 그의 모든 작품은 인간을 배반하고 인간성을 상실한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가장 순수한 영혼의 영탄(詠嘆)으로서 지금까지도 동서고금을 통하여 높이 평가되고 있다.
‘두이노의 비가(Duineser Elegien)’는 독일의 시인 릴케가 만년에 만든 걸작인데, 전부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2의 비가(悲歌)는 1912년, 나머지 전편은 1922년에 완성되었다.
릴케가 이 시(詩)에서 그린 것은 인간은 무상(無常)한 존재요 모든 인간사가 허무한데 항상 죽음의 공포 앞에 떨고 있는 불쌍한 인간이 이 지상에서 어떠한 사명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편적인 시민생활이나 예술가 등의 삶의 방식이 다뤄지고 있는데, 그것이 모두 허위를 본질로 한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결국 인간이 짊어진 최후의 사명은 지상의 이 사물을 내면화하고 또한 영원화 하는 데 있다고 결론 지었다.
장중하고 심각한 상징적 표현으로 넘쳐 있는 이 10편의 비가는 20세기 서구시(西歐詩)의 절정의 하나로 평가되어 그후 독일·프랑스·영국의 시인들에게 끼친 영향이 컸다.
사전에서는 릴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다.
「릴케(Rdiner Maria Rilke)
독일의 시인(1875~1926) Prague 태생의 오스트리아의 서정시인·저술가: Paris에 거주. 인간의 존재를 추구하고, 종교성이 강한 독자의 경지를 개척하였음. 작품으로 ‘형상 시집’, ‘두이노의 비가(悲歌), ’말테의 수기(手記) 등이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