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 (사)전자정보인협회 회장

육유(陸游)는 중국 남송(南宋)의 시인(1125~1210)인데 자는 무관(務觀). 호는 방옹(放翁)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남송 제일의 시인으로서, 북송(北宋)의 소동파(蘇東坡:1036~1101)와 함께 쌍벽을 이뤘다. 그의 작품 중에는 나라의 상황을 개탄한 것이나 전원(田園)의 한적한 생활을 주제로 한 것이 많다. 시집 ‘검남 시고(劍南詩稿)’와 기행문 ‘입촉기(入蜀記)’, 사서(史書) ‘남당서(南唐書)’ 등이 남아 있다. 저자는 저장성(浙江省) 사오싱시(紹興市) 월주(越州) 산음현(山陰縣)에서 태어났다.
남당(南唐)은 중국의 오대십국(五代十國)의 하나(937~975)이다. 서지고(徐知誥)가 오(吳)나라를 쳐부수고 세운 나라였다. 수(隋)나라와 당나라의 문화를 이어받아 오대(五代) 제일의 문화국이 되었으나, 종국에는 송(宋)나라에게 멸망되었다. ‘남당서’는 중국 송나라의 육유가 지은 것이다. 남당의 역사를 적은 책인데, 18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이름으로 송나라의 마령(馬令)이 엮은 남당의 시화(詩話)와 소설 따위를 적은 책인데 30권으로 되어있다.
남송(南宋)은 중국의 송나라가 금나라에 밀려 남쪽으로 내려가 임안(臨安)으로 천도(遷都)한 때부터 원나라가 망할 때까지의 송나라를 이르는 말이다.
북송 조정이 중원(中原)지역을 금나라에 내어주고, 남송이 굴욕스러운 화친책을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자 평생토록 금나라에 대한 항전과 실지(失地) 회복을 주장하며 살았던 시인이었다. 주화파에 밀린 육유는 벼슬을 버리고 저장성 산음(山陰)으로 귀행해 살았는데 그의 고향은 초목이 우거지고 주위에는 많은 꽃이 피어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어느 봄날에 집 근처를 산책하던 중 멀리서 장구와 퉁소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자 자기도 모르게 그 소리에 이끌리어 서산(西山)을 향해 산길을 오르는데 길이 점점 험해지고 물길도 많아지며 갈수록 첩첩산중이었다. 길을 헤매던 중 어는 산모퉁이를 돌아가자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조금만 마을이 눈앞에 나타났다. 기쁜 마음으로 마을에 들어서니 순박한 마을 사람들이 그를 술과 음식으로 환대하였다.
다음은 육유의 ‘유산서촌(遊山西村)이라는 제목의 시이다. 칠언 8구로 된 한 시, 칠언율시(七言律詩)의 불후의 작품이다.
莫笑農家臘酒渾
막소농가납주혼
豊年留客足鷄豚
풍년유객족계돈
山重水複疑無路
산중수복의무로
柳暗花明又一村
유암화명우일촌

簫鼓追隨春社近
소고추수춘사근
衣冠簡樸古風存
의관간박고풍존
從今若許閒乘月
종금약허한승월
柱杖無時夜叩文
주장무시야고문

「농가의 섣달 술이 걸쭉하다고 웃지를 마오
풍년에 푸짐한 닭고기 돼지고기 손님을 머물게 하네
첩첩산중 물줄기가 여러 갈래라 길이 더는 없나 했는데
푸른 버들이, 꽃이 만발한 곳에 하나의 마을이 또 있네
피리소리 북소리 쫓아가 보니 봄 제사 축제 한창이네
의복과 갓은 간단하고 순박한 멋이 옛 풍속 그대로일세
지금부터 시간이 허락만 하면 한가히 달빛에 의지해서
지팡이 짚고 언제라도 수시로 밤에 와서 대문을 두드리리」

무릉도원(武陵桃源)은 중국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기술된 선경(仙境)을 지칭한다. 무릉의 어느 어부(漁夫)가 우연히 꿈길에 발견했다는 가공(架空)의 땅이다. 세상과 따로 동떨어진 별천지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 되었다.
「어떤 길 잃은 어부가, 도림(桃林)」에서 한 피난민 자손이 세상의 변천을 모르는 체 평화롭고 유복하게 살고 있는 선경을 보았다는 가상(假想)의 고사(故事)를 쓴 것이다」
도원경(桃源境), 유토피아, 이상향(理想鄕)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그러한 완벽한 사회를 우리는 늘 오늘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