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축연을 가졌다. 자축연은 고리1호기가 지난달 18일로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지 30년이 되는 뜻 깊은 자리를 축하하기 위함이다. 이 자리에는 전·현직에서 근무해 온 원자력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현재 원자력 분야에서 가장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고리1호기의 계속운전이라는 사안이 걸림돌로 작용, 뜻 깊은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부처 관계자들의 참석 한명 없이 집안잔치로 마무리 지었다.

지금까지 원자력 행사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 추진해 온 행사들은 그저 북적될 정도로 성대하게 치러졌으나 이번 자축연은 계속운전이라는 사안에 걸려 사회적인 분위기(반핵단체들의 시위)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의지로 조촐하게 치러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리1호기의 30주년이 뜻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원자력이 도입되고 발전을 시작한 지 30년을 맞이했다는 의미이다. 고리1호기의 수명과 우리나라 원자력의 역사가 같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이번 행사는 자축연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성대하게 치러져야 했다.

현재 원자력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사회적 수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고리1호기의 계속운전이라는 사안과 맞물려 지역주민과 반핵단체들의 시선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조촐하게 진행시켰을 것이다.

원자력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후 현재 20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고 향후 6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청정에너지로 분류돼 세계적으로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도래하고 있을 만큼 원자력에 대한 관심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입장이다.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등 동남아 국가를 비롯, 원자력을 멀리 했던 유럽지역의 나라들도 앞 다투어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점유함으로써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원자력 분야의 유수기업들과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수주전쟁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발전량 가운데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 원자력분야의 발전은 누가 뭐라 해도 계속 진행돼 나가야 할 것이며 이로 인해 향후 세계 수출시장에서 우선적으로 점유해야 할 국가적인 대세라고 볼 수 있다.

지역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점에서 발목 잡혀 대세를 망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사회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세계원전 시장 진출, 고리1호기의 계속운전, 신설 원자력발전소 준공 등 많은 일들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에서도 우선적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원자력 발전의 승패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