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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전기 신소재·부품 기술 개발의 산실로 거듭난다
2023년 01월 08일 (일) 15:36:03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전기화 시대’ 선도할 첨단전기 개발 총력
그래핀 기술, 국가우수성과 100선 최우수  
전고체전지 소재기술, 출연(연) 10대 성과 
‘e-나노소재 화학·습식 공정 플랫폼’ 착공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직무대행 김남균)이 전기 신소재·부품 분야 기술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연구원은 모든 일상에서 전기가 기반이 되는 일명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첨단 전기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 중심에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전기 신소재·부품 분야 성과가 단연 돋보인다.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왼쪽) 및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

# KERI의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및 전장부품용 금속·그래핀 복합전극 개발’ 성과가 ‘2022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이름을 올렸고, 그중에서도 12개만 뽑히는 최우수(기계·소재 부문)로 선정됐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은 국가 발전을 견인해 온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해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고, 과학기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2006년부터 매년 선정해 온 상이다.
차세대 E-모빌리티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는 이번 성과는 크게 ‘리튬이온전지용 고용량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술’과 ‘전장부품용 저가형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 기술’로 구성된다.
‘고용량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술’은 친환경 전기차·선박·드론·로봇 등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전지의 차세대 음극 소재인 ‘실리콘(Si)’의 단점을 그래핀의 도입을 통해 보완하여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인 성과다. 
실리콘은 기존에 사용되던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나 높고 충·방전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충·방전 시 300% 수준의 부피팽창 문제와 전기 전도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ERI는 전도성이 매우 우수하고, 전기 화학적으로도 안정된 ‘그래핀’을 실리콘과 복합화해 이상적인 리튬이온전지용 고용량 음극재를 제조했다.
이미 연구팀은 10여 년 이상 연구를 통해 높은 결정성과 전기 전도성을 가지는 고품질의 그래핀을 제조하고, 이를 리튬이온전지 음극 제조 공정에 바로 적용 가능한 ‘고농도 페이스트 형태의 그래핀 수(水)계 분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코어-쉘(코어인 실리콘을 그래핀이 껍데기처럼 감싸는 방식) 구조의 복합 음극재를 대량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재료도 기존 고가의 나노 실리콘 대비 값싼 마이크론(μm) 크기의 실리콘을 활용하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술을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배터리의 성능을 높여 주행거리를 약 20%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기술은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1년 전기·전자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HNS(대표 남동진)에 11억원의 금액에 기술 이전됐고, 현재 상용화가 준비되고 있다. 
‘저가형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 기술’은 전기가 통하는 잉크로, 각종 전기·전자기기의 부품 제조는 물론,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 전 방위에 활용되는 필수 소재다. KERI 기술의 특징은 잉크 재료로 기존 은(Silver)의 1/10 가격 수준인 구리(Copper)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구리는 은보다 녹는점이 높고, 공기 중에 노출되면 표면에 산화막이 쉽게 형성돼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액상합성법’을 통해 구리 표면에 그래핀을 효과적으로 합성해, 구리의 산화 방지는 물론, 잉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 기술의 의의는 수입 대체다. 정밀 부품을 제조하기 위한 기존 고품질의 도전성 은 잉크는 일본 등 수입 의존도가 무려 95%에 달했는데, 이번 KERI 개발 기술을 통해 수입대체는 물론, 소재·부품의 자립화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관련 기술 역시 금속소재 및 잉크 제조 전문기업인 대성금속(주)(대표이사 노윤구)에 5.5억원의 금액으로 기술이전이 됐고, 이미 양산화까지 이루어져 현재 디스플레이 및 모빌리티 전장 배선을 만드는데 구리·그래핀 잉크가 활용되고 있다. 

   
KERI 이차전지 연구실 모습

# 연구원의 ‘전기차용 차세대 전고체전지(황화물계) 소재 원천기술’은 ‘출연(연) 10대 우수 연구성과’에 선정됐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은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높아진 안전성 덕분에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및 분리막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전지의 고용량화·소형화·형태 다변화 등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차세대 유망 기술이다.
하지만 전고체전지는 제조공정 및 양산화의 어려움, 높은 단가, 계면 불안정성 등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KERI의 성과는 이러한 전고체전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을 다수 개발한 것이다.
먼저,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 저가격 대량생산 제조기술’은 민간 기업체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성과다. KERI의 기술은 용액형과 공침형이 있다. 용액형은 최적 합성을 가능하게 하는 첨가제를 통해 낮은 순도의 저렴한 원료로도 성능이 뛰어난 고체전해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특수 습식합성법’ 기술이다. 공침형은 고가의 황화리튬 사용 없이 ‘공침법(Co-precopitation method)’이라는 간단한 용액 합성(One-pot) 과정만으로 고체전해질을 저가로 대량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성과다.
최근에는 고체전해질 저가 대량생산을 넘어, 전극과 멤브레인 제조 공정까지 활용될 수 있는 ‘저온 소결형 고체전해질 분말 제조 및 시트화 기술’도 주목을 받았다. 이들 기술은 각각 국내 전문기업에 이전돼 양산화가 준비되고 있다. 현재까지 기술이전 총 계약액은 15억원이다.
우수한 연구결과로 국제 저명 학술지에 논문이 다수 게재된 성과도 있다. 전고체전지의 양극과 음극이 가진 난제(리튬손실, 수지상 성장, 계면저항 등)를 극복하고, 충·방전 효율을 크게 높인 기술들이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Small Methods’, ‘Advanced Science’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소개됐다. 이제까지 연구원이 전고체전지와 관련해 달성한 SCIE급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 성과는 총 5편(표지논문 3편, IF>15), 특허 출원 8건에 달한다.

   
 KERI 창원본원에 9월 완공 예정인 ‘e-나노소재 화학/습식공정 플랫폼’

# 첨단 E-모빌리티와 미래형 스마트 전자기기 시대를 앞당길 전기 신소재·부품 분야 대형 인프라가 경남 창원에 구축된다. 올해 9월 완공 예정인 KERI의  ‘e-나노소재 화학·습식공정 플랫폼’이다. 흔히 전기재료 분야 연구는 용액 등 액체를 활용한 화학·습식공정에서 주로 이뤄진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가 건식 중심의 대형 공정장비를 기반으로 한 대기업형 분야라면, 전기 신소재 개발은 중소기업 중심의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화학·습식공정이 많이 활용된다. 
KERI가 10여년의 노력 끝에 구축하는 플랫폼의 총사업비는 190억원(정부출연금 155억원, 자체적립금 35억원)이고, 연면적은 6,243㎡(1,888평), 건물 구조는 지상 9층 및 지하 1층이다. 건물 내에는 각종 화학 실험실, 항온항습실, 드라이룸, 정밀계측실, 공조실, 배터리 충·방전 실험실, 전도성 소재 실험실, 자료분석실 등 다양한 연구 실험실이 들어선다. 
‘e-나노소재 화학·습식공정 플랫폼’이 추구하는 핵심 목표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 선도’다. 도로의 전기·수소차, 하늘의 플라잉카와 드론, 바다의 전기선박까지 미래 모빌리티는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 경제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이자, 그 어느 곳보다 전기기술이 중심이 되는 ‘전기화(Electrification)’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산업이다. KERI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안전하고 오래가는 배터리, E-모빌리티의 기능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높여줄 첨단 전기재료 분야 기술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둘째, ‘스마트 전기소재·부품 분야에서의 기술 자립 실현 기여’다. 일본의 소부장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 천여 일이 지난 지금, 여러 부분에서 기술 자립을 실현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뤄져 왔지만, 큰 구심점(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지원이 더욱더 필요한 상황이다. KERI는 화학·습식공정 플랫폼 구축을 통해 기술 개발부터 기업체 이전, 실증과 양산을 위한 테스트베드 그리고 상용화까지 원스톱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경남지역은 창원 강소특구의 기술핵심기관인 KERI의 협력 기업들이 많고, 밀양 나노산단과 더불어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세라믹기술원 등도 있어 이번 플랫폼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경남권 나노벨트 HUB’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실험 환경 안전성 제고’다. 첨단 플랫폼 착공을 통해 연구자의 안전성과 편의성, 업무 효율성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차세대 전기 신소재·부품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안정적인 연구 환경이 구축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화학·습식공정 분야의 기술혁신과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스마트 전기 신소재·부품 분야에서 세계적 강국으로 설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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