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사망' 1심 "주의의무 위반 아냐"
원청·하청 관련자들은 집행유예·벌금형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전 사장

고(故)김용균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협의로 기소된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전 사장에게 무고가 선고됐다.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형사2단독(박상권 판사)은 10일 ‘김용균 사망’ 관련 선고 공판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김용균 씨 사망 원인으로 꼽힌 컨베이어벨트 위험성이나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과의 위탁용역 계약상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사장이 발전소 현장에 대한 위험을 모두 인식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고의로 방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김용균 씨는 한국발전기술 근로자로 서부발전과 실질적 고용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산안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백남호 전 한국발전기술 사장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에는 각각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 공판에선 김 전 사장에게 징역 2년, 백남호 전 한국발전기술 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나머지 서부발전 임직원 7명에게는 금고 6개월~징역 2년, 한국발전기술 임직원 5명에게는 벌금 700만원~징역 2년을 요청했다.
서부발전의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던 김용균씨는 2018년 12월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다. 
이듬해인 2019년 1월 어머니 김미숙 씨 등 유족과 시민대책위원회는 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 김 사장을 포함한 이들 기업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비롯해 산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한 산안법 개정안이 2018년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해 2020년 1월 16일부터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