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 (사)전자정보인협회 회장

가로(街路)는 시가지(市街地) 내의 도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교통의 원활한 소통과 안전을 위해서 차도와 보도(步道)로 구별되며 그 중요한 정도에 따라 간선 가로·보조선 가로·구획가로·소로(小路) 등으로 나뉘고, 그 목적에 따라 주택가로·상업가로·공업가로·가로수가로·공원가로 등으로 나눈다. 20세기에 들어와 근대산업의 비상한 발달과 인구가 급격히 증가됨에 따라서 도시의 경제 조직이 매우 복잡하여지고 이에 따라 근래에 와서는 가로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도시의 교통을 지배할 뿐만 아니라 도시의 위생·보안·미관·조경 등에 관해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도시의 도로는 마치 인체 내의 혈관과 같이 사방으로 뻗어나가 대동맥과 같은 간선도로로부터 순차적으로 갈라져, 보조선가로·구획가로가 되고 하나의 뒷골목으로 빠지는 계통을 이룬다. 이와 같은 계통을 가로계통이라 부르는 데, 이것은 도시의 모든 시설의 기초를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교통기관 계통은 물론 상하수도·전신·전화·전등, 공원놀이터 등의 위치등 모두 이 가로계통의 확립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가로의 계통은 도시의 골격·혈관·신경계통에 비유된다.
거리의 조명과 교통의 편의와 안전을 위하여 길을 따라 설치한 조명시설이 가로등이다. 등은 문명의 이기로서 인간에게 어둠을 밝혀주는 고마운 존재인 것은 틀림이 없다. 특히 가로등은 집 밖의 옥외 길거리를 밝혀주는 19세기의 획기적인 문명의 이기(利器)의 하나로 치부된다. 칠흑같은 밤길에 각종 사건·사고가 범죄를 예방해 주고 길잡이와 같은 향도 역할도 해준다.
1879년에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Thoma A. Edison : 1847-1931)이 발견한 ‘세상의 2번째 불’이라는 백열전구를 발명하기 전에는 초롱과 램프, 횃불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00년 4월 10일에 처음으로 가로에 지금의 종로 2가와 3가 사이로 추정되는 곳에 설치되었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만인을 경악시켰을 것이다.
가로등이 등장한 이후로는 밤이 낮과 같이 되었으니, 밤이 낮에 연장선상에서 하루 해가 길어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길거리 밤의 문화가 활기를 띄게 되었고 이동거리도 행동반경도 급격히 늘어났다. 가로등은 로맨틱한 면도 있어서 지금까지 가요에서도 가사로서 많이 이용하여 사람의 심금을 올린 것은 동양이나 서양에서도 비슷하다.

가로등 아래에서

정녕코 떠나려나?
낮아 오려무나-구부러진 허정한 세상에
어둠 속에서.
누누 깡깡
어렴풋이 기다려진다.
창황히 맺혔던 가슴 속을 굽이굽이 헤쳐서
켜켜이, 시원하게 회포를 풀어 놓으렴
어찌할 겨를없이, 매우 급하게
말도 못하고
떠나가네.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아쉬움-
억울함-
서운함-
홈, 피스, 샹그릴라.

위의 시 ‘가로등 아래에서’는 시인(詩人) 고 정창회가 죽기 바로 전에 썼다. 용산구 서빙고에서 태어난 시인은 아깝게도 20세가 되기도 전에 요절하였다. 시인이 죽은 1940년대 중반은 정녕 암울한 시기였다. 일제 강점기의 끝부분, 해방 정국의 어수선함, 피폐한 허정한 시절이었다. 뜻이 있어도 펴보지도 못하고, 어두운 답답한 시대 정국이었다. 폐쇄된 공간에서 한이 많았었다. 숨막히는 시간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늦게나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앞으로 지능형 가로등도 출시될 것으로 예측된다. 증강현실(AR)로 3차원 교차로를 구성하고 차량과 연결된 지능형 가로등이 목하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능형 가로등은 스마트 도회지와 시골의 환경과 교통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해서 이용하기 때문에 교통 흐름이 원활해질 것이다. 소음과 미세먼지, 대기오염도를 실시간으로 측정·분석하여 일반에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가로등에 센서와 정보통신 기술(ICT)을 수집하여 이쪽 가로등에서 교통사고 정보를 수집하여 근거리통신을 이용하여 다른 가로등에 전달해서 도로 노면에 사고정보를 표시하거나 인근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그때 그때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가로등이 4차산업의 첨단 기술과 융합하여 사고와 일기예보 등 재해예방 기지센터의 포스트의 역할까지 담당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