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설비 정기검사제도의 도입과 관련, 해당기관인 한국전력과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제2라운드 공방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11월 건국대 산학협력단에서 보고한 ‘배전설비 정기검사제도 도입 타당성 방안연구사업’ 2차 용역결과에 따라 이 제도의 법제화를 추진키로 하고 당초 이달 중순경 공청회를 열어 확정짓기로 했다.

그러나 산자부의 이같은 입장에 한전과 전기안전공사가 이견을 제출 공청회가 무기 연기된 가운데 산자부는 어느 정도 양 기관의 공감대가 형성된 후 다시 공청회를 열어 올해 안으로는 어떤 방향이든 마무리 짓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2차 용역결과 보고서에는 배전설비의 객관적 정기검사제도는 안전관리의 검증을 통해 국민의 재산과 전기재해로부터 적극적이고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채택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정부, 전기사업자, 전기소비자까지 안전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어 그 해결방안을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랴 할 시점으로 배전설비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가장 이상적인 방안으로는 모든 배전설비에 대해 정부 또는 정부가 정한 검사기관이 일정한 주기로 전면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첫 번째는 정부 자체적으로 배전설비에 대한 검사를 인력과 장비가 없는 상황에서 추진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정부가 정한 검사기관이 현재 전기안전공사 밖에 없기 때문에 검사를 한다면 전기안전공사에서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전에서 크게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용역결과에서 밝힌 두 번째 안은 부분 실시안으로 안전에 대한 관련성이 높은 주요한 설비에 대해 일정 주기로 검사 제도를 실시하는 방안이며 세 번째로는 전기사업자의 개선된 자체검사 및 정부의 감사(Audit) 안으로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상당히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도 용역결과에는 전문위원회 설치안과 시범실시안, 보험제도와의 연계안 등 모두 6개 안을 내세우고 있다.

용역결과를 분석한 산자부가 표방한 안건은 두 가지. 첫 번째 안은 한전의 배전설비 자체검사를 법제화하고 검사결과를 정부에 제출한다는 것과 두 번째 안은 정부는 한전의 자체검사 결과 가운데 매년 일정범위 이내에서 확인점검을 실시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감사(Audit) 실시를 법제화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자부의 안에 대해 한전은 현재 내부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자체검사의 법제화는 수용하되 배전설비 현장 확인점검 및 감사제도는 실효성이 없으며 중복검사로 국민부담 증가, 인력 및 예산낭비, 시행효과 검증 곤란, 외국사례도 없는 과도한 규제 등의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안전공사는 전기안전 전문기관으로 배전설비 점검업무를 관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산자부의 두 가지 안에 대해 모두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에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산업자원부가 법제화를 추진에 나서자 그 사안을 두고 양 기관인 한국전력과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등 제2라운드 공방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입장에서 안전에 필요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검토, 올해 안으로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해 앞으로의 결과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