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내년까지 혁신전략 수립”
공급-계통-산업-제도 혁신 추진
전력·신재생 관련 계획 순차 정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 두 번째)가 과 7일 ‘2050 탄소중립 실현 추진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합동브리핑 장소로 걸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한민국의 ‘2050 탄소중립 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국가 온실가스의 87% 차지하는 전력 등 에너지 분야의 생태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탄소중립’이란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산림·습지 등을 통해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이 0이 되도록 하는 상태를 말한다.
앞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내년까지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전력·신재생 등 관련 계획도 순차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혀 변화를 예고했다.
성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범부처 '2050 탄소 중립 추진 전략' 합동브리핑에서 에너지가 탄소중립의 가장 핵심적인 분야임을 강조했다.
발전 부문이 국가 온실가스 36%를 배출하고, 산업·수송·건물 등에서 직접 소비되는 에너지까지 포함하면 국가 온실가스의 87%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성 장관은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와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감안할 때 에너지 부문의 탄소 중립은 쉽지 않은 과제”라며 “따라서 에너지 공급에서 전달, 소비에 이르기까지 기존 에너지시스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 장관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제시한 골자는 △공급(제도 개선 및 자발적 감축) △계통(전력망 보강) △산업(기술 개발 및 세제·투자 지원) △제도(에너지시장 규제 개혁) 혁신이다.
먼저 그린뉴딜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속화하고, 인허가통합기구, 계획입지, 이익공유제 등 제도개선으로 재생에너지의 수용성과 환경성을 높이는 등 공급혁신을 추진한다.
특히 석탄발전은 2050년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CCUS 기술 개발과 함께, 자발적 감축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키로 했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망을 선제적으로 보강하고 백업설비도 확충한다.
자가소비 활성화, 마을단위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 분산형 전원체계도 확대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산업혁신이 추진된다.
기술개발, 세제·투자 지원 등 정책수단을 통해 수소경제를 조기 활성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 수요관리 등 IT를 활용한 에너지 신산업 창출도 적극 지원한다.
더불어 에너지시장에서 민간 투자를 확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도록 규제개혁을 단행한다.
특히 전기요금 체계를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바꿔 전력소비를 더욱 효율화해나갈 방침이다.
성 장관은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안정적인 에너지수급은 필수적 전제 조건”이라고 전제하고 “착실한 준비와 이행으로 에너지 수급 안정 속에서 탄소중립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업계, 이해관계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탄소중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차근차근 걸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와 함께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겠다”라며 “임기 내에 확고한 ‘탄소중립 사회’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업의 비중이 높고 철강, 석유화학을 비롯해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많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전쟁의 폐허를 딛고, 농업 기반 사회에서 출발해 경공업, 중화학 공업, ICT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발전하며 경제성장을 일궈온 우리 국민의 저력이라면 못해낼 것도 없다”말했다.
문 대통령은 “200년이나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 비하면, 비교적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탄소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지난 7월 발표한 ‘그린 뉴딜’은 ‘2050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담대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