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 2019 연구성과발표회
<코로나19 이후의 에너지 시장은>
한전 부담 현재 구조 개선돼야
시장참여자 불확실성 사라질 것
변동성 수용하는 전력망 구축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재생에너지의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구조로 개선돼야 한다.”
이상훈 에너지공단 소장은 지난 달 31일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2019 연구성과발표회 토론회에서 “재생에너지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구조가 아직 확보되지 않아 시장 불안감이 상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장은 “현재는 비용을 한전이 부담하는 구조인데, 이 부분이 개선돼야 시장참여자의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동성 재생에너지를 수용할 수 있는 지능형 전력망 구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예를 들어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4% 인데도 출력제한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발생되고 있다”며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전력망을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이 디지털 뉴딜과 접목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성봉 숭실대 교수는 “그린 뉴딜이 성공하려면 전력판매 자유화, 전력 가격 개편 등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표적인 예로 CP 상승을 들며 비용에 대한 가격 개편 등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날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의 에너지시장’을 주제로 2019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시간 웹비나(Webinar) 비대면 방식으로 에너지경제연구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총괄세션에서는 ‘코로나19 이후의 에너지시장’을 주제로 석유, 가스, 전력, 신재생, 에너지신산업 분야 전문가들이 현재 에너지시장 진단과 향후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조용성 원장이 좌장을 맡은 라운드 토론에서는 조성봉 숭실대 교수, 권오복 한국석유공사 센터장, 최성수 한국가스공사 소장,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소장, 문성욱 KT 본부장이 패널로 나서 코로나19로 인한 각 에너지산업별 영향과 향후 전망 및 대응방향을 제시했다.

◆조용성 원장(좌장): 코로나19로 인한 각 에너지산업별 영향은?
▲조성봉 교수: 코로나가 감염 뿐 아니라, 경제에 타격으로 다가왔다. 에너지 분야는 수송용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고, 경기 침체 여파로 산업용의 타격도 적지 않다. 수송용의 경우 유가가 떨어지면 다른 부분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전력부문에서는 산업용 수요가 줄어 SMP 하락, 발전회사 수익 하락 등이 나타나고 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신재생, 신산업 추진에 타격이 예상된다.
▲권오복 센터장: 코로나19로 인해 석유류는 역사상 유례없이 단기간 수요 감소를 보였다. 유가도 매우 빠르게 떨어졌다. 상류기업들의 도산, 주요 석유사 별 사업개편 설(說)이 꾸준히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 시기에 석유산업에 대한 투자가 급감하면 5~6년 뒤에는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국내적으로는 정유사 매출 하락, 내수 급감 등의 상황을 겪고 있다. 국내 정유사도 사업 다각화 모색이 필요한 시기다.
▲최성수 소장: 가스 수출국 포럼은 올해 가스 수요가 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022년은 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산업용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나, 발전부분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에너지전환의 과정에서 천연가스는 브릿지 에너지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 상황이 지나면 장기적으로 LNG는 에너지전환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상훈 소장: 코로나19가 경제, 에너지에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데, 상대적으로 신재생 분야는 영향이 적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 일시적으로 시장이 위축됐으나, 대다수 부품 제조업 생산 차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은 작년 예상보다 둔화됐지만 재생에너지는 확대 추세다. 작년 전 세계 태양광 보급이 115GW 였는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다. 풍력 보급량은 50GW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도 한국판 그린뉴딜을 발표하면서 신재생산업 확대로 경제활력을 꾀할 계획이다. 아직 타 국가는 이와 유사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문성욱 상무: 코로나19는 산업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위기는 산업의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다양한 에너지 신산업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을 통해 ICT 인프라를 확대하는 정책을 제시했다. 에너지부문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조용성 원장(좌장): 코로나19 상황이 경제에 영향을 미쳐 팬더믹이 장기화될 때, 에너지시장에 전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성봉 교수: 초기에 코로나가 나타났을 때는 대부분 V자 반등을 예상했는데, 이것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과거 스페인 독감의 경우 경제 영향이 3년 정도 지속됐다. 특히 우리나라 같이 대외의존도가 큰 국가는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산업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어려움이 장기화되면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오래 못 버텨 산업구조가 변화될 수 있다. 이 상황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다.
◆조용성 원장(좌장): 전통 에너지원인 석유와 가스는 어려움이 장기적으로 되는 것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권오복 센터장: 코로나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각 석유회사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유럽계 석유사는 환경규제 등을 감안해 예상되는 생산감소에 따라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전환에 대해 계획을 발표했다. 가스, 수소, 풍력, CCS 사업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성수 소장: 가스 현물 시장은 현재 상황을 반영하는데, 미국의 천연가스 현물 가격은 $1.8/MMBtu 정도다, 아시아지역 가격이 $2.6/MMBtu 정도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장기계약 보다 유가연동을 활용한 계약이 증가하는 추세다. 장기계약에서 아시안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국내적으로는 상반기 낮았던 가격이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가스의 기회요인으로는 가격 하락으로 석탄과 가격 갭이 줄어들어 발전용 천연가스는 타 에너지원에 비해 상당히 가격 경쟁력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조용성 원장(좌장): 2008년 금융위기에도 현재와 같은 비슷한 경제위기가 있었는데, 당시 신재생에너지의 상황은?
▲이상훈 소장: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재생에너지 보급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했다. 북미, 유럽 등에 신규발전설비 중 재생에너지가 2008년 전후해서 50%를 상회하고, 전체 설비 증가세도 지속됐다. 특히 탄소배출 저감에 대한 관심이 유지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는 지속됐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당시에 과잉투자로 인한 구조조정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가 있더라도 기후위기에 대한 추동력이 있어 재생에너지는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용성 원장(좌장): 코로나19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에너지 부문에 접목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은?
▲문성욱 상무: 기업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큰 위기이자 기회다. 특히 비대면 부분이 확산되면서 기존의 IT 사업이 재해석될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인건비 절약을 목적으로 사용된 키오스크는 현재 비대면 경제를 위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 관리도 비대면이 확산되면 AICBM(AI+IoT+Cloud+Big data+Mobile)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최근 디지털 뉴딜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크게 확대될 것이며, 이는 에너지 관리를 디지털로 이뤄지는 부분이 매우 커질 것이다. 또한 전력시장 개방 등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ICT 기업들의 참여 폭은 훨씬 넓어질 것이다.
◆조용성 원장(좌장):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그린뉴딜에 대한 각 부문의 코멘트는?
▲조성봉 교수: 그린뉴딜이 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 상황을 보면, 의욕적으로 설치한 스마트그리드 단지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근본적인 인센티브 없이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산업구조 개편, 전력 판매 자유화, 전력 가격의 문제 등의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CP상승과 같이 비용에 대한 가격 개편 등이 요구된다.
▲권오복 센터장: 주종에너지 원인 석유의 위치가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을 것이다. 에너지 전환이 지속돼도 2030년까지는 석유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석유사의 준비는 요구된다. 석유사업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CCS와 같은 사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성수 소장: 천연가스는 수소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가스공사는 수소 생산을 위해 2022년까지 지역생산 거점 9개소, 충전소 6개소를 계획하고 있다. 수송용 천연가스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2030년까지 수소 화물차 보급이 확대될 경우 미세먼지 저감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상훈 소장: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많은 정책이 있는데, 에너지효율 부문에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빠져서 아쉬움이 남는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남과 함께 증가한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구조가 아직 확보되지 않아 불안감이 있다. 현재는 비용을 한전이 부담하는 구조인데, 이 부분이 개선돼야 시장참여자의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다. 또한 변동성 재생에너지를 수용할 수 있는 지능형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4% 인데도 출력제한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발생되고 있다.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전력망 구축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부분에서 디지털 뉴딜과 접목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성욱 상무: 관련 정책 추진이 기본 제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이뤄져 참여 기업의 사업 수행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