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원자력연차대회, 부산 BEXCO서 개최

2020 한국원자력연차대회 기념식에 참석한 주요인사

정재훈 한국원자력산업협회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원전 수출 10년을 기념하고 향후 100년 원자력 산업을 위한 현안 과제와 혁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내외 원자력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 (회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는 16일 17일 양일간 부산 벡스코(BEXCO) 컨벤션홀에서 국내외 57개 기관과 기업 원자력 전문가 약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0 한국원자력연차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차대회에서는 ‘원전수출 10년, 새로운 100년을 위한 원자력’을 주제로 원전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혁신 과제를 공유하고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등 현안 과제와 잠재적인 중소형로 수출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혁신 방향 모색 등 3개 세션이 진행됐다.
첫날 개회식에서 정재훈 회장은 “원자력계가 오늘과 같이 함께 하는 것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꼭 필요”하다며 “새로운 원전 수출로 나아가는 온기가 올라오고 있음에 굉장히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코 전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차세대 원전으로 APR1400을 언급한 만큼 우리나라의 원전 시공, 운영, 정비 능력은 세계적”이라며 “국내 원전 기술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앞으로 중소형 원자로형이나 다양한 형태의 노형을 원하는 나라들이 많을 것”이라며 “지난 10년간 쌓아온 우리의 수출을 위한 노력과 기술을 가지고 앞으로 100년 동안 수많은 링에 오를 수 있도록 여기 모인 모든 분들이 힘을 모아 우리나라가 새로운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 원자력계는 단기간에 기술적 자립과 함께 연구용원자로 요르단 수출, UAE 원전 수출, 사우디와 SMART 협력 등은 결실이자 큰 자랑”이라고 말했다.
정 차관은 “지난해 미래 신시장 선점을 위해 ‘미래선도 원자력 기술역량 확보방안’와 ‘미래 방사선 산업창출 전략’을 발표하는 등 정부는 원자력 기술개발 정책을 지속적으로 수립해 추진해왔다”고 언급하며 “이를 바탕으로 안전 분야 연구개발, 혁신 원자력 기술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방사선 기술 활용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60년간의 역사가 그랬듯이 향후 원자력 미래를 바라보는 헌신이 없다면 불가능하므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이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선조 부산광역시 기획조정실장은 “원자력의 효시 고리 1호기를 만든 부산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환영사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부산은 울산과 힘을 합쳐 원전해체연구소를 공동 유치해 동남권 원전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이처럼 우리나라 원자력산업 중심지 부산에서 제35회 연차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우리 시민 모두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부산이 원자력과 함께 국제도시로 한 층 더 성장하길 바라고, 오늘 참석한 모든 분들이 부산에서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식 이후 이어진 기조강연자로 나선 구스타브 슬라메취카 주한체코대사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체코의 원자력 프로그램 현황을 설명하면서 “그동안 이룩한 성과와 우수한 기술력, 인적 자원의 우수성이 한국의 강점”이라고 언급하며 체코가 추진하고 있는 원전사업의 추진을 위해 ‘동반자로서 협력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17일 개최된 중소형원자로 개발 세션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입국하지 못한 해외 발표자와 실시간 화상회의 방식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의견 및 정보 공유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외 현안에 대한 의견 교류가 이뤄졌다.
연차대회 기간 중 벡스코 제2전시장 2홀에서는 ‘2020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이 동시에 개최됐다.
이번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에서는 발전 6개사 협력관, 원전해체기술 특별관(DECOMEX Korea), 원자력 R&D 성과전시관 등 특별관과 함께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국내 주요 원자력 관련기관을 비롯해 웨스팅하우스, 오라노(Orano), 프라마톰(Framatome), 에너토피아, 짐펠캄프(Siempelkamp) 등 해외 기업까지 총 126개 기관에서 356개 부스를 열고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기존 서울 코엑스(COEX)에서 개최되던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NURE)’가 같은 기간에 동시 개최돼 우리나라 원자력 관련 산업·기술 현황이 한 자리에 집대성되는 한편 나아가 우리 기술의 수출과 미래 비전을 모색하는 기회의 장이 마련됐다.
한국원자력연차대회는 1986년 제1회를 개최한 이래 올해로 35회째를 맞이하는 행사로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외 8개 기업이 후원하고 있다.

2020 한국원자력연차대회 대회 전경

다음은 세션별 주제발표 내용 요약이다. ( )는 발표자
◇ 세션 1 : 원전산업 미래를 위한 혁신방안은 무엇인가? (7월 16일)
▲원자력산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강재열 원자력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에너지전환정책 도입 전후 정부와 주요 공기업이 산업부문과 인력부문에서 각각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 및 지원 프로그램을 공유해 원전산업을 유지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기업 품질시스템 구축지원사업 운영, 해외 판로개척 지원, 원전 중소협력기업 간담회 개최, 원전 수출기업 해외인증 지원사업 시행, 동반성장 지원사업 정보 제공, 정책자금 활용 안내 등이 그것이다.
국내 원전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연구개발 과제를 중점 설정하는 한편,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관리, 중소형 원자로, 방사선 의료, 해양 및 선박산업과 핵융합까지 분야별 사업다각화 추진을 통해 원자력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켜 나가고자 한다.
▲ 원전 수출 활성화를 위한 금융경쟁력 강화방안(김효종 한국전력 원전계약금융실 실장)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자금조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사업이다. 향후 추가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자금구조의 형성과 벨류 엔지니어링(value engineering)에 있어 융통성을 가지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 AI, 빅데이터 기반의 원자력 산업 혁신방안(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 지능형컴퓨팅연구실 실장)
AI라는 용어가 남용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오해를 낳고 있다. 산업적으로 AI 기술을 더욱 활발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능’의 범위를 넘어서는 기반기술로 이해해야 한다.
◇ 세션 2 : 원전산업 미래를 위한 혁신방안은 무엇인가?(7월 16일)
▲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의 의의와 전망(송종순 조선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지난 2004년 제253회 원자력위원회에서 2016년까지 중간저장시설을 확보하기로 결정한 이후,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주요 결정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최초 2015년에 20개월간 진행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에 따라서 10가지 의견으로 정리한 권고안과 함께 중간저장 및 최종처분과 관련한 일정, 관련 기술 개발과 필요한 법제화가 제안됐다.
2019년 시작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재검토 추진 이유로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추진에 따른 환경변화, 사회적 수용성 증진을 거론했다.
2018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활동 이후 재검토위원회 본위원회를 구성해 현재까지 1년 이상 활동했다.
▲국내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윤창 한수원 사용후핵연료부 부장)
2019년 말 기준 국내 원전 24기에서 연간 508톤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했다.
경수로가 약 280톤, 중수로가 약 228톤이다.
경수로 원전의 사용후핵연료는 별도 건식저장시설 없이 주제어실 및 현장운전원의 관리 하에 모두 습식저장조에서 관리된다.
현재 고리 1,2호기를 제외한 전 경수로에는 중성자흡수체를 부착한 조밀저장대를  적용, 이를 통해 저장량을 약 1.5~2배 수준으로 확대했다.
중수로 원전의 사용후핵연료는 1992년부터 6년 이상 습식저장조에서 냉각된 연료에 한해 본부 내 건식저장시설로 운반저장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 대안기술개발과 해외 사용실적(구정회 원자력연구원 핵주기기술환경연구소장)
기본적으로 사용후핵연료는 중간저장-처분하는 부지 및 관련시설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술 발전과 함께 사회 환경 변화를 고려한 다양한 대안기술 개발 또한 적극 추진이 요구된다.
현재 사용후핵연료를 보유한 국가는 34개국에 이른다.
핀란드, 스웨덴 등 10개국은 직접처분, 프랑스, 러시아 등 6개국은 재처리 추진 중이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18개국은 관리정책을 유보한 상태다.
원자력연구원은 2011년부터 10년간 한-미 공동연구를 통해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를 활용한 파이로프로세스 전 공정에 대한 공학 규모 실증실험을 통해 공학적 검증을 수행 중이다.
◇특별세션 : 중소형원자로 개발과 원자력 기술혁신 방향 (7월 17일)
▲SMART 실증설계와 수출사업화 방안(이태호 원자력연구원 SMART개발단 단장)
SMART는 열출력 365MWt로 대형원전 1/10 수준의 가압경수형 일체형 소형원전이다.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해수담수화, 지역난방, 공정열 공급 등 다목적 활용이 가능하다.
원자력연구원은 2010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SMART 도입 논의를 진행해왔다.
2014년 사우디 내 SMART 도입을 위한 공동타당성조사를 수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5년 3월 양국 정상 입석 하에 한-사우디 SMART 공동 동반자협력 MOU를 체결했다.
한-사우디 SMART 동반자협력은 1단계 PPE, 2단계 사우디 SMART 첫 2기 건설, 3단계 사우디 후속 호기 건설 및 글로벌 사업화로 이뤄진다.
원자력연구원의 사업 총괄 주관 하에 국내 대형원전 설계에 경험이 많은 국내 원자력유관기관이 참여해 사우디 부지조건을 반영한 SMART 기본설계를 수행하고,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 및 사고관리계획서를 작성한다.
SMART PPE 사업은 사우디가 1억 달러를 투자, 2018년 11월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PPE 사업기간 동안 사우디 원자력인력 양성을 위해 사우디 K.A.CARE 전문가 48명이 약 2년 반 동안 원자력연구원에 파견돼, SMART 원자로 기술 교육훈련 이수 후 동반설계에 참여했다.
▲미국 원자력 벤처기업의 발전과 현재, 그리고 미래 원자력기술(Tom Mundy NuScale Power 최고영업책임자 / 실시간 영상발표)
NuScale Power는 2007년 설립된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전문회사다.
2000년 미국 에너지부의 MASLWR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 그 모태다.
현재 20개국 이상에서 530건 이상의 특허를 취득하거나 진행 중이며, 2020년 중  미국 NRC 설계심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중소형원자로 생태계 구축을 위해 두산중공업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ASME 원자력 인증 취득, Sargent and Lundy and Fluor의 지원과 함께 표준설계(Standard Plant Design) 활동을 진행 중이다.
▲미래 원자로기술 개발 현황 : 중소형원자로를 중심으로(이병진 한국전력기술 신기술사업그룹 그룹장)
소형원자로는 일반적으로 전기출력 300MW 이하의 원자로를 의미한다.
크기가 작아 주요 계통 및 기기를 모듈(module) 단위로 공장에서 제작·조립해 트럭, 기차, 배 등을 이용해 건설 현장으로 옮겨 바로 설치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설계가 반영된 원자로를 소형모듈형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라고 한다.
소형원자로의 활용 분야는 수백MW 급 노후 화력발전소 대체, 원격지의 소규모 분산전원, 난방열, 공정열, 해수담수화, 원자력쇄빙선, 부유식해양원전, 우주추진체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미래 잠재시장과 기술 선점을 위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러시아, 중국, 아르헨티나 등 주요 원자로 강국들이 다양한 소형원자로 개발 중이다.
기존 대규모 전력망에 연결된 노후 화력발전소 대체 등에는 소형원자로 중에서도 출력이 비교적 클수록 유리할 수 있고, 원격지 소규모 분산전원 등 다양한 특수 목적 활용에는 비교적 작은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단위 원자로 모듈의 용량이 작아도, 다수의 모듈을 연결할 수 있는 설계라면 원전 전체 용량을 쉽게 키울 수 있다
미검증 기술로 인한 인허가 현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상용원전의 입증된 기술을 기반으로 피동안전성 등을 보완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 세계 상용원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수로(LWR), 중수로(HWR) 기술을 활용한 노형들이 비교적 이 경우에 속한다.
물분해 수소생산에 적합한 초고온가스냉각로(VHTR), 장수명·고독성 방사선 핵종을 줄이고 우라늄 자원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소듐냉각고속로(SFR)를 비롯해 납냉각고속로(LFR), 용융염원자로(MSR), 전열관(heat pipe) 냉각 원자로 등은 좀 더 미래 지향적인 목표와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
▲소형 모듈 원자로 활용 전망 ? ROSATOM의 SMR 에너지 솔루션(Egor Simonov Southeast Asia 지사장)
오늘날 SMR은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다.
10년 전, 상업용 원전 시장에서 SMR은 단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만 고려됐다.
오늘날에는 세계적으로 50가지가 넘는 설계가 개발 중이다.
2020년 5월 ROSATOM은 세계 최초의 부유식 원전인 Akademik Lomonosov의 상업운전을 허가했다.
이로써 ROSATOM은 부유식 원전 기술 개발을 토대로 육상용 SMR까지 개발가능한 기술을 확보했다.
▲조선해양용 소형원자로 연구개발(이정익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원자핵 에너지를 인간에게 유용한 형태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미국의 원자력 잠수함 기술 개발이다.
그러나 1950년대 당시 원자로 기술은 잠수함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시 한 블록 규모의 대형 원자로만 만들 수 있었다.
이를 잠수함과 같이 제한된 공간에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다수의 기술혁신으로 원자로와 발전 및 추진 시스템을 소형화하는 데 성공, 원자력 발전기술이 태동됐다.
당시 개발된 기술이 육상용 상업 발전에 적용, 원자력 발전소 출력 급격히 증가했다.
반세기에 걸친 기술개발로 현재의 단일 발전소로는 최고 출력을 가지는 원자력 발전소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변화하는 전력 및 에너지 시장에서 단일 출력이 큰 대형 발전소의 매력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대규모 자본 투자, 정부주도의 개발, 주민 수용성 문제 등 대형 원자력 발전소만이 아니라, 다른 화석연료를 쓰는 대형 발전소도 건설 자체가 점차 힘들어졌다.
즉, 시장에서 소형 분산 발전원 수요 증가 및 대형 발전소 수요 감소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현재 대형 원자력 발전소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필요성을 의미, 동시에 원자력 기술도 소형화에 중점을 맞춰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한 시장의 여건은 원자력 발전소는 소형화·모듈화가 가능한 기술 개발의 필요성으로 작용한다.
원자력 산업계의 소형화·모듈화 기술을 벤치마킹할 산업은 조선해양 산업이 가장 적절하다.
조선해양 산업은 모듈 건조 기법을 적용한 혁신적인 조선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 선박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 기기 및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의 축적도 가장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변화한 시장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원자력 기술은 조선해양 산업과의 접목을 통해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원자력 에너지 기술의 전환 및 원자력 기술을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