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엔진제작사인 회사인 ‘파워파라곤社’에서 개발 중인 잠수함용 저소음 전자추진장치(QED ; Quiet Electric Drive) 기술 절취 사건을 수사 중인 FBI는 ‘파워파라곤社’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캄의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그가 중국으로 빼돌리려는 산업스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중요한 것은 그가 절취한 기술을 저장한 CD가 미국을 빠져나가기 전에 회수함과 동시에 부인과 형제, 조카 등 관련자들을 일망타진하는 것이었다. 

수사를 지휘한 베테랑 수사요원 제임스는 대상목표들이 외국 정보요원들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외국 정보원은 체포를 피하는 훈련과 공작활동이 발각될 것을 대비한 탈출로 확보 훈련을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탈출계획은 약어·전화번호와 같은 신호, 또는 일행이 발각되면 다른 요원들은 즉시 탈출한다는 사전 동의의 형태를 띤다. 따라서 대상목표 중 한 명 또는 그 이상을 체포하는 것은 다른 요원으로 하여금 탈출로를 향해 도주하라고 경고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수사팀은 다른 대상자들이 미국을 떠나기 전에 정부 기밀이 담긴 디스크를 확실히 회수하기 위해서는 ‘타이’와 ‘푹’을 반드시 다른 대상자가 출발하기 전에 LA국제공항(LAX)에서 체포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 치의 오차라도 생기면 자칫 체포와 회수작전이 실패로 끝날 수가 있다. 

체포는 밤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체포 및 야간 수색영장의 집행을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했다. 이 경우 수색영장이 집행되기도 전에 다른 대상자에게 그 사실이 전달되어 도주하거나 증거가 인멸될 위험이 생긴다. 밤에 영장을 집행할 만한 좋은 근거가 없다면 영장은 주간에 발부될 것이다. 

  제임스는 이번 사건의 경우 대상자가 탈출계획과 장소를 확보하고 있고 사전에 체포가능성을 주의하고 있는 외국 정보요원으로 간주되므로 증거인멸과 대상자 도주를 피할 수 있는 야간 집행영장을 승인 받을 만한 좋은 근거가 된다고 판단하여 긴급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그들 중 한명이 체포된 사실을 다른 인물이 알게 되면 신속한 증거인멸로 이어 질 수 있다. 이 경우 CD나 컴퓨터상에 저장된 자료와 암호장치 등은 인멸되어 이를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될 것이다. 컴퓨터 하드웨어나 저장 매체는 미리 입력된 적절한 후속절차가 실행되지 않으면 기존의 데이터를 변형·파괴시키는 ‘부비트랩’을 내장하고 있어 더욱 조심스러웠다.

  마침내 전격체포 작전이 이루어졌다. 절취한 기술을 암호화 하여 저장한 CD를 중국으로 운반하려던 ‘캄의 동생 ‘타이’와 ‘푹’은 LA국제공항으로 나갔다. 이제 비행기에 몸을 싣기만 하면 끝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공항로비에서 FBI요원들에게 긴급 체포됐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근무처에서 유출이 금지된 기술을 빼돌린 ‘캄와 그의 부인 ‘리베카’에 대한 체포도 이루어졌다. 또 다른 관련자가 없어 증거인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판에서 검찰 측은 ‘캄 등은 1983년부터 전형적 스파이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캄는 스파이혐의를 부정하고, 무소음 엔진 관련 정보도 이미 정보가치가 없는 진부한 것이라며 무죄를 호소하고 있다.

  중국 격언에 ‘한 명의 스파이가 만 명의 군사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고대 중국인들의 통찰력이 미국과 유럽을 대신할 경제대국을 꿈꾸는 중국의 야망을 구체화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첩보력이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된 사이 미국 내 중국의 스파이활동이 방첩망을 능가할 정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은 보통 10년 걸리는 연구과제를 스파이 활동 덕분에 2~3년 만에 완료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중국이 미국의 기술적 우월성을 빠르게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를 뒤흔든 두 사건

▶中기업에 핵 기밀 넘긴 물리학자
  크라스노야스크 국립대 물리학 연구센터의 소장 다니로프 박사는 1999년에 중국 기업에 핵무기 관련 항공장비 실험시설을 건설해주기로 계약하고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2001년 체포되어 중앙 시베리아 형무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중국에 넘긴 연구자료가 연방 기밀보호법 상의 기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등법원은 그가 중국을 위해 산업스파이행위를 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인정, 13년 형을 언도했다.

▶中기업에 우주기술 불법 수출한 연구원
  「쯔니마쉬 로켓연구소」는 흐루니체프 우주센터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최종 검사·인증하는 업무를 수행하며 중국, 미국, 유럽 등과 120여건 이상의 계약을 맺고 있다. 또한 중국의 우주관련 기업과도 '중국 우주산업 발전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에 관한 협정'에 근거하여 1996년에 계약을 체결, 중국 항공우주 산업의 발전을 지원해왔다. 중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인우주선을 발사했으며, 지구궤도를 5일간 도는 유인우주선을 두 번째 발사했다. 중국의 우주개발 프로그램은 위협적일 만큼 급속도로 발전중이다.

  러시아 연방보안부는 7년간의 계약이 만료된 2003년12월부터 약 2년간 이 연구소를 조사한 결과, 중국에 무인우주선 제조와 관련된 13개의 연구보고서를 유출한 것을 밝혀내고 연구원 3명을 중국에 무기기술을 불법유출하고 기금을 유용한 혐의로 체포했다. 이 연구소 소장 ‘레쉬틴’은 대량살상무기로 전용 가능한 우주기술을 불법 수출한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유죄 확정시 7년 징역형을 받게 된다. 또 다른 연구원 두 명은 그와 함께 외주사업 기금 1,900만 루블(67만달러)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보안부는 최근 외국인에게 정보를 건넨 과학자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등 자국의 과학기술 유출에 강력 대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