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혁 한국전력 처장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황금돼지의 해로, 전력산업 전반에 걸쳐 풍요로움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해 본다. 하지만 새해의 경영 환경을 살펴보면 여건이 만만치는 않다. 먼저 국제 환경측면에서 보면 미국과 유럽의 긴축통화 강화로 선진국이 주도하던 성장세가 완화되어 선진국은 성장률이 하락되고 신흥국은 국가별 차이 있으나 과거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그 결과, 2019년 세계 GDP 성장률은 3.6～3.8% 수준으로 2018년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 외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신흥국 경제 충격,  과거 금융위기이후 양적완화로 증가했던 투자 증가세 둔화 등이 국제 경영환경 변화요인이다. 국내는 많은 기관들이 2019년 GDP 성장률을 2.5～2.8%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경영환경 변화요인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무역분쟁, 정부 재정정책 확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무역 분쟁, 금리인상 등으로 설비/건설 투자 모두 감소가 전망된다. 투자 축소는 취업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고용유발효과가 큰 도소매, 교육서비스 등에 영향도 우려된다.
  우려들을 해소할 대안의 일환으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수립이 수요관리·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전망되는데 1) 에너지 수요관리 혁신을 통한 고효율 에너지사회 구현, 2) 재생에너지 중심의 통합 스마트에너지시스템 구축, 3)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 에너지산업 육성, 4) 국민참여?분권형 에너지 거버넌스 구현, 5) 에너지 안보 제고를 위한 에너지?자원 협력 강화, 6)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전환 시대에 걸맞은 인프라 확충 등이 중요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은 지난해 말 최종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한 수요관리 수단으로 기존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제로에너지 빌딩(태양광·지열 등을 활용한 에너지 자립 빌딩) 확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에 더해 △에너지 가격·세제 변화 △전기요금 체계 조정 등과 함께 에너지산업 혁신성장 동력을 키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글로벌 정보통신(IT)·통신·벤처 기업들이 에너지신산업 분야에 진입해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출시하는 것과 달리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나지 않고 있는 것은 규제·중앙집중형 산업구조와 낮은 전기요금이 새 비즈니스 창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미래의 에너지산업 모습을 그림과 같이 제시하였다.

출처 : 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이렇듯 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이 권고한 공존, 연결, 개방, 저소비, 고효율로 변화를 위하여 유틸리티는 가치사슬 전 분야의 디지털변환을 통해 효율향상 및 고객 중심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리스크와 변화를 최소화하려는 전통적 조직문화를 극복하고 민첩성과 혁신성을 발휘하는 디지털 변환에 능동적으로 다가서고자 하는 이유는 디지털 변환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경제시스템과 산업구조 변화를 견인할 ‘게임 체인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변환은 전력산업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고 미래에 영향을 미칠것인가?
첫째 지능화이다. 인공지능(AI) 지능화의 진전으로 의사결정 최적화 및 업무효율 향상에 기여가 예상된다.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은 역량 고도화를 위해 인공지능 적용 전략을 추진중인데 방대한 정보처리와 빠르고 오류 없는 판단이 업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Exelon이 실적데이터를 바탕으로 발전소 운영효율 향상 및 수명관리를 추진중이며, AEP가 배전망 운영 최적화 및 분산자원 관리 등에 활용하는 것이 사례이다. 둘째 연결성의 확대이다. 사물인터넷( IoT)의 활용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해소시키고 비즈니스 부가가치를 증대 시킨다. 셋째 네트워크의 분산화이다. Edge ICT 분산화는 안정·투명성 증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용량 데이터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 네트워크 및 시스템 분산 가속화를 도모하여 중앙기기를 거치지 않고 고객말단에서 처리·제어하는 ‘엣지 컴퓨팅’ 확산을 가능케 함으로써 사물(센서)이 보내는 데이터 용량을 증가시키고 대기시간을 감소시키며 블록체인 등 분산장부 기술 적용을 통한 개인정보 보안 강화를 가능케 할 수 있다. 넷째 플랫폼 기술서비스를 활용한 공유경제의 실현이다. 디지털 플랫폼은 시장 진입장벽을 완화하여 고객 참여기회 확대를 유도하고 생산자,소비자 간 재화·서비스·정보 등의 교환을 촉진시켜 가치를 창출한다. 한전의 경우 KHuB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사 데이터 공통 활용기반 구축 중이며 플랫폼 구축을 통해 에너지신산업의 협력적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이 기대된다.

디지털 변환에 따른 에너지산업 환경 변화

마지막으로 스마트시티를 통한 협력적 공유 생태계를 통한 도시문제 해결과 성장동력의 창출이다. 스마트시티는 향후 10년간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 중 하나로 Frost & Sullivan의 보고에 의하면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규모는 2016년 $1.0조불에서 2020년$1.5조불의 성장이 예상되는 디지털변환 기반의 신시장이다. 디지털 융·복합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 가능성과 시장 잠재력이 존재하고 있으며 스마트시티 구축으로 에너지신사업의 공유경제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이 기대된다. 유틸리티인 한전의 경우 망 운영 노하우, 신산업 역량을 사업모델에 적용하여 플랫폼 Bulk사업(전력망+신산업+컨설팅+S/W) 추진도 가능한 분야이다.

스마트시티 통합 에너지 운영 모델

  디지털 기술과 고도로 증가한 연결성에 힘입어, 경제활동은 대규모로 수직적 통합된, 그리고 주로 ‘자급자족적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과거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 이뤄지고 있다. 에너지 이외에 자원인 정보를 만들어 내는 생산자와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역할은 기존 전력시스템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상호의존적 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번영하고 공존하는 상생의 질서가 디지털변환에 의해 만들어지는 디지털생태계의 지향점이다. 과거 특정 기업의 성과가 산업의 매력도나 보유 역량에 의해 결정되어졌다면 앞으로의 성과는 기업이 속한 생태계 내 다양한 조직과 상호의존 관계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었나에 의해 결정 된다. 에너지전환, 디지털변환의 시대에는 생태계 구성원들 간 협업에 의한 시너지 창출이 지속가능한 산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유틸리티는 조직/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전략수립과 사업수행, R&D 개발에 있어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 지도록 변화해야 하며, 전문기업, 타유틸리티, 대학·연구기관 등 외부역량을 활용한 디지털변환 추진과 더불어 조직문화 개선을 통한 구성원들의 디지털 mindset 구축과 기술개발 내부인력 육성에 집중 및 디지털 비즈니스 생태계의 핵심인 플랫폼에 관심을 집중해야만 한다. 미래 전력산업은 디지털에 기반을 둔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매개로 현실과 사이버공간을 아우르며 존재해야 하고, 공급자와 소비자는 지난 100여년간 유지해 온 전통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롭게 정의되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