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경회 대표이사

진공-전기흡착방식의 오일 플러싱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시판하고 있는 (주)삼영필텍 이 산유국의 ‘메카’ 중동시장에서 일을 낼 모양이다.

삼영필텍은 최근 한국남부발전의 지원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전력청이 주최한 WETEX 2007 전시회와 오만의 수도 무스캇에서 개최한 수출 상담회에서 놀랄만한 성과를 올리고 돌아왔다.

중동에서의 첫 해외전시회와 수출상담회에서 삼영필텍은 총 1억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출상담 실적을 올리고 왔다.

전시회에 참석한 김성중 이사는 “WETEX 2007 전시회에 참가한 세계 유수의 기업중 삼영필텍이 세 번째로 많은 바이어 상담과 방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진공-전기흡착 방식의 오일 플러싱 장비의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최근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중동 4개국으로부터 방문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4월중 방문 결과에 따라 놀랄만한 성과를 올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삼영필텍은 중동시장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으로부터도 러브콜을 받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입소문을 타고 번진 중동에서의 뜨거운 러브콜의 영향으로 다른 발전사에서도 전시회에 함께 가자는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

지난 주 취재를 위해 방문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 IT캐슬 11층 삼영필텍 본사는 인테리어 공사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나간 해외전시회에서 예상치 못한 중동시장에서의 반응에 고무돼 해외영업을 전담할 인력을 다급히 구하고 이들을 위한 사무실 보수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동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유는 삼영필텍의 진공-흡착식 오일 플러싱 장비가 기존 필터식 장비보다 월등히 우수한 오일 정화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와 해외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성중 이사는 “지난해 삼영필텍의 이 장비에 반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했다”며 “스스로 반할 만큼 기술적 자부심이 대단한 장비”라고 소개했다.

김 이사는 또 “발전소의 터빈 뿐만 아니라 산업체 전반에서 쓰이는 고가의 EHC 폐오일의 완벽히 재생할 수 있다”며 “조만간 일을 내도 크게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장담했다.

지난 2002년 삼영필텍 한국계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진공 및 전기를 이용한 고성능 폐윤할유 정화장캄는 한 공학도의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예술에 흠취했다는 구경회 삼영필텍 사장은 부모님의 성화로 인해 예술계통의 진학을 포기하고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감춰둔 예술적 끼를 발휘하기 위해 산업디자인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거래업체가 부도나면서 연쇄 도산으로 꿈을 접어야 했다.

90년 회사를 정리하면서 공학도의 전공을 살려야 한다는 주변의 충고를 귀담아 들었던 구경회 사장은 당시 발전소 탈황설비 기술로 발전소에 적용하기 시작했던 전기집진기를 주목하게 된다.

구 사장은 “당시 미 코트렐의 집진설비를 보면서 이것을 오일 플러싱 장비에 적용하면 어떨까라는 착안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며 “시장조사를 거쳐 91년부터 관련 장비개발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구 사장은 “회사설립 이전인 연구개발 단계까지 포함하면 17년의 기업 역사중에 연구개발만 15년을 투자했다”며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복이 참 많은 편”이라며 스스로를 ‘복 많은 남자’라고 평가했다.

93년 입자제거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삼영테크라는 법인을 설립, 본격적인 창업을 시작한 구 사장은 하루 평균 400㎞를 돌아다니며 영업을 벌였지만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94년 K-1전차용 유압유플러싱 장비를 개발한 구 사장은 “95년 입찰에서 미국 제품과의 경쟁에서 이기면서 10억원 규모의 물량을 수주 국방부에 납품했다”며 “그것이 오늘날 수분제거 방식이 추가된 오일 플러싱 장비를 개발하는 단초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영필텍이 개발·시판중인 전기-흡착방식의 오일 플러싱 장비는 오일을 항상 고순도로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기계장비의 고장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폐오일이 발생하지 않아 그만큼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당연히 고가의 오일 구입비도 줄일 수 있다.

▲ 삼영필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진공-흡착식 오일 플러싱 장비.

인터뷰를 이어가던 구 사장은 한 가지 운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2004년 11월 영흥화력 제1발전소에서 터빈에 사용하는 EHC 인산에스테르계열 오일이 수분에 오염돼 가동을 못하고 있던 중 외산장비를 이용해 정화를 시도했지만 딱히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남동발전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 전기-흡착방식의 오일 플러싱 장비를 24시간 가동, 오염된 6만ℓ의 오일을 정화해 내 외산 장비도 해결하지 못한 것을 조그만 국내 중소기업이 해결했다는 입소문이 발전소로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편 삼영필텍은 2006년 본격적으로 오일 플러싱 장비 시판에 들어가 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발전시장 40억원을 포함해 내수만 6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중동에서 기록한 1억1,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실적이 고스란히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대박을 터트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