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원전
2018.7.17 화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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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기반 둔 제도개선·각론 개발에 집중해야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석학의 신년 제언>
2018년 01월 08일 (월) 09:04:36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201년도 전력산업, 그 새로운 여정의 시작>

2017년의 국내 정세는 그야 말로 격랑(激浪)의 한 해였다. 2016년부터 시작된 국정 농단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은 촛불로 타올랐고 급기야 2017년 3월 헌정 사상 초유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이는 30년전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 낸 1987년의 6월 항쟁보다 한편으로는 더욱 강렬하고 뜨거웠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2017년 5월 출범하였다.

2018년, 무술년, 황금 개띠의 해가 밝았다. 우리 전력 산업계도 더욱 빛나고 번성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무엇보다 전기공학을 전공하는 모든 청년 취업준비생들은 올해 원하는 취업과 창업을 성취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 기업들의 지속적인 번창과 새로운 성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릇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전력산업 기업의 모든 곳간이 넘쳐흐르길 기원한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첫 번째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2017년말 공청회 및 전력정책심의회를 거쳤고, 조만간 공식적으로 발표될 것이다. 해당 계획은 소위 ‘에너지 전환’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인식되며, 과거의 대규모 원전과 석탄 중심의 중앙 집중형 시스템에서 재생에너지 및 천연가스의 분산형 시스템으로 중심이 옮겨지는 첫 발자국이다.

신고리 5,6호기의 공론화 과정도 수급 정책의 한 부분으로 인식할 경우, 이번 수급계획은 시민, 즉, 소비자가 에너지원에 대한 선택 표현을 직접적으로 한 것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있다.

이는 1987년 민주 항쟁을 통하여 직선제가 관철된 것과 어떤 측면에서는 매우 유사하게 느껴진다. 즉, 소비자의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직접 선택과 분산형 시스템의 구축 시작이 8차 수급계획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8차계획의 전후와 행간을 잘 살펴보면 탈원전이나 탈석탄 계획으로만 몰아 부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8차 수급계획은 말 그대로 2031년까지의 미래 에너지 믹스와 정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 전력시장 상황을 잠깐 살펴보면, 이러한 비전의 구현이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천연가스 복합발전의 수익성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으며, 분산전원의 일환인 지역난방용 열병합발전 또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태양광 및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의 비용 하락은 미국과 EU 등의 선진국에 뒤떨어져 있으며, 소비자들은 직접 재생에너지를 선택할 수도 없다. 반면에 원자력이나 석탄발전은 수익성을 보장받고 있으며, 일종의 초과 이윤을 환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8차 수급계획에 향후 대책으로 친환경·분산형 전원의 수익성 개선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2018년은 저탄소 전원구성의 정착을 위한 원년이 되기를 바라며, 몇몇 제언을 해 본다. 첫째, 저탄소 전원이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가스발전, 열병합발전, 수요반응 자원의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는 도매시장 개선과 명확한 로드맵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도매전력시장 근간인 CBP 제도는 1990년대의 영국 및 호주 시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에너지 전환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선진국 어디에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과거 유물이다. 현재의 CBP 제도가 지속되는 한 분산형 전력시스템의 구축은 공염불에 거치게 된다. 둘째, 재생에너지의 비용 감축과 제도의 개선이다.

현재의 신재생의무보급(RPS) 제도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와 같이 의무량, 즉, REC 수요가 높을 경우에는 비용 하락을 가져오기 힘들다. RPS 시장의 원조 격인 북미에서도 경쟁입찰 기반의 장기 전력구입계약(PPA)이 주도적이고, RPS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주도적으로 부지를 개발하고 EPC 사업자를 입찰기반으로 선택하여 공급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

반면, 소규모 사업은 FIT 재도입도 적극 검토하되, 연도별로 기준 가격의 지속적 하락을 유인해야 한다. 한편, 재생에너지에 대한 녹색요금제의 도입과 공급자의 직접 선택은 에너지 직접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적극 도입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지역 공동체의 재생에너지를 기꺼이 선택할 의사가 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효율과 수요관리는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그 어떤 공급 정책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IoE 기술 및 시장 기반의 요금제도의 도입만이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에너지 효율을 가져올 수 있다. 기술과 시장 없이 에너지효율을 구현할 수 없다. 

이제는 거대담론, 총론보다는 현실에 기반을 둔 시장제도 개선과 각론의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2018년, 무술년이 그 새로운 여정의 원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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