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주에게 호상(好喪)은 없다
잔칫집 보다 초상집을 먼저 챙기라는 말이 있다. 옛 사람들은 부고(訃告)를 냈는데도 문상(問喪)을 오지 않았거나 조장(弔狀) 또는 조전(弔電)조차 보내오지 않은 사람과는 평생 말도 않고 대면도 하지 않을 정도로 상을 당했을 때 지켜야 할 예절을 따지기도 했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문상 여부에 따라 우군 또는 적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말이다.

평소에는 스스럼없이 지내던 사이일지라도 문상할 때는 엄숙하면서도 정중한 예의를 지켜야한다. 문상객의 옷차림은 검정색 정장에 하얀 와이셔츠, 검정 넥타이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못할 경우 화려한 색상은 피하고 어두운 계통의 단정한 옷차림을 갖추어야 한다. 여성의 경우 지나친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위금 봉투에는 부의(賻儀)라 쓰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근조(謹弔), 조의(弔 儀), 전의(奠儀), 향촉대(香燭臺), 삼가 故人의 冥福을 빕니다 등으로 쓰기도 한다.

빈소에 도착하면 외투는 밖에서 벗고 상주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다음 영정 앞에 무릎을 꿇은 뒤 분향을 한다. 생화가 준비돼 있으면 꽃봉오리가 안쪽을 향하게 영정 앞에 놓는다. 분향을 할 때는 향나무를 깎은 나무 향이면 왼손을 오른 손목에 받치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향을 집어 향로에 놓는다.

선향(線香.막대향)일 경우 성냥불이나 촛불에 붙인 다음 손가락으로 잡아서 끄거나 왼손을 가볍게 흔들어 끈 다음(입으로 불어서 끄면 안 된다) 두 손으로 향로에 꽂는다.

선향은 하나로 충분하나 여러 개일 경우 하나씩 꽂아야 한다.

분향을 마친 뒤에는 일어서서 잠깐 묵념을 한 뒤 재배를 한다. 자기 집안 풍습이나 종교가 다르더라도 상가의 가풍에 따라 주는 것이 좋다. 
   
절을 할 때는 오른손(여성은 왼손)이 위로 가도록 두 손을 맞잡고 가슴 높이까지 올린다음 맞잡은 손으로 땅을 짚고 꿇어앉아 이마를 손등에 대고 몸을 숙여 절한다. 일어설 때는 오른쪽 무릎을 먼저 세우면서 일어서서 맞잡은 손을 가슴 높이까지 올렸다 내리고 약간 물러나면서 목례한다. 상주와 절을 한 뒤에는 서로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인사말을 나눈다.

그런데 문상을 거서 상주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어색한 경우가 많이 있다. 문상에서의 인사말은 문상객과 상주의 관계나 상주와 고인의 관계, 나이 등 상황에 따라 다르다. 말없이 눈빛만 주고받는 것도 실례가 아니다.

그 어떤 말도 상을 당한사람에게는 위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아도 깊은 조의를 표하는 것이 된다. 굳이 말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삼가조의를 표합니다' '얼마나 슬프십니까?' 또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가 무난하다.

조위금을 상주에게 직접 건네는 것은 결례이다. 문상을 마친 후 물러나와 호상소에 접수시키거나 부의함에 직접 넣는다.

문상을 가서는 상주 이외에도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호상(好喪)이라 하여 웃고 떠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 만남이야 반갑겠지만 상주에게 있어서 호상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유족을 붙잡고 계속해서 말을 시키는 것도 실례이다.

내용도 잘 모르면서 도움을 준답시고 이일 저일에 참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고인의 사망 원인, 경위 등을 상세하게 묻는 것도 실례가 된다. 그러므로 웃어른을 동쪽에 위치하게 하려니까 편리와 불편의 기준으로 볼 때는 오히려 상석이 불편한 위치가 된다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 때는 좌석 배치의 목적에 맞는 기준을 융통성 있게 선택해서 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