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베테랑이다. 회사이름은 달랐지만 과거 그들은 한수원 영광원전 2발전소와 월성원전 2발전소의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 업무를 대행했다.

그리고 2007년, 10년이 지난 지금 세안기술은 비파괴검사기술 전문회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또 다른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운이 좋았다”는 그들의 말처럼 1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영광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업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실시된 입찰에서 한수원 영광원자력본부의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업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근 계약을 체결한 세안기술(주)을 찾았다. 정중동(靜中動),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분주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한수원은 지난 97년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입찰의 계약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변경한 바 있다. 또 2003년에는 발전소별로 발주하던 방식을 원자력본부별로 바꿨다. 방사선 용역업체간의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한수원의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은 PQ를 거쳐 가격입찰을 실시하고 1순위 업체를 상대로 적격심사를 거쳐 최종 계약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해 신규업체가 선정될 경우에는 기존 업체 인력의 승계 문제가 방사선 안전관리 업계의 최대 이슈로 등장하곤 했다.

올해도 같은 현상은 반복됐다. 영광원전을 비롯해 울진, 월성, 고리 4곳 모두 기존 용역을 수행하던 업체가 탈락하고 신규 업체가 용역업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적격심사 서류제출을 위해 기존 업체 인력과의 고용계약을 추진하고 있던 박봉식 사장은 “현장경험이 풍부하고 자질도 좋다”며 “영광원전의 인력 중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전원 고용을 승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영광원전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 임무를 수행하던 기존 업체의 인력은 별다른 잡음 없이 세안기술과 고용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근무조건과 숙소문제, 차량 지원 등의 조건도 현안대로 유지했다.

이 같은 원칙은 박봉식 사장의 경영마인드에서 비롯됐다. 박 사장은 한수원 출신이다. 1974년 한전에 입사한 박 사장은 원전 건설현장 근무를 시작으로 원자력과 인연을 맺었으며 해외사무소 주재원, 울진원전, 본사 감사실 등의 업무를 거쳐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영광원전의 2발전소장을 역임했다.

과거 원자력발전소에서의 그의 경험이 세안기술의 오늘을 이끄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박 사장은 “원전에서 방사선 안전관리 업무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 한다”며 “모두가 뜻을 모아 힘을 합치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과거 경험이 있고 그때의 실무진들이 아직도 남아있다”며 “전문성과 경험을 토대로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을 모범적으로 수행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안기술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박 사장은 “세상을 안전하게 하는 기업”이라는 철학이 숨어있다고 강조한다.

세안기술은 회사가 아닌 새로운 가정을 뜻한다는 의미로 신입직원 환영식을 ‘신가식(新家式)’이라고 부른다는 박 사장은 “누구나 근무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세안기술 직원들이) 원자력에 종사했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