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안기술 관계자들이 와전류탐상검사(ECT) 장비를 이용해 교정실에서 교정을 하고 있다.

환자에게 의사는 현실적으로 기댈 수 있는 신적인 존재다. 그러나 신적 존재인 의사도 기대야 하는 게 있다. 검증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들이 그것이다.

생명을 좌지우지 해야만 하는 의사들이 신뢰할 수 있는 검증 데이터들은 쉽게 만들어 지지 않는다. PET-CT와 같은 고가의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인간의 몸속 구석구석을 정밀하게 관찰해야만 하고 그런 장비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의사에게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원자력발전소에도 있다. 원전 설비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정비업체 관계자들이 그들이다.

원전의 가동전·가동중 비파괴 검사 전문업체인 세안기술은 원전의 닥터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그런 세안기술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완료된 354억 규모의 한수원 영광원전의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업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립 10년을 맞이한 세안기술은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업체로 선정됨에 따라 연간 2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로써 비파괴 검사와 방사선 안전관리 전문 업체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세안기술은 지난 1997년 설립 당시에도 울진원전의 가동중 검사를 수행한 회사로 비파괴 검사와 방사선 관리 전문 업체다.

회사 창립 후 6개월 만에 설립된 기업부설연구소는 세안기술의 기술 전문성과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기술연구소는 설립 이후 매년 6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지난 2005년에는 ‘증기발생기 감육결함 시험편의 펄스 와전류적용’ 등 국내 5건·해외 3건 등 총 8건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원전 선진국인 미국과 캐나다에 세안기술의 인력을 파견해 원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설립 당시 선진국 업체로부터 기술을 수입했지만 이제는 반대로 수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안기술의 ‘원전 닥터들’은 원자로, 터빈, 증기발생기 등의 주요설비에 대한 점검과 수리 등 셀 수 없이 무수한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원전 운영의 최대 목표는 안전성과 경제성이다. 경제성은 바로 원전 이용률과 직결된다. 원전의 이용률 향상을 위해서는 원전 설비의 건전성과 안전성 선행이 필수다.

원전 설비의 건전성과 안정성 확보 수단은 상업운전 전에 수행하는 가동전 검사(PSI)와 핵연료 교체시기에 수행하는 가동중 검사(ISI)가 있다.

바로 이 과정에서 비파괴 검사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원전에서 비파괴 검사 기술은 원전의 주요 부품 내부의 기공(氣孔)이나 균열, 용접부의 내부 결함을 찾기 위함이다. 지난 2005년 금이 간 ‘옥새’를 발견해 주목을 받았던 것도 바로 이 비파괴 검사 덕분이다.

원전의 비파괴 검사에서는 검사의 정확성과 신뢰성 및 검사 속도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새로운 균열결함의 검출기술 및 특수기술, 검사요원의 검출능력 향상 등이 요구된다. 또 검사기술, 사용되는 장비의 인증, 검사자의 자격 인증, 인증된 평가 분석자료 등 종합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일까? 국내에서 원전의 가동전·가동중 비파괴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업체는 세안기술을 포함해 단 세 곳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