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갈등의 연속입니다. 인간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갈등은 있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갈등 그 자체가 아니라,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것입니다.”
- 강 영진의 <갈등해결의 지혜> 중에서 -
 
얼마 전 작은 일 하나를 시작으로 아내와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졌습니다. 처음에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갈등이 커져갔습니다. 그때부터 살펴보니 그 작은 일은 계기였을 뿐, 결혼 초부터 있던 해묵은 갈등이 되살아난 것이었습니다.

나름 풀렸다고 생각하고 잊고 있었던 일들이 꼬일 대로 꼬여 있어서 과연 잘 풀릴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잘 풀릴 수 없을 것 같던 그 갈등도 매듭을 찾고 연결고리를 찾아보니 풀릴 길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크게 5가지가 있습니다. 회피, 공격, 순응, 타협, 그리고 상생(相生)입니다. 회피는 갈등이 있다는 것조차 외면하거나 피하는 것이고, 공격은 힘과 주장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며, 순응은 갈등이 싫어 그냥 상대를 따르거나 끌려가는 것이고, 타협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절충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에 비해 상생은 소통을 통해 서로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갈등을 풀고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회피, 강요, 순응보다는 타협이, 타협보다는 상생이 보다 성숙한 갈등해결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갈등해결 방식은 그 비중이 다를 뿐, 사람들은 모든 방식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갈등이 생기면 회피, 공격, 순응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동안 아내와의 관계갈등에서도 나름 타협이나 상생을 했다고 자평했지만 사실은 회피나 일방적인 주장인 경우가 많았음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갈등이 풀리려면 타협이상의 상생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꼬이기 마련입니다. 물론 이는 쉽지 않습니다. 사실 갈등이라는 말부터 이미 해결이 어렵다는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갈등은 칡나무를 뜻하는 갈(葛)자와 등나무를 의미하는 등(藤)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그런데 두 나무가 어떤 관계에 있기에 갈등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을까요? 두 나무는 모두 콩과의 덩굴식물인데 칡나무는 줄기가 물체를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기 때문에 두 나무가 만나면 서로 뒤엉켜 풀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갈등을 풀고 상생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렵더라도 풀려는 의지가 있으면 얼마든지 길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갈등을 풀어간 만큼 관계는 성장하고 깊어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느낌은 처음입니다.
당신은 누군가와 갈등을 풀고 서로 더 깊어진 적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