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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 배려의 자세로 얽힌 민원 실타래 푼다
원영진 한전 경인건설본부장 인터뷰
2017년 08월 28일 (월) 09:54:23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원영진 한전 경인건설본부장
‘역지사지(易地思之)’
원영진 한전 경인건설본부장이 업무 추진 때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는 덕목이다.
스스로를 ‘민원 해결사’로 자칭하는 원 본부장은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은 민원에 시달리다보면 엔지니어로서 서글픈 마음도 든다”면서도 “상대방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는 배려의 마음가짐으로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변전 설비 건설이라는 사업 특성상 크게 대두되는 것이 민원이다.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이들 하나 하나의 민원이 ‘필요한 갈등’은 맞다. 원활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그만큼 쉽지 않다.”

관, 단체, 기업체, 주민, 개인과 개인들 등 건설사업과 관련된 이해당사자가 다양하다는 것도 민원 해결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민원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회사내부 시스템이나 사회적·법적 규범이 개인의 이해관계를 만족시켜주기에는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건설현장 지역 주민은 많은 보상을 원하거나 아예 모든 것을 거부하는 민원인도 있다.

이러한 현실과 여건 속에서 한전 직원이라는 사명감 때문에 해야 할 일은 많은 딜레마에 끼여 있는 양상이다.”그가 민원을 푸는 출발점은 인간적인 접근으로 여러 계층의 얘기를 충분히 듣고 그들의 말에 공감하고 배려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누구를 만나든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얘기하면서 ‘감정적 공감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무적인 것은 일선 베테랑 직원들이 이성적으로 풀어나가지만 마지막은 경영층이 민원인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민원해결의 처음이자 마지막 단추이다.” 

때문에 그는 민원인의 감정에 융화되고 말 한 마디 행동거지 하나에도 세심한 신경을 쓴다고 했다.
“최근 들어 새삼 인간의 근원을 다루는 고전 인문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결국 민원해결도 인간과의 관계에서 풀어나가는 것이며 사람에 대한 통찰은 인문학적 깊이에서 생긴다. 인문의 소양을 더 가다듬으려 노력하고 있다”
 
   
원영진 한전 경인건설본부장(오른쪽 두 번째)이 건설 현장을 찾아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경인건설본부의 최우선 과제는 한전 창사 이래 최대 건설사업인 500kV HVDC신한울-신가평 송전선로 공사(EP사업)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다.
오는 2021년 12월까지 신한울 원전에서 신가평 변환소까지 220km에 이르는 송전선로와 500kV HVDC 변환소 등을 건설하는 메머드급 사업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강원·경북지역 7개 지자체와 전문가 위원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한 후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EP사업이 지역주민과 한전의 상생발전을 도모하고 갈등해결의 롤 모델로 정립돼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수도권 전력수급 안정화와 HVDC 신기술 확보, 기자재 개발, 해외진출 기반 확보 등 전력산업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또한 건설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경인건설본부는 양주시 등 3개시 40개 마을에 철탑 86기, 36km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345kV 동두천-양주TL 공사’를 추진, 수도권 북부 계통보강에 나서고 있다.
당초 이 구간은 신도시 건설 및 지하철 개통 등 개발 기대감으로 선로 건설에 대한 거부감이 고조돼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예상됐던 곳이다.

그는 이러한 사업 여건을 고려해 지역주민과 상생에 기반한 열린 소통으로 건설민원 제로화에 나섰다.
“기존 전력설비가 밀집돼 있어 대형 민원 발생이 예상되던 동두천 복합화력 주변 구간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주민합의를 도출하면서 전 구간 반대 분위기가 합의 분위기로 돌아섰다”며 “특히 군사시설보호구역 내에 철탑을 세울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군·주민·지자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전사 최초로 군부대 영내에 철탑 4기를 건설하고 보호구역 내 근접 경과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이는 전력설비 건설이 매우 어려운 수도권지역 내 대규모 사업을 지역주민 반대 없이 추진한 모범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 경인건설본부는 집단민원 발생 방지를 위해 친환경 기술개발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주민친화형 터널 작업장(방음하우스)’이다.
“이 공법은 터널 작업장의 소음과 분진 등으로 인해 야기되는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됐다. 현장 실증과 시행효과 입증 이후 현재 관내 5개 수직구 공사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전력설비 수용성을 높이고 지역주민 갈등을 원천 차단하는 등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매년 급증하는 터널 유지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주는 ‘그라우트 주입구 누수방지용 기구’도 자체 개발, 회사 경영효율 향상에 기여했다.

지난 해에는 건설본부 최초로 모스크바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 기술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그는 “사업소 시공·설계인력을 국내외 전문 기술 교육에 적극 참여시켜 기술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건설분야 해외사례 연구 및 해외 엔지니어링 인프라 구축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단행해 전력 신기술 개발에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 ‘국민친화형 에너지 파크’ 형태의 변전소를 개발하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세부 건설계획을 들여다 보면 변전소를 짓는다기 보다는 친근한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이다.
“이제는 전력설비도 과거와 같이 숨겨야 하는 시설이 아니라 국민과 가까운 곳에서 공존하는 생활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전의 획일적인 박스형 건물형태에서 벗어나 주변과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했다. 부지 내에는 테마 산책로와 수림대를 조성하고 변전소 건물 위는 옥상정원을 만들어 개방한다. 변전소 주차장은 울타리를 없애 지역주민이 함께 사용할 방침이다.”

‘에너지 파크 변전소’에 대한 해당지역 반응 또한 긍정적이라고 전한 그는  “공원화 변전소 같은 발상은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의지와 생각만 있다면 도출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라며 “참신한 시도와 함께 항상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 사업에 대해서도 젊은 직원들의 관심이 높다고 했다.
신갈변전소와 흥덕변전소 간 약 1km를 23kV 대용량 초전도 케이블로 연결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그동안 연구나 검증 설비는 있었지만 실 계통에 상용화하는 사례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우수한 국내 기술력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다. 성공적인 사업 완수를 통해 초전도 전력기기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겠다.”

그는 “향후 전력계통은 FACTS(유연 송전시스템)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등 새로운 시스템이나 기기들이 많이 도입될 것”이라며 “직원들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더 나아가 건설 공사에 있어서도 “관리감독이나 안전관리를 잘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전 엔지니어로서 보다 ‘진일보한 길’을 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현장에서는 일하지 못한다.”
그는 공사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에도 남다른 의지를 나타냈다.
말로만 그치는 ‘구두선’이 아니라 과학적인 기법을 동원해 안전망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충, 새로운 시각에서 안전관리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 현장이 많다 보니 일일이 현장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건설사업 전반을 종합관리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안전관리 효율을 배가하는 한편, 모니터링을 통해 건설본부가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도로에 CCTV(감시카메라)를 설치하면 그만큼 사고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산업재해는 사고를 당한 본인은 물론이고 그 가족에게도 커다란 불행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사기와 생산성 저하 등을 초래하기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전! 소통! 신뢰! Change 업(業) 경인건설본부’를 사업소 슬로건으로 정해 전 직원이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조직구성원 상호간의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한전 최고의 ‘명품 건설 사업소’를 구현해 나가가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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