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돈 (주)벧엘엔지니어링 대표

최근 정장섭 중부발전 사장은 한 중소기업 사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정 사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주인공은 건축자재인 ‘그레이팅’을 생산하는 벧엘엔지니어링의 김상돈 사장.

벧엘엔지니어링은 기존 격자형 그레이팅의 단점을 보완한 트라이앵글 구조의 ‘매직 그레이팅’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11월 산업자원부로부터 신제품(NEP) 인증을 받았다.

그레이팅은 배수로의 쓰레기 유입을 막고 자동차나 사람의 통행을 원활하게 하는 철 구조물이다. 그러나 기존 격자형 구조의 그레이팅은 사람의 통행이나 휠체어, 유모차 등의 통행시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했다. 일종의 걸림 현상 때문이다.

그러나 벧엘엔지니어링이 개발한 트라이앵글 구조의 매직 그레이팅은 하중을 견고하게 지지할 수 있고 무엇보다 통행자가 보행할 때 걸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안정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또 배수기능이 탁월하고 강도가 기존 격자형보다 2~3배 정도 뛰어나 쉽게 찌그러지지 않는다.

특히 발전소의 터빈과 발전기 등이 설치된 공간은 중량물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그레이팅을 이용한 탈부착식 통로를 만들고 있는데 이 공간의 80%가 그레이팅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 사장은 장애인 단체를 후원하던 과정에서 휠체어의 바퀴가 빠지는 현상을 목격한 후 매직 그레이팅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 사장이 대기업인 중부발전의 정 사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이유는 지난해 11월 신제품 인증을 받고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에 중부발전 관계자들이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서울화력 4호기 터빈 룸에 이 제품을 처음으로 적용한 서울화력 기계부의 박인서 과장은 “발전소를 방문하는 외부인의 견학과정에서 이동시 발에 걸림 현상 등으로 불편을 겪어 왔다”며 “신제품 인증 정보를 검색하던 중 매직 그레이팅을 발견해 이를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과장은 “기존 격자형 그레이팅에 비해 실제로 걸어보면 걸림 현상 등이 발생하지 않고 시각적으로도 안정성이 높아졌다”며 “중소기업 지원 차원에서 신제품 인증 제품을 적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 매직 그레이팅(왼쪽)과 기존 격자형 그레이팅의 비교사진

김 사장은 “신제품 인증 제품을 누구보다 발 빠르게 적용해 준 중부발전의 노력 때문에 월성원전에도 납품을 하게 됐고 태안화력, 당진화력 등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며 “판로개척에 도움을 아끼지 않은 중부발전에 감사를 전할 방법이 없어 감사패를 수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소기업 사장으로부터 뜻하지 않게 감사패를 받게 된 정장섭 중부발전 사장은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에 서울화력에서 가장 먼저 그 제품을 활용해 도움을 준 것에 크게 감동한 것 같다”며 “흔치 않은 일인데 그 동기가 너무도 가상해서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그동안 전력산업의 특성상 안정성이 중시돼 중소기업이 진출하기에는 벽이 상당히 높았다”며 “공인기관에서 검증된 신제품 인증 제품 등은 과감하게 적용하도록 해왔고 앞으로도 일관되게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