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이 수년동안 방사성폐기물을 무단으로 폐기하고 용융·소각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와 시민단체가 들끓고 정치권도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원전제염해체 관련 시설의 방사성폐기물 관리실태에 대한 중간조사결과를 통해 ‘원자력안전법’에 규정된 방사성폐기물 처리절차를 지키지 않는 등 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은 현행법상 방사성폐기물 처분 전 핵종별 방사능농도에 따라 분류해 규제기관의 확인을 받아 처분토록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나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방사성폐기물을 무단으로 폐기했다는 것이다.

원안위 측은 ▲방사선 관리구역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폐기물 외부매립 ▲서울 노원구 공릉동 연구용원자로 해체 시 발생한 콘크리트·토양 일부 원자력연구원 내 폐기 ▲작업복 세탁수 등 액체방사성폐기물 무단 배출 ▲방사선 관리구역에서 사용한 장갑·비닐 등의 무단 배출,소각 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폐기물 용융시설 허가 전부터 용융 ▲허가받지 않은 핵종이 포함된 폐기물 용융 ▲폐기물 소각시설에서 허가받지 않은 폐기물 소각 ▲해당 시설의 배기가스 감시기 측정기록 조작 등 허가사항을 위반해 방사성폐기물을 용융·소각한 사실을 적발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위반행위와 관련된 방사성폐기물의 원자력연구원 내 보관현황을 확인했고, 외부로 반출된 폐기물 중 회수가능한 방사성폐기물은 원자력연구원 내로 이동해 일반인 등이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종경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폐기물 무단폐기 특별검사 결과와 관련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책임자 처벌은 물론 향후 재발방지을 위한 안전조치를 포함해 철저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