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는 지금은 순 우리말이 되었지만, 원래는 만주어 sunt'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돼지의 창자 속에 쌀·두부·파·숙주나물 등을 넣고 삶아 익힌 음식인데, 골집이라고도 부른다. 순대찜은 순대를 쪄서 익힌 음식, 저장증(?腸蒸)이다. 또 돼지를 삶은 국물에 순대를 넣고 끓인 국을 순댓국이라 한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이다.

소시지(sausage)는 동물의 창자 또는 인공 케이싱(casing)에 양념을 하여 다진 고기를 넣은 육가공품(肉加工品)인데 우리는 국산 순대와 구별하여 이를 흔히 서양식순대, 양순대라 한다.
서양의 소시지는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가늘게 부수어 순대로 한 것을 말한다. 보통 원료로서는 햄(ham)을 만들 때 나오는 찌꺼기 고기를 사용한다.

이와 같은 고기는 힘줄 등 굳은 부분을 포함하므로 일단 부수어도 상당히 거칠다. 이것을 없애기 위해 부술 때 돼지기름을 많이 가미한다. 이러면 매끄러운 기가 더해지고 부드럽고 연해진다. 이 때문에 영양적으로는 햄보다도 단백질이 적은 대신에 지방이 많고 결과적으로 칼로리는 높다.

역사적으로는 소시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던 고기의 가공품이다. 즉 기원전 9세기에 저술되었다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머(Homer)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Odyssey)》에 병사들이 부순 고기를 반죽하여 순대로 한 것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소시지가 뚜렷이 기록에 남아있는 것으로는 이것이 제일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스와 로마시대를 통하여 소시지는 이와 같은 나라들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았으며, 그래서 여러 가지 문학작품에 소시지가 등장한다. 그리고 4세기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Constantinus 大帝:80-387)는 일반 시민이 이와 같이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을 지나친 사치라고 하여 소시지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금령(禁令)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진작 소시지가 유럽의 중심부에 파고 들어가 퍼진 것은 상당히 나중의 일이었다. 십자군(十字軍;the Crusade)의 전투에 의해 출정한 병사들의 많은 수가 전사하거나 포로가 되었다. 그러나 그 중 일부는 영국으로 돌아갔는데 그때 보석이나 직물(織物)들과 함께 소시지를 갖고 갔었다고 한다.

소시지의 일반적인 제법은, 원료가 되는 고기를 가늘게 썰어 이것에 소금·초산염류 등을 넣고 1주야 정도 절여서 담근다. 이것을 고기저미는 기계로 가늘게 부수고 첨가물이나 돼지기름 등을 넣고 잘 섞어 부순 후 케이싱(casing)에 담가 넣고 물로 끓인다. 또한 훈연(燻煙)하여 건조하는 것도 있다. 전자가 보통 만들어 지는 도메스틱(家內;domestic)소시지이며 후자는 드라이 소시지이다.

순대를 하는 케이싱은 예전에는 양의 장(腸)을 주로 썼으나, 현재는 돼지의 장이나 인공 케이싱이 쓰이고 있다. 인공의 것으로는 플라스틱제의 것과 셀루로우스계(cellulose系)의 것이 있다.
도매스틱소시지는 보통 흔히 볼 수 있는 소시지로서 수분 함유량이 많은 신선(新鮮)한 식료품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제법이 쉬우며 그 외에 어떤 고기라도 사용할 수 있다. 내장이나 선지 등을 사용한 소시지도 많다. 도매스틱 소시지에는 포크·브러드·리오나·보크와르스트 등의 소시지가 있으며 종류도 대단히 많다.

드라이 소시지는 건조돼 있으며 보존성도 좋으나 보존성(保存性:storability)을 늘리기 위해 염분이나 향신료(香辛料) 등을 가한 것이 많다, 살마미(salami)·셀베라트·모르타데라 등이 있다. 이외에도 생선 소시지 등도 넓은 뜻의 소시지로 다룰 수 있으나 100%의 돼지고기 것만 소시지라 하고 다른 고기를 혼합한 것은 일반적으로 미트(meat)라고 칭한다. 한국의 소시지는 흔히 축육(畜肉)·닭고기·토끼고기·생선의 혼합물로 100% 돼지고기의 것은 매우 적다.

소시지에는 보통 제조연월일과 제조회사명, 그리고 사용한 고기의 양이 많은 것에서 작은 것으로, 그 외의 사용재료를 기재할 것을 의무화 하였다. 따라서 살 때에는 이와 같은 것들을 꼼꼼히 확인하여 확실한 것을 사는 것이 좋다. 품질의 좋고 나쁨을 가려내는 것은 햄보다는 어려운 일이지만 보통 도매스틱 소시지라면 잡고기가 적은 쪽이 맛있는 경향이 있으므로 빛깔로서 판별하는 것이 좋다.

즉 잡고기가 많이 들어간 것일수록 인공 착색료를 많이 쓰며, 색도 짙다. 이에 반하여 돼지고기만을 가지고 만든 것이나, 이에 가까운 것은 깨끗한 앵두 빛을 띠고 있으며 빛도 밝다. 또한 잡고기가 많을수록 이것을 얼버무리려고 인공감미료 등을 많이 첨가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같은 것을 끊이는데 넣으면 즙(汁), 전체가 달콤해져 맛이 없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시지를 먹을 때에는 케이싱채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사용하기 전에 통째로 더운물에 넣고 표면을 소독한다. 통째인 경우에는 자르는 데를 매일 조금씩 잘라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보통 1개월간은 충분히 지탱할 수가 있게 된다.

소시지를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저민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조리하여 장(腸)에 채워 넣은 식품. 현재는 재료로 쓰는 고기도 여러 종류가 있으며, 장대신 셀로판 등의 자루에 채운 것이 많다.

종류 ①드라이 소시지:장기간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수분이 적은 소시지. 살라미 소시지가 대표적이다. ②도매스틱 소시지:소금에 절이지 않고 금방 채워 보존한 프레시 소시지와 훈제시킨 뒤에 끓이는 스목트 소시지가 있다. 스목트 소시지에는 위너·볼로니아·리오나 등이 있다. 도메스틱 소시지는 오래 보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