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사에 큰 획을 그은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가 ‘배전자동화’다.
한전이 정전시간 최소화로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데는 과거 국내 배전자동화 개발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한전은 2003년 태풍 ‘매미’가 내습했을 당시 배전자동화 시스템으로 종전 대비 1/20로 정전시간을 최소화시켰다. 당시 정전시간 복구 사례 분석 결과를 보면 인력에 의한 복구시 53.8분이 소요되던 것이 국내 배전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3.3분으로 단축됐다. 전력사의 획기적인 변화다.
누군가 ‘세상을 뒤흔든 혁명도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하였던가.
‘배전자동화’ 기술은 전력계 소수 종사자에 의해 시작됐지만 이들의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이 이룬 기술은 이제 세계시장에서도 함부로 넘지 못할 견고한 아성이 됐다. 특히 중국의 우리 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시도는 아주 치열하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한전KDN을 주축으로 업체간 배전자동화 기술을 공유하고 한전KDN과 협력 업체 등이 함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이색 세미나가 개최 되는 등 배전자동화 기술의 변신은 아직도 눈 부시다. 국내 배전자동화 기술의 흐름을 살펴보고 기술개발을 선봉하는 한전KDN과 단말기 제작사 등 배전자동화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인물들을 만났다.

■ 배전자동화는

고장 실시간 파악 정전복구 해결사

배전자동화는 한전 사업소 중앙제어실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 원거리에 산재돼 있는 배전선로용 개폐기의 상태 감시 및 제어를 수행하고 전압·전류 등을 계측하며 고장발생시에는 자동으로 고장구간을 확인해 배전선로 계통운전을 원격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77년도 배전자동화사업 추진 계획이 수립돼 83년도 배전자동화 연구계획이 확정, 다양한 길을 걸어오다 90년 12월 ‘한국형 배전자동화시스템 개발 연구’가 상공부의 국책연구사업으로 개발 착수돼 전력연구원, 전기연구소(현 전기연구원), 6개 생산업체 등이 93년까지 공동 수행하며 기술개발의 꿈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형배전자동화시스템 실계통 실증 연구’가 전력연구원과 전기연구소의 연구로 한전 강동지점 25개 D/L 개폐기 125대를 설치해 94년 4월에 진행됐고 98년에는 소규모 배전자동화시스템이 16개 사업소에서 시범 실시됐다.
사실 배전자동화 기술은 97년도까지는 신뢰도 부문에서 어려움이 많이 따랐다.
98년 공개 입찰로 저가 경쟁이 유발되고 비표준화, 비호환성, 사후관리 네트워크가 부족해 시스템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행착오 끝에 한전은 99년 KDN과 수의계약을 추진, 같은 해 배전자동화시스템 표준화 및 66개로의 확대 적용을 이뤘다.
배전자동화 61개 사업소 확대 적용 및 종합시스템 검증(2000년), 배전자동화 30RO 사업소 확대적용 및 종합시스템 표준화(2001), 배전자동화시스템 주장치 전국 모든 사업소 보급 완료(2002)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돼 기존의 목표를 달성하는 동안 배전자동화시스템 유지보수도 내실을 기해 시행됐다.
이러한 웹 기반의 배전자동화 운영시스템이 개발돼 배전자동화 설비 현황, 운전 및 유지보수 실적 통계관리가 손쉬워졌으며 배전자동화 운영기술자료와 신기술 정보 및 운전 노하우 교환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졌다. 
그중에서도 배전자동화의 가장 큰 성과는 고장 위치를 즉시 찾아내 신속히 전기공급을 재개시켜 정전시간을 단축, 국민 불편을 크게 개선했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배전자동화 국산화 기술로 수입대체 효과를 얻고 이에 따른 중·소 업체들의 기술 향상도 눈에 띌 만큼 향상됐다.
실제 한전 전력연구원이 2002년도 배전자동화용 응용프로그램 개발 및 시스템간 연계에 관한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종합자동화시스템 수입대체금액 2,952억원, 소규모시스템 수입대체 효과가 7,785억원 등 총 1조 737억원의 대체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또 배전자동화시스템을 이용한 배전설비 신규투자 억제효과는 경제적으로 1조 920억원에 달한다.
그밖에 지점에서 배전자동화시스템을 이용해 고장구간을 파악하고 개폐기를 원격으로 조작함으로 현장 출동횟수 및 작업시간이 대폭 감소되는 등 현장 근무자의 근로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배전자동화 기술의 진보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최근에는 정전시 정전구간을 쉽게 찾아내 분리하고 전기품질 감시 역할에 현장기기간 중계 서비스 기능과 사용자 현장 오조작 방지까지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배전자동화용 다기능 단말장캄 등 획기적이고 편리한 신기술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배전자동화 관련 종사자들은 “해외에서 우리 배전자동화 기술이 우위에 있다”며 “향후 배전자동화 기술이 해외에서도 빛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