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한국 기업의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화 방지가 필요하다.”
강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노화를 잊은 동안(童顔)기업의 비결’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오랜 나이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거듭하며 젊음을 유지하는 기업에게서 비결을 배울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이미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절반 이상이 설립 40년을 넘겼다. 불과 10년 전인 2005년에는 설립 40년 이상의 회사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장기업의 평균 연령 역시 지난 10년 사이 5년 가량 높아져 설립 38년에 바짝 다가섰다. 강 책임연구원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제조업의 고령화가 더욱 심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고령화는 연륜과 빈틈없는 시스템으로 무장한 기업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바람직할 수도 있다”면서도 “과거와 완전히 다른 환경 속에서는 과거의 경험보다 혁신이 더 중요하다”며 “우리 기업들이 조직의 노화를 막지 못해 혁신과 변화의 의지를 잃게 된다면 더 이상 설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직이 노쇠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단이 필요하다”며 노화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 조직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증상을 제시했다. 복잡한 주름과 두터운 군살, 미래의 발목을 잡는 왕년의 성공, 몸을 묶는 촘촘한 이해관계가 그 것이다. “오랜 세월 누적된 불필요한 규정과 계층은 조직을 느리게 만든다. 과거의 방식에 집착하게 해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거부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게도 한다. 조직 안팎의 해묵은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실행력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오랜 나이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거듭하며 젊음을 유지하는 기업들에게서 그 비결을 배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변화를 향한 열망, 그리고 고객과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 세월의 흐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특히 젊음을 유지하는 기업들은 안정과 변화를 섞는 황금비율을 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균형잡기의 명수인 장수기업들은 작은 변화를 꾸준히 추구해 조금씩 자신을 바꿔가며 스스로에게 변해야 할 이유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위해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거나, 지속적인 변화를 위한 원칙을 설정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한편으로는 조직의 기반인 고객의 변화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조직을 날렵하게 유지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