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내면에 있는 난처한 감정에 대하여 다정하게 대해주면 그 감정이 인생의 중요한 지혜로 변하여 지금까지 깨닫지 못하였던 중요한 것을 가르쳐준다. 자기감정을 자기의 일부로 확실하게 인정해 주며, 감정이 말하고자 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면 마음이 편해지고, 현재의 자기수용이 가능해지며 현재의 자기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받는다. 그러나 그 감정을 인정해 주거나 공감하지 않고 부정하거나 억압하게 되면 변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 심리학자, 유진 젠들린 -

사람들은 중요한 문제일수록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감정이나 직관과 같은 ‘비이성적 요소’들은 열등한 요소로 치부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요? 과연 감정을 배제할수록 우리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 사실 결정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 차원에서 이루어집니다.

외부적 정보에는 감정이 없을 수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감정이 있어야 결정이 이루어집니다. 이성의 기능이란 결정을 위한 분석에 가까울 뿐입니다. 신경과 의사인 다마지오의 환자사례를 보면 이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30대 사업가인 엘리엇은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계산, 사고, 기억, 언어, 운동, 감각은 정상이었고 생활에도 큰 지장이 없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수술과정에서 감정정보를 받아들이는 전두엽의 안와전두피질도 함께 제거되어 유독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감정은 없고 이성만 남은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성만 남은 그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는 사소한 의사 결정조차 하지 못하고 감정적 자극에 둔감하게 되어 결국 사업도 결혼생활도 파탄에 이르고 맙니다.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은 이성까지 잃어버리게 된다는 매우 중요한 임상적 사례입니다. 엘리엇을 담당했던 다마지오 박사는 후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느낀 후 안다. 느끼기 전에 알면 안 된다."

상담을 해보면 정서적 자각이 함께 하지 않은 인식이 얼마나 힘이 없는 것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오랜 습관에서 벗어나고 삶의 패턴을 깨뜨릴려면 정서적 각성이 요구됩니다. 삶의 의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성적으로 옳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끌리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도 이성적으로 따지고 분석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움직임 때문이고, 도전을 하지 않는 것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두려움과 같은 감정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성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비이성이라는 투 톱 시스템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정서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감정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감정과 이성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그 안에서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당신의 감정과 이성은 서로 어떤 사이입니까? 서로 얼마나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