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러시아 터키 등 신흥국의 성장세가 멈췄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정체됨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부담이 커져 새로운 성장전략을 짜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리나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56%에 달한다.

LG경제연구원은 3일 ‘신흥국의 신흥시대 끝났다’ 보고서에서 “신흥국이라는 용어에는 빠르게 성장세를 이어가 선진국과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믿음이 배어 있었지만 최근 신흥국 경제는 이런 고성장세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국 저성장의 배경에는 우선 수요측면에서 세계경제의 양대 축이던 선진국과 중국의 수요부진이 있다. 선진국 소비수요를 떠받쳤던 부채 증가 속도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조적으로도 선진국은 인구고령화와 노동생산성 하락이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크게 높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던 중국은 7% 성장도 버거운 상황이고, 중국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소비중심 성장으로의 구조변화는 신흥국의 수출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공급측면에서는 신흥국의 투자율을 높이는데 기여했던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의 확산이 주춤하고 있다. 전 세계 수출 중에서 부분품의 비중이 줄어들고, 대신흥국 직접투자 증가율도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신흥국 경제의 구조적 부진이 이어진다면 우리경제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에 대한 수출로 우리경제가 얻는 부가가치는 GDP의 23%에 이르는데다, 미래불안과 가계부채부담 등으로 내수기반 성장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신흥국의 경기부진은 우리 경제가 내수성장을 통해 수출주도 성장의 한계를 극복해나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구조변화로 수출중심국보다 내수중심국의 성장세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까지 수십 년 간 선전해 온 수출에 주력하면서도 연금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규제완화를 통해 잠재수요가 있는 서비스의 공급애로를 제거하는 등 내수성장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대응방식 변화를 요청했다.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흐름을 인정한다 해도 긍정적인 면은 있다”고 지적한 그는 “중국 등 일부 거대국가들의 경우 도시화가 더욱 진전되고 핵심소비인구계층이 커지는데다 내수확대정책으로 소비시장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신흥국의 차별화를 고려한 전략의 재검토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