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自己)의 이유(理由)가 자유(自由)라고 생각해요. 자기의 이유를 갖는 것이 자유입니다. 다른 사람의 이유로 자기가 움직이는 것, 그것은 자기가 동의했건, 또는 충분히 공감을 하건 그건 부자유한 거라고 생각해요. 대학의 교육도 마찬가지로 현실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띄우고 근본적인 것에 생각을 모우는 곳이어야 합니다. 자본의 논리로부터 독립하는 시간과 공간을 대학이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지요. 자기의 이유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신영복 선생의 나의 대학생활 중에서-

인간관계도 어렵고 학교 공부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해 휴학을 한 대학생이 복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는 복학해서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복학하는 이유가 뭡니까?” 그는 머뭇거리다가 대답합니다. “복학하는 것 말고는 선택이 없어서요.” 나는 그에게 복학해서 잘 지내려면 복학해야 하니까 복학해야 한다는 이유 말고 왜 복학하는지에 대한 자기 이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어떤 이유가 좋을 지 나에게 다시 물어왔습니다. ‘어떤 행위에 있어 자기이유를 갖는 다는 것’이 그에게는 너무 어려웠나 봅니다.  

심리훈련 워크샵에서 상황 극을 진행할 때가 있습니다. 먼저 이렇게 상황을 상상하도록 유도합니다. 여러분도 가만히 상상해보세요. ‘자, 눈을 감아 보세요. 그리고 제 이야기를 듣고 상상을 해보세요. 오늘 이 워크샵이 끝나고 여러분은 집에 갑니다. 그런데 너무 어이없고 억울하지만 갑작스럽게 돌진한 차량에 의해 아무런 손쓸 틈도 없이 바로 죽게 됩니다. 이제 당신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당신은 이승과 저승 사이에 있는 염라국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억울한 죽음을 당한 여러분에게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왜 다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3분 동안 당신이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이야기해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이유를 이야기해야 할지 참 어려워하고 그 순간조차 다른 사람들이 듣기 좋은 이유를 찾으려고 합니다. 만일 당신이라면 어떤 이유를 이야기하겠습니까?

한번 뿐인 인생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인생을 두 번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첫 번째 인생은 누구나 살아가는 인생입니다.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태어났기 때문에 사는 인생입니다. 이 인생의 기간에는 삶의 이유를 잘 모른 채 다른 사람의 이유로 살아가거나 태어났으니까 살아가는 인생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인생은 그렇게 한 번으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합니다. 인생의 어느 순간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고 비로소 자신의 이유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기이유를 가지고 진짜 인생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당신은 자기 이유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