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몸의 공간 구석구석이 모두 기적이다. 나의 모든 신체기관과 몸가짐은 환영받는다. 어떤 작은 부분도, 그 부분들의 쪼가리도 형편없는 것은 없다.”
 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 (1819~1892)

몸에 스스로 상처를 내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화를 이야기하고 받아줄 사람이 없어 화가 나면 벽에 머리를 박는 사람도 있고,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몸을 칼로 긋거나 몸에 상처를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뚱뚱한 자신이 싫어서 생리가 끊어질 정도로 극심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정신없이 먹고 토할 만큼 폭식하는 사람들도 있고, 알코올이나 약물중독처럼 몸을 해롭게 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리 아파도 애써 무시하고 치료를 받지 않거나 경고가 오는 데도 쉴 줄 모르는 것 역시 일종의 자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돌아보면 몸을 함부로 대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태어나면서 몸의 소중함에 새삼 눈뜨게 되었습니다. 혹시 초음파로 태아가 자라나는 것을 보신 적 있나요? 참 신기합니다. 처음에는 1cm도 안 되는 작은 점 하나가 보이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면서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심장이 보이고 심장 소리가 들리며 점점 아이의 형상으로 자라납니다. 신비 그 자체입니다. 자기 자식이지만 ‘이 생명이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로움이 절로 느껴졌습니다.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몸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면서 자신의 몸을 잘 돌보지 않는 것은 사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신성(神性)이 있다면 우리의 몸은 그 신성이 머무는 사원입니다. 우리 안에 삶의 원동력과 가능성이 있다면 내 몸은 이를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어찌 소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남과 다른 모습의 몸은 있지만 쓸모없거나 경멸해야 할 몸은 없습니다. 상처를 내거나 혹사시켜도 되는 몸은 없으며 우리 몸의 어떤 부분도 함부로 여길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얼마 전 어딘가를 급하게 가느라 서두르다 팔이 긁혔습니다. 벌겋게 달아오른 팔을 보면서  순간 이런 독백을 했습니다. ‘몸을 다쳐가면서까지 서두를 것은 없어. 몸이 소중해.’라고 말이지요. 당신은 몸을 존중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