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일도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알의 과일, 한 송이의 꽃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나무의 열매조차 금방 맺히지 않는데, 하물며 인생의 열매를 노력도 하지 않고 조급하게 기다리는 것은 잘못이다.”
-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투스- 

대학생 때 등단한 마 종기 시인은 군의관 생활을 끝내고 고국을 떠나 미국에서 수련생활을 보낸 뒤 미국 의과대학의 교수가 되었습니다. 바쁜 생활로 인해 미국에 간 뒤로는 시를 쓰지 못했다가 10년이 지난 뒤 다시 시를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쓴 시들은 너무 생경하고 작위적인 느낌이 들어 시를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절망감에 빠졌습니다.

그 즈음에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 모음집인 <반 고흐의 편지>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고흐의 글 중에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라는 말에 의식이 꽂히게 됩니다. 이 말은 그의 가슴에 꽂혔고 천천히 하면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을 다시 심어주었습니다. 이 말은 그의 문학의 화두가 되었고 이후 그는 매해 여덟 편 이상의 시를 고국의 문예지에 발표해왔습니다.

<티핑 포인트>와 <블링크>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말콤 글래드웰은 어린 시절 캐나다 마라톤 챔피언이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던 그는 15세 때 1등에서 밀려나면서 마라톤에 흥미를 잃고 그만둡니다.

대학 때 다시 마라톤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의 능력은 현저히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는 어릴 때의 뛰어난 재능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이를 조사했습니다. 13세 때 캐나다 전국 순위 15위에 들었던 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24세가 되었을 때의 랭킹을 조사한 것입니다. 그 결과, 24세 때 전국 순위 15위에 들어있던 선수들 중 13세 때 15위 안에 들었던 선수는 단 한 사람밖에 없음을 발견하였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24세 때 캐나다 랭킹 1위인 선수는 어린 시절 글래드웰을 비롯한 엘리트 선수들로부터 조롱을 받던 별 볼일 없는 아이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비단 운동선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어떤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어낸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것은 ‘위대한 반복’이었습니다. 즉, 성인기의 성취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재능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지속적인 실천에 어려움을 보이는 사람들은 ‘all or nothing’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하거나 혹은 안 해버리거나’입니다. 즉, 잘 하는 것만을 추구하다보니까 결국 무언가 잘 안되거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안 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황금 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더라도 ‘all or nothing’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한 그 재능은 피어날 수 없거나 일찍 시들 수밖에 없습니다.

‘all or nothing’에서 ‘slow but steady’라는 정신으로 삶의 모토가 바뀔 때! 삶은 계속 성장하고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