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 ITER 국제기구 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박구원 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프랑스로부터 한국전력기술(사장 박구원)에 낭보가 전해졌다. 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열린 ‘ITER Business Forume 2015’에서  한전기술이 ‘Invest in Provence Award’를 수상한 것이다. 이 상은 프랑스의 프로방스 외국 투자유치청과 마르세이유 상공회의소가 프랑스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한전기술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사업의 현지 지원체계 강화를 위해 지난해 6월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에 ‘ITER 국제기구 연락사무소’를 개설해 ITER 사업의 활성화를 촉진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ITER 국제기구는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러시아, EU 등 선진 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초대형 국제공동 연구개발 사업이며, 프랑스 카다라쉬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전기술은 2007년부터 전문기술인력을 파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6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에너지 기술 자립으로 선진국 진입 묵묵히 뒷받침
한전기술은 1975년에 설립됐다.
70년대 초반 석유파동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웠다. 원자력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원자력은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고 경제성이 뛰어나다. 대통령의 의지가 실린 결정이 이루어졌다. 한전기술은 원자력발전소 설계기술 자립의 목표를 갖게 되었다. 고리 1호기부터 한전기술의 기술자들이 투입되었다.

한국전력기술-국가핵융합연구소 간 상호협력협약 체결(왼쪽이 박구원 한국전력기술 사장)

선진기업의 하도급사로서 제한적인 기술지원 업무만 수행할 수 있었다. 70년대와 8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 경제의 인프라는 열악하기만 했다. 선진국의 기술장벽 역시 높기만 했다. 한전기술의 사훈은 ‘열심히 공부하며 성실하게 일하자’이다. 기술력도 자본도 빈약한 국가의 기술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영광 3,4호기 건설을 통해 한국표준형원자력발전소(OPR 1000)의 설계기술이 자립되었다. 울진 3,4호기 건설에 적용되면서 OPR 1000은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의 주력 모델로 자리잡았다.

석탄화력도 값싼 에너지원이다. 그리고 석탄은 세계 여러나라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그래서 석유처럼 국제정세에 민감하지도 않다. 석탄화력 설계기술의 자립은 우리나라의 전력원의 다변화와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게 하였다.

500MW급 석탄화력 설계기술의 표준화를 시작으로 800MW급 설계기술 확보와 함께 1000MW급의 석탄화력 설계기술을 확보하였다. 1000MW급의 석탄화력화력발전소는 발전단가가 저렴하고 친환경 설비를 강화했다.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 배출의 문제점을 해소했으며, 발전용량도 원전 수준으로 대형화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전력수급 해결사로 새롭게 조명이 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술회사로 성장
한국전력기술은 글로벌 기업이다. 원자력 설계기술은 UAE에 수출되었다. UAE 원전은 APR1400 설계기술이 적용된다. OPR1000에 이은 수출형 원전 노형이다. 한국전력기술은 정부의 G7 선도과제로 APR1400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APR1400기술은 경제성, 안전성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우리나라의 차세대 원전노형으로 건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UAE를 시작으로 핀란드, 동남아 등에 후속 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가나와 코트디브아르에도 한국전력기술의 화력설계 기술이 수출되었다. 설계기술 뿐만 아니라 기자재 구매와 건설을 아우르는 EPC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EPC 사업 수주는 한국전력기술의 사업확장과 다변화 전략의 추진이다. 한전기술이 설계기술회사에서 구매와 건설관리까지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래 에너지 신기술에 눈을 돌리다
한전기술은 미래에너지 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원자력과 화력 설계기술은 전통적인 핵심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핵융합에너지 등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전기술은 ITER 사업이 시작된 2007년부터 끊임없이 핵융합 분야의 문을 두드렸다. 발전소 설계 전문회사로 시작해 글로벌 에너지공기업으로 성장한 한전기술에게 핵융합에너지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미래 성장동력이었다.

한전기술은 2008년 10월 ITER 국제기구에서 발주한 ‘전기기기 설치 설계지원’ 용역의 국제 공개경쟁 입찰에서 처음 수주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ITER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 잇따라 ▲타입 B 방사성폐기물처리　및　저장시스템 최적화 ▲설계 및 기술지원용역(ETS) ▲ ITER 상세수행절차 개발 등 600여억원 이상의 사업을 수주하기에 이른다.

2014년 1월 국가핵융합연구소와 상호협력 협약을 맺은 한전기술은 핵융합발전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 분야에서 공동연구 및 인력 · 학술 교류 등을 추진키로 하고, 2014년 6월에는 ITER가 건설 중인 프랑스 카다라쉬 근처에 ITER 국제기구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핵융합에너지 분야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연락사무소 설립은 ITER 사업과 핵융합분야에 대한 한전기술의 참여의지 및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를 통해 앞서 수행중인 ITER 사업의 현지 밀착 지원과 사업 참여확대는 물론, 프랑스를 거점으로 한 EU지역의 발전플랜트 시장진출을 활성화 한다는 장기적 전략이다.

한전기술은 ITER 핵심장치인 토카막냉수계통 최종설계 사업 수주는 물론  단계적으로 ITER 사업의 설계, 조립 및 설치, 시운전, 사업관리 등 전 분야의 역무를 수행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하고 있다.

창조·혁신 중심에서 세계 중심기업으로
한전기술의 성장과 발전의 배경에는 최고 수준의 전문 기술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전체 2,200여명의 인력 중 약 84%에 달하는 기술·연구인력(석?박사 학위 소지자 700여명, 기술사 등 900여명)은 한국전력기술의 핵심자산이다.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매출액의 10% 이상을 R&D 부문에 지속 투자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전력기술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는 한국전력기술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8월말까지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하게 된다.

한전기술은 김천혁신도시 시대를 맞아 새로운 40년을 넘어 100년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천혁신도시라는 작은 지역에서 창조와 혁신의 중심으로서 세계를 바라보는 기업으로 재도약해 나간다는 것이다.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북지역과의 동반성장 실현부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전력기술 교육프로그램 시행 등 한국전력기술에 특화된 다양한 지역 협력사업이 추진 중이다. 특히 경상북도의 역점사업인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조성과 ‘원자력시설 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유치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며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 및 기술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