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민들에 대한 대규모 횡단연구인 전국아동발전연구(NCDS) 자료에는 영국인의 행복도에 대한 조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를 보면 부와 행복은 상관관계가 없지만 미숙련 노동자를 5단계로 보고 가장 전문성을 갖춘 직업인을 1단계라고 볼 때 상위단계로 올라갈수록 행복도가 올라갔습니다. 그렇다면 부외에 어떤 요소가 사회계층과 관련이 있었던 것일까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계층이 높을수록 ‘자기결정의 권한’이 높은 게 중요한 행복의 요소였습니다. 즉,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통제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면 1계층에서 가장 높았고 5계층에서 가장 낮게 보고 된 것입니다.

상기조사에 의하면 가난하지만 개인적 통제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가 7.85로 나타났지만 부자이면서 통제점수가 낮은 사람들은 5.82로 낮게 조사되었습니다. 이 말은 삶을 통제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거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다면, 비록 소득이 낮더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리더그룹과 비리더그룹 간에 누가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까요?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이 지위에 따른 스트레스 조사를 실시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주관적인 보고와 객관적으로 측정한 코티졸(스트레스 호르몬) 수치 모두 권한이 높은 리더일수록 낮게 나왔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상황을 통제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리더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었습니다.

정신과 의사를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방법을 묻습니다.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나는 가장 본질적인 대처법은 인생에 대한 결정권을 스스로 가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을 때 가장 멀미를 안 할 수 있는 것처럼 삶의 스트레스를 가장 안 받는 방법은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고 책임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마차의 가장 선두에서 달리는 말이야말로 장애물도 피할 수 있고 경치도 즐길 수 있는 법이니까요. 동기이론가 중에 리차드 드참 Richard deCharms은 자신을 어느 정도로 그 행동의 주체로 지각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주인origin'과 '노예pawn'로 구분을 하였습니다.

즉, 주인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는 사람을 말하고, 노예는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외적 힘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는 사람을 말합니다.

물론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외부에 맡긴 채 살아가는 것은 더 힘든 일인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당신에게 달려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