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쌓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 돌궐족의 명장, 돈유쿠크 묘비명 -

캐나다의 미디어학자 마샬 맥루한은 1967년 그의 저서에서 "미래 사람들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면서 전자제품을 이용하는 유목민이 될 것이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지만 어디에도 집은 없을 것이다."라는 예언을 했습니다. 47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예상대로 우리는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얼마 전만 해도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생활하고 죽는 것이 보편적인 삶의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모두 다르기 쉽습니다.

게다가 스마트 폰과 SNS의 등장은 우리에게 진정한 이동성과 새로운 연결성을 부여하여 보다 넓은 세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유비쿼터스라는 말은 ‘도처에 있다’는 뜻의 라틴어로 언제 어디서나 정보통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지만, 사람들이 고착되어 있지 않고 도처에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유목민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그렇다고 옛 유목민과 같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한 지역에 정착하지 않고 이동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폐쇄적인 집단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신 노마드는 새로운 연결을 맺어가며 다양한 연결을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옛 유목민처럼 집단으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노마드 시대는 ‘나’ 자신이 인간관계망의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혈연이나 지연과 같이 어쩔 수 없이 귀속되는 관계가 중심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정보 혹은 가치 등을 따라 능동적으로 연결해나가는 관계가 중심입니다. 누군가 와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필요한 관계망을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 중 정착의 역사는 3%에 불과하고, 97%는 이동하고 끝없이 옮겨 다닌 역사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정착생활로 억누를 수 없는 유목민의 유전자가 있습니다. 집 한 채 장만하는 것이 쉽지 않고, 평생직장을 찾아보기 힘든 불안정한 세상이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한 지역, 한 직장, 한 업종에 매이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새로운 삶의 영토를 찾아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시대를 맞이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공간적 유동성은 물론 자신의 역할을 고정하고 하나의 삶에 뿌리를 내리고 과거의 생각에 붙들려 있는 모든 고착의 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정신적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신 노마드 시대를 살아갈 핵심적인 태도입니다.

지구가 새로운 움직임으로 꿈틀거리는 신 노마드 시대! 붙박이처럼 살고 있는 나에게 이야기해봅니다. ‘나를 옭아매는 것들에서 벗어나자. 보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