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불과 한 세기 전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인생을 2배로 살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2배로 길어진 인생은 무엇을 의미할까?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생이 길어진 것이 아니라 ‘늙음’이 길어진 것이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스스로 인생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길어진 것은 보다 많은 경험을 쌓고 계속 성장하고 자신의 진정한 삶을 꽃피울 수 있는 시간이다.”
- 문 요한의 <스스로 살아가는 힘> 중에서 -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두 번의 큰 위기를 만납니다. 첫 번째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일컬어지는 사춘기이고, 두 번째는 중년의 위기입니다. 단언컨대 이 두 가지 위기를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의 발달에 있어 꼭 필요한 과정이며 우리는 이 위기를 잘 겪어내야 삶이 더욱 단단해지고 스스로 살아갈 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두 시기의 공통점은 정체성의 혼란을 특징으로 합니다.

즉, ‘나는 누구인가?’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라는 묵직한 질문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기와 소통하지 못하거나 삶에 대한 주인의식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위기가 중독이나 외도와 같은 삶의 탈선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반면 스스로 살아갈 힘이 있는 중년은 이 위기를 자기 인생을 살아갈 계기로 만들어냅니다. 진짜 자신의 인생을 찾고 자기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그 방향은 정답이 없지만 취향이나 기질에 따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모험가 유형입니다. 이들은 마라톤이나 패러글라이딩과 같이 도전적인 시도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느끼고 자신감을 회복하려는 사람들입니다.

둘째는 창조자 유형입니다. 공방에 다니며 자신이 직접 가구를 만들기도 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쓰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홈인테리어를 꾸미는 등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냅니다.

셋째는, 구도자 유형입니다. 이들은 중년이 되면서 보다 자기를 성찰하고 정신적 세계에 깊은 관심을 지닙니다. 신앙이 더욱 깊어지거나 심리학, 철학, 영성 등의 공부를 통해 진정한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합니다.

넷째는, 낭만가 유형입니다. 이들은 의무와 책임을 내려놓고 삶을 즐깁니다. 노래나 춤을 즐기거나, 예술을 감상하거나 여행을 자주 떠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다섯째는, 창업가 유형입니다. 이들은 이제 시키는 일에서 벗어나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조직에서 벗어나 자신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창업을 하는 이들입니다. 여섯째, 정원사 유형입니다. 이들은 텃밭을 가꾸거나 농장을 꾸미기도 하고,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생활을 하는 이들입니다. 일곱 번째, 봉사자 유형입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고 돌보거나 지역문화재를 안내하는 등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봉사함으로써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이들입니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자율성을 아동기와 청소년기 혹은 청년기에 있어 중요한 발달과제라고 여겨왔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자율성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에 주어진 과제나 필요한 능력이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고 평생 동안 나이에 맞게 발휘되어야 할 능력이라고 봅니다. 특히, 중년 이후의 삶이 내리막길로 가느냐 아니면 삶의 절정을 향해 나아가느냐의 열쇠는 바로 이 자율성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중년에게 가장 중요한 발달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중년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가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