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淸溪川)은 서울의 종로구와 중구(中區)의 경계를 동서로 흐르는 개천이다. 청계(淸溪)는 맑고 깨끗한 시내라는 뜻이며 청간(淸澗)이라고도 한다. 길이 3,670m. 수표교(水標橋)·오간수교(五間水橋)·광교(廣橋)·영미교(永尾橋)·관수교(觀水橋)가 전에는 있었으나 1958 ~60년의 복개공사로 지금은 없어졌다. 이전에는 광교에서 마장동(馬場洞)까지 복개(覆蓋)되었으며, 그 위에 자동차 전용도로인 삼일고가도로가 가설되어 있었다.

서울특별시의 중앙부를 동서로 흐르는 청계천을 복개·건설한 도로가 청계로(淸溪路)였다. 총연장 5,800m, 노폭 50m·1958년에 착공하여 1979년 11월에 완공되었다. 이 도로 위에는 한국 최초의 자동차전용도로인 삼일고가도로가 설치되었다.

청계천은 서울 한 복판을 흐르는 개천, 개천(開川)이라고도 하며, 북악산(北岳山)·인왕산(仁旺山)·남산(南山)의 물이 합하여 한강(漢江)으로 흐른다. 개천(開川)이란 개골창 물이 흘러 나가도록 길게 판 내, 내는 시내보다는 크고 강보다는 작은 물줄기를 말한다. 

이태조(李太祖) 3년(1394) 이곳에 도읍을 정 한이래 유서(由緖)가 깊다. 홍수 때 마다 쓰레기의 범람과 사침(沙浸)으로 견디지 못하여 영조(英祖) 36년(1760) 20만 명의 인원을 동원하여 75일간의 대 준설사업이 행해졌고, 이후 소규모의 공사가 계속해서 그치지 않았다. 광복 후 다시 이 준설사업이 추진되었고 그 후 신설동까지 복개되어 현재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이 계천에 수표교·오간수교·관수교·광교·영미교 등의 다리가 놓였었는데 복구공사로 모두 철교(撤橋)되었다. 

청계천 상가는 1960년 중반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의 경공업 근대화를 이끌었던 유서 깊은 곳이다. 의료기기와 비금속, 페인트상가를 이루고 있는 탑골공원과 을지로3가에서부터 시작하여 기계·금속·전기·전자의 세운상가와 을지로4가 쪽의 공구·조명상가가 있다. 귀금속·시계와 목재·가구를 지나 광장시장과 방산시장을 지나면 종로5가에서 동대문까지의 동대문시장과 평화시장이 있다.

지금까지도 종로3가에서 시작하여 신발·완구·문구의 창신동에 이르는 3km 청계천상가에는 전기·전자·조명·의료기기·기계·귀금속·의료·신발·가구 따위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공장과 상점·점포가 어림잡아 3,000개 정도 포진되어 있다. 한때 서울 한 복판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최대의 공장상가 지역이었던 청계천상가는 “청계천에서 만들지 못하면 한국에서 못 만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시 청계천은 만능의 장소로 정평이 났었다. 

그러나 오늘날 청계천상가는 서울시내에서도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이미 슬럼화 되어가고 있다. 좁은 골목에다가 낮은 건물에 3~4m의 영세상점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40~50년 된 상가 건물 외벽은 균열이 나있어 볼 상 사납게 변모 되어가고 있다. 청계천상가의 퇴조는 이미 2005년 청계천 복원사업 때부터 현실화 되었다. 청계천 복원은 청계천상가 일대의 도로가 1~2차선으로 줄어들고 따라서 주차단속이 강화되면서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손님이 갑자기 그리고 서서히 격감되기 시작하였다. 도로가 좁아졌고 주차장은 없어졌고 또한 단속이 심해지니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지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사회적 변화에 어두워 디지털시대에 아나로그 방식과 사고만 고집했고, 온라인을 겸용해나가야 했었는데 구태의연하게 오직 오프라인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완전히 시대에 뒤떨어지게 되었다. 쇼핑 편의성면에서 마트, 백화점, 편의점에 밀린 것은 사실이다. 마구잡이의 난개발 때문에 사람들이 상점을 찾고 나오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청계천상가는 단순히 영세 상인이나 점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 아니라 그 배후에는 제조가 가능한 공장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것이 동경의 아끼하바라와 차별되는 것이다. 일종의 공업 클러스터라는 점에서 소홀히 다룰 수 없고 잘 가꾸어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또한 설득력이 있다.

공구·인쇄·귀금속 등 소규모 산업은 청계천상가에서 오랫동안 생산·도매·소매·산매·배송까지 동시에 이루어지는 원스톱서비스를 해왔다. 그래서 생산부터 배송까지 물류비용이 거의 제로(0)에 가깝다. 또한 특수 주문형 귀금속이나 공구 등은 청계천상가에서만 가능하다. 세운상가 인근에 있는 전자·기계·공구공장은 제조소·상점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어 제품을 직접 만들어 판다. 이곳에서는 설계도면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간단히 만든다.

그래서 실물과 같은 크기의 제품의 모형(mock-up)이나 견본을 만들어야 하는 소상공인,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는 아직도 이곳을 자주 찾는다. “청계천에서는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다”는 청계천일대에서 무엇이든지 제때에 만들어 내고, 여기서 못 만들면 한국은 물론 지구촌 어디에서도 못 만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특히 종로3가 쪽의 “가”동 세운전자상가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메카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전자공장은 이곳을 통해 시작해서 잔뼈가 굵어 발전해 왔다. 비록 낡았지만 지금도 1966년 건립된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 있으며 1970~80년대의 전자산업이 이곳에서부터 발원하여 꽃피었다. 현재도 다양한 전기·전자부품이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450여개 상점이 아직도 입점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960년대 1달러짜리 단순 보세가공으로 출발한 우리나라의 전자산업이 50년이 지난 2010년대부터는 세계를 우렁차게 호령하는 높은 위치에 올라섰다. 우리는 결코 여기서 만족하거나 안주해서는 안 된다. 황무지 위에서 오늘날의 기적이 가능했던 것은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과 전자업계의 원로들의 피나는 노력과 땀 덕분입니다. 그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운전자상가를 잊어서는 안된다.

청계천변은 관광명소로도 유명해져서 월평균 국내외관광객 100만 명이 찾는 곳이 되었다. 이 명소와 연계하여 상권을 계속 발전시켜야겠다. 시설과 경영을 현대화하여 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어 청계천상가 일대를 다시 한 번 발전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두 번째 불꽂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