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계가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산업으로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 첨병으로 나섰다. 
전기산업계 ‘통일준비’가 15일 ‘남북 전력기자재 통일포럼’ 개최와 ‘전기산업 통일연구 협의회’ 발족을 계기로 가속도가 붙었다.
 

15일 국회의원 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열린  ‘남북 전력기자재 통일포럼’은 국회 신성장산업포럼(대표 노영민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전기산업진흥회(회장 장세창)와 한국전기연구원(원장 김호용)이 공동주관했다.
 

노영민 국회의원

노영민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 전기산업은 2013년 기준, 생산 43조 6천억원 수출 150억달러 규모로 명실공히 국가기반산업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면서 남북 통일과정에서도 아주 중요한 지렛대 역할이 기대되는 산업임을 강조했다.
 

노 의원은 “남북 간 경제협력을 통해 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은 새로운 시장이며 투자지역으로서 큰 장점이 있다. 특히 내수시장이 포화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기산업계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며 통일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력수급 문제를 비롯해 앞으로 다듬어 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우선적으로 북한 전력계통의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동서독 통일사례 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 의원은 “남북 간 전기산업분야 협력과 관련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간에 걸쳐 기술경제 정책적 측면에서 검토하고 통일을 대비한 계획들을 세워가야 할 것”이라면서 “이 자리를 통해 통일을 대비해 남북한 전력 및 관련 기자재 연계의 필요성과 정책적 지원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문승욱 산업부 국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전기산업계에서 선도적으로 통일이슈와 통일준비를 위한남북 전력기자재 통일포럼이 열리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통일을 얘기할 때 북한 경제발전을 간과할 수 없으며 북한의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가장 근본적이고 필요한 요소는 전기 공급이 될 것이다”며 “평화변전소를 통한 대북송전 등 그 동안 추진되어 온 사업들을 바탕으로 남북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을 구체화 해 나가기 위해 앞으로 보다 면밀한 기술적인 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그런 의미에서 남북 전력기자재 통일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이번 포럼은 큰 의미가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통일준비에 있어 전력계통 및 전력기자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통일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세창 전기산업진흥회 회장

장세창 전기산업진흥회장은 환영사에서 “독일에서의 드레스덴 선언 이후 막연했던 통일개념이 보다 현실적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말 통일이 되려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전기산업계도 남북문제를 넓은 시각에서 설정하고 조명해 보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번 행사가 마련되었다”며 행사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장 회장은 “오늘 포럼을 시작으로 통일준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믿고 있다. 전기산업은 모든 산업의 연관 파급효과가 큰 기간산업으로 남북 경제협력 및 동반 대도약이라는 관점에서도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산업이며 통일 이후에도 북한경제 발전의 동력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 회장은 “북한의 전력수급과 전력망의 실태 그리고 전기기기 기술수준을 파악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이슈이며 통일정책의 우선적 어젠다가 아닐 수 없다”며 “남북을 잇는 전력 인프라 구축의 핵심인 전기산업 분야야말로 가장 선행되어야 할 협력 프로세스이며 남북관계를 넘어 동북아 전력망 연계의 비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제 남북문제는 감성적 꿈이 아닌 냉철하고도 주도면밀한 준비와 실천전략이 필요하며 더 나아가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는 한반도 통일을 향한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의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민족 핏줄이 하나이듯 남북 전력망도 우리 기술단일표준의 국산제품으로 One Korea을 건설해야 한다는 소명을 다하기 위해 전기산업계는 기초조사부터 각계의 다양한 의견과 의지를 반영해 남북통일에 대비하고 남북 간 신뢰를 쌓아가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면서 “특히 통일이 중국 대박으로 변질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정부를 비롯해 한국전력공사의 대북 협력방안 및 장기 플랜에 전력기자재가 반드시 포함돼 논의되고 뒤따라야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통일시대를 맞이할 수 있으며 우리가 지향하는 행복한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개회식 행사에 이어 ‘북한 전력산업 현황 및 전력기자재 표준화 방안’(윤재영 한국전기연구원 박사), ‘통일 전후 동서독 전력산업 통합사례와 시사점’(손기웅 통일연구원 박사), ‘북한 전력수급 분석과 남북협력 방안’(김경술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한전의 남북 전력협력 추진방향’(박갑호 한국전력공사 부장)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김재철 숭실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강혁기 산업부 과장, 황종영 LS산전 고문, 윤재영 박사, 김경술 박사, 손기웅 박사, 박갑호 한전 부장이 패널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발제자와 패널의 발표 내용을 요약했다.
윤재영 전기연구원 박사(북한 전력산업 현황 및 전력기자재 표준화 통일방안)= 남북한 전력협력은 북한경제를 회생시킬 뿐만 아니라 통일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요소이다. 남북한 전력설비 표준화는 남북한 모두 윈-윈하는 게임이다. 전력분야 남북협력은 우선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을 주문한다. 시범사업으로는 22.9kV 배전계통 표준화 및 태양광 시범사업을 제안한다. 더 나아가 남북한/동북아 전력협력 정책을 병행할 경우 동북아에너지 허브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 전력사업 체제를 구축하고 전력설비를 표준화하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손기웅 통일연구원 박사(통일전후 동서독 전력협력 및 통합사례)= 동서독 통일을 통해 시사점을 살펴보면 동서독은 전력부족 문제가 없었으나, 북한은 심각한 전력부족 국가라는 점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통일과정에서 대북 전력을 지원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특히 급변사태 발생 시 대북 전력 지원방안을 찾아야 한다.
 

통일에 앞서 개성공단, 금강산관광단지 전력지원 사례를 토대로 남북 전력협력을 강구하고  남북한 접경지역 간 전력협력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
북한 전력산업 현황과 환경문제에 대한 자료나 정보가 턱없이 빈곤하다. 통일 이전에 이들 문제점을 파악·분석할 필요성이 크다.
북한 전력산업의 민영화와 원자력산업에 대한 처리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경술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북한 전력수급 분석과 남북 협력방안)=통일에 대비해 에너지부문 정책목표를 확고히 세워야 한다. 특히 전력부문 실행계획이 중요하다.
실행계획은 통일과정의 남북 에너지협력 추진에 맞춰져야 한다.
북한 경제 복구를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능력을 확충해야 하며 통일 직후 단기 에너지수급 대책, 통일 후 중기 에너지 공급능력 활용, 북한경제 발전을 위한 장기 에너지인프라 확충 등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북한 에너지산업의 시장화 촉진과 함께 한반도를 통합하는 에너지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박갑호 한국전력 부장(전력전력의 남북 전력협력 추진방향)=전력공급방안이 결정돼야 한다. 북한의 전력설비 대부분이 노후화 (30~50년이상)돼 있어 유지보수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급적 기존설비를 최대한 재활용해 할 것으로 보인다. 

 

패널토의가 진행 중이다

신규 재 구축 방안은 실태조사 후 결정하는 수순을 밟아야 할 것이다. 신규 재 구축시에는 남한을 기준으로 표준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남북한이 전력계통을  이원화할 경우 건설 및 운영상의 비효율성이 내재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합된 전력공급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통일대비 종합 인프라 구축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가스, 석유, 석탄 등 기타 에너지분야뿐만 아니라 도로, 철도, 통신 등 기타 인프라시설과 연계한 종합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다.
동북아 수퍼그리드 구축과 연계한 남북전력협력 모델 구상도 필요하다. 동북아 지역 전력 연계와 남북전력협력 모델 발굴을 위해 정부, 산업계, 학계, 연구원으로 구성된 인력 풀을 구성해야 한다.
 

한편, 이날 각계 전문가 20여명이 참여한 ‘전기산업 통일연구 협의회(회장 문승일 서울대 교수)’를 발족하고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통일 준비와 남북협력 추진 방향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포럼에는 노영민 의원을 비롯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의장, 추미애 의원, 홍일표 의원, 장세창 전기진흥회장, 김호용 전기연구원 원장, 오두석 전기공사공제조합 이사장, 김무영 전기협회 부회장, 이용두 전기기술인 협회 부회장, 김상복 전선조합 이사장 등 전기산업계 산·학·연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