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十字軍)을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11세기 말부터 13세기에 걸쳐 서유럽의 그리스도교도가 이슬람교도 토벌을 위해 일으킨 대 원정. 성지 예루살렘 탈환을 목적으로 하여 8회의 대 원정을 일으켰다. 넓은 뜻으로는 중세유럽 가톨릭교회가 이교도나 이단자에 대해 포교 또는 호교의 목적으로 원정을 하던 것도 포함한다.
 

〔경과〕 셀주크 터키의 압박을 받던 비잔틴 제국의 원조 요청에 대해 클레르몽 공의회가 1095년 성지 탈환을 결의, 96년부터 1270년에 이르기까지 8회에 걸쳐 이루어진 것인데, 초기에는 성공한 적도 있었으나 성지의 항구적 확보를 이룩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실패했다 .
 

〔결과〕 교황의 초국가적 위신의 저하, 기사와 제후의 경제적 몰락을 초래하였고, 서유럽 제국의 집권화와 왕권의 신장을 촉진하였다. 또 지중해 각 도시의 번영을 가져왔고, 동방문화의 이입(移入)이 이루어졌다.」

십자군(十字軍:Crusades)은 중세 서구의 기독교도가 회교도를 정벌하고자 일으킨 전쟁(1096~1291)이다. 11세기말~13세기말에 걸쳐 유럽의 기독교도가 이슬람교도에게 점령당한 성지(聖地) 예루살렘(Jerusalem)의 회복을 위하여 일으킨 원정군(遠征軍)을 말한다. 이 결과로 10~13세기에서 유럽의 봉건제도(封建制度)는 완성되고 사회는 안정되어 가고 따라서 인구가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해외로 발전해 나가려는 기운이 감돌고 있었는데 그것을 자극한 것이 터키족(Turkey族)의 진출이었다. 기독교도들은 옛 부터 성지순례(聖地巡禮;pilgrimage)를 존중하여 왔는데 특히 11세기에는 예루살렘에의 순례가 성황(盛況)을 이루었다.

11세기 전반까지는 그 당시 동방을 지배하고 있던 사라센인(Saracen人)이 순례자들에게 관대했으나 11세기 후반부터 세력을 잡은 셀주크 터키(Seljuk Turkey)족은 성지를 점령하고 순례자를 학대하였으며 소아시아를 빼앗고, 비잔틴제국(Byzantine帝國)을 공격하였다. 그 후 11~13세기에 이르러서는 아시아 중서부를 통치한 셀주크(Seljuk)왕조가 있었다.
 

비잔틴 제국은 로마 교황을 통하여 유럽의 여러 나라에 원조를 청함에 당시의 교황 우르바누스 2세(Urbanus Ⅱ)는 1095년 프랑스의 클레르몽(Clairemond)에 성직자(聖職者)·제후(諸侯)·기사(騎士)를 모아 대종교회의(大宗敎會議)를 열고 성지 회복을 선언하였다.
 

당시 그 회의에 모였던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감격하여, 각지로 돌아다니며 성지 회복의 원정(遠征)에 참가할 것을 열심히 호소하였다. 이렇게 하여 모여든 참가자들은 종교적 열정과 투철한 정신 그리고 기사도정신과 함께 은사(恩赦;Indulgence)를 얻기 위함이었으나, 그 중에는 동방의 산물과 전리품(戰利品)에 대한 욕심으로 가담한 자도 있었다. 은사는 당시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가벼운 죄인을 석방하는 일이다.
 

이러한 모든 참가자들이 어깨 또는 빨간 십자가의 표시를 달았기 때문에 십자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이렇게 일어난 십자군 전쟁은 장장 200년간에 걸쳐 여러 차례 끈질기게 행하여졌으나 규모가 큰 것만을 가려서 지금은 대개 7차로 고찰한다.
 

최초에는 은자 피에르(隱者 Pieere)가 각지로 돌아다니며 열변을 토로하여 모집한 열광적인 농민군을 이끌고 출전하였으나 졸지에 모여든 오합지중(烏合之衆)에 불과하였으므로 그들은 결국에는 도중에 흐지부지 전멸하고 말았다.
 

제1차 십자군(1096~99)은 프랑스의 기사들이 많이 참가하였으며, 그들은 소아시아를 거쳐 격전 끝에 성지를 회복하고 예루살렘 왕국을 비롯하여 몇 개의 기독교도국을 세웠다.
 

제2차 십자군(1147~49)은 제1차 십자군이 세운 왕국들을 다시 터키족이 점령하자, 이번에는 독일의 황제 콘래드 3세(Conrad Ⅲ)와 프랑스 왕 루이 7세(Louis Ⅶ)가 함께 참가하였다. 그러나 이 군대는 도중에 약탈만 행하다가, 다마스쿠스(Damascus)공격에 실패하고 그대로 빈손으로 되돌아  갔다.
 

제3차 십자군(1189~92)은 이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원정이었다. 이것은 살아딘(Saladin)이 성지를 점령한 데 대항해서 일어난 것으로, 독일 황제 프리드리히 1세(Fridrich Ⅰ), 프랑스 왕 필립 2세(Philippe Ⅱ), 영국왕 리처드 1세(Richard Ⅰ)가 모두 참가하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독일 황제는 소아시아에서 익사(溺死)하고, 프랑스왕은 영국 왕과 사이가 나빠 반목하다가 귀국해 버렸다. 그래서 리처드 왕만이 혼자 남아서 싸웠으나 고군분투하다가 성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제4차 십자군(1202~04)은 교황 인노센티우스 3세(Innocentius Ⅲ)의 호소에 의해 프랑스의 제후와 기사들이 참가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지중해 상권(商權)의 독점을 노리는 베네치아(Venezia)의 상인들의 이권과 이해(利害)에 좌우되어 비잔틴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을 점령하고 거기에 라틴제국(Latin帝國)을 세웠다. 아이노니하게도 비잔틴제국을 구해야 할 십자군이 오히려 같은 기독교국인 비잔틴(Byzantium)을 멸망시켰던 것이다.
 

소년(少年) 십자군은 1212년에 독일과 프랑스의 소년과 소녀들이 모여서 계획한 것인데, 목적지인 예루살렘에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서 그 대부분이 마르세이유(Marseilles)의 상인(商人)의 농간에 의해 노예(奴隸)로 팔려가는 한마당 비극(悲劇)으로 끝났다.   
 

제5차 십자군(1228~29)은 신성 로마제국(神聖Roma帝國)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Friedrich Ⅱ)에 의해 일어났다. 황제는 외교적 수단에 의해 성지를 회복하고 예루살렘 왕국을 부흥시켰으나 이것마저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이집트 군이 성지를 다시 점령해 버리고 말았다.
 

제6차 십자군(1248~54)과 제7차 십자군(1270)은 두 차례에 걸쳐 프랑스 왕 루이 9세(Louis Ⅸ, 聖王)에 의해서 이집트 및 북아프리카의 이슬람교도를 토벌하기 위해 행하여졌다. 그러나 제6차에서는 루이 왕이 포로가 되어 몸값을 내고 겨우 풀려나와 귀국하였으며, 제7차에서는 루이 왕이 전염병에 걸려 도중에 죽었으므로 결국에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그 후에도 소규모의 원정군이 몇 번 시도되었으나, 13세기 말엽에는 그것마저도 없어져, 결국 십자군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상과 같은 과정에서 십자군의 본래의 원대한 성지회복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 파급 영향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이 지대하였다. 즉 유럽의 중세봉건사회의 붕괴와 새로운 시대에로의 점진적 이행(移行)을 재촉한 것이 곧 그것이다. 또 이 와중에 동방과의 무역이 현저히 성행해졌으며 특히 베네치아(Venezia)·피사(Pisa)·제노바(Genova) 등 이탈리아의 항구발달이 급속히 진전되었다. 그에 따라서 화폐경제의 발달, 시민계급의 대두, 그 밖에 사라센의 문화(文化)·과학(科學)·풍습(風習)·전정술(剪定術) 등이 전해졌으며, 종교 권위의 막대한 실추 등에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