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희문 환경구조연구소소장은… 경북대학교 공과대학(화학전공) 졸업 / 충북대학교 이학박사 / 1976년 한국전력공사 입사 / 1982년 영동화력발전소 환경과장 / 1983년 전력연구원 환경그룹장 / 1999년 전력연구원 방사선환경그룹장 / 2003년 전력연구원 환경평가그룹장 / 2005년 전력연구원 환경구조연구소장(현재)

환경오염 저감·자연재해 대응 기술개발이 성장 비전
그룹간 벽 허물고 대화가 전력산업 R&D 활성화 원천

엄희문 환경구조연구소장의 직무실은 출입문이 2개다. 공식 출입문(?)과는 별도로 문을 하나 더 만들어 연구원들이 수시로 찾아와 소장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엄 소장이 배려한 것이다.

기자가 체험한 회의 분위기도 권위적이거나 지시형의 위압적인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온화함이 묻어나는 얼굴과 미소로 회의를 주재하는 엄 소장은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주는 동시에 신뢰감을 안겨줬다.

회의 참석자들도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주어진 주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역력하게 배어나왔다.
“서로 간의 믿음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합니다. 상하 간, 그룹 간의 벽을 과감히 허물고 수시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함께 고민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입니다”

전형적인 덕장(德將)으로 평가받는 엄 소장은 “연구소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연구원들에게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센티브나 복지에도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하지만 의욕을 갖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팀원의 화합을 이끌어 내고 인화 단결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도 이같은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다. 연구원들이 겪는 가정사 고충도 남 모르게 풀어줘 연구원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엄 소장은 연구원들을 틀에 가두지 않는 자율을 추구한다.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 파격은 요구하고 허용하는 것이다. ‘밝고 재미있는 직장’을 만들고 싶다는 엄 소장은 직원들에게 진실하게 대하면 자기 몫을 한다고 귀뜸했다. “요즘 젊은 직원들은 빠르게 변하는 IT 만큼이나 즉흥적이고 변화무쌍하지만 그만큼 능력도 뛰어 나다”고 평가했다.

엄 소장은 이들의 능력이 조직의 성과와 연결될 수 있도록 각 그룹장들에게 조직관리에 보다 충실할 것을 늘 주문한다. 특히 미래성장을 견인할 핵심기술을 발굴하고 추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부가가치 창출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엄 소장은 “연구보고서가 창고에 쌓이기만 해서는 결코 안된다”고 밝혔다.

“환경구조연구소의 비전은 ‘깨끗한 환경, 안전한 구조’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15년까지 CO2 저감기술, 환경오염물질 저감기술, 자연재해 대응기술 등 3대 핵심기술을 확보해 미래 성장의 원동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엄 소장은 차세대 성장 동력의 하나로 CO2 회수 및 저장기술을 꼽았다. “CO2 회수기술(흡수기술)은 이미 국내 정상의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자신하는 엄 소장은 “향후 환경 분야의 선도 기술로 자리 매김할 것”으로 기대했다. 환경오염물질 저감기술 가운데 흡착제의 개발과 산업부산물의 활용기술에 대해서도 기대치가 높다. 이 분야 역시 이미 국내 기술을 이끌고 있어 향후 기술이전과 기술료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엄 소장은 “구조·내진분야에서는 구조 시험동, 진동 시험대, 대형 토질전단시험기 등 국내 유수의 시험설비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 대응기술 개발을 위한 실증시험 연구를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타 연구소에 비해 연구 스펙트럼이 광범위한 환경구조연구소는 ‘연구개발’과 ‘분사된 회사의 욕구’를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엄 소장은 “자체 연구분야를 특화해 나가는 한편, 연구원내 타 연구소와 실의 환경·구조분야 R&D 써포터(Supporter)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전력 그룹사나 외부기관에게 고객 지향의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구조분야 원천기술의 산실로 자리매김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업의 지속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글로벌화입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동할 글로벌 인재를 절실히 원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대세에 맞춰 엄 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는 국제적인 시야와 사고방식, 어학 능력, 글로벌 전문성 등 3박자를 갖춰야 한다는 게 엄 소장의 생각이다. 엄 소장은 중장기 교육훈련 계획을 세워 내실있게 운영하면서 착실하게 글로벌 인재를 키우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술세미나가 열리면 연구원들을 적극 참여시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엄 소장은 연구소 차원의 외국어 교육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며 조직원들의 다양한 자기계발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R&D를 한마디로 ‘기업의 성장엔진’이라 표현하고 싶다”는 엄 소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구가해온 전력산업의 성장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우리 연구원들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면서 직원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