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일 전기서비스포럼 회장(서울대 교수)

전기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해 에너지 정책을 개발하고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한 전기서비스포럼(회장 문승일)이 21일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포럼은 이날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전기소비자, 설비담당자, 산학연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세미나를 열어 포럼의 취지를 전파했다.
문승일 전기서비스포럼 회장(서울대 교수)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정부는 ICT기반의 수요관리 정책을 비롯해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룬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하였다”며 “공급 중심의 에너지정책이 수요 중심으로 변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만들어 졌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바로 전력산업인데 지금까지는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전력망을 이용해 전력만을 판매하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전력망과 ICT가 결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을 사용하는 것만 아니라 아낀 것도 시장에다 팔수가 있고,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 필요한 때 꺼내어 쓰는 것도 큰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 문 회장은 “신재생에너지도 대형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들어올 수 있게 되고 전기차도 자유롭게 도로를 달리는 시대를 앞두고 있다”고 내다봤다.
문 회장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지금까지 수동적 위치에 있던 전기 소비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적극적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비-공급-제도’간의 상호 정보 교류하고 또 제도 개선을 추구하는 온-오프라인 쌍방향 커뮤니티인 ‘전기 서비스 포럼’이 출범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포럼은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안정적인 생산 설비 운용 등을 위한 전기 서비스 산업에 초점을 맞춰 ‘생산-소비-제도’간의 균형적이고 유기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은 축사를 통해 “국회 산업위 소속의원으로서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산자위 위원)

의정활동을 시작하면서 부터 에너지와 IT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산업 촉발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임을 진단하고, 그동안 수요관리시장과 분산발전 및 스마트그리드 조기도입 등 다양한 미래에너지 문제를 역설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작년 4월에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전력업계에서 큰 반향을 불러 왔다”면서 “지난 정기국회에서 상임위인 산업위를 통과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며 올해 2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기존 전력시장이 반발하는 등 정말 힘든 과정 이었다”고 법 추진과정을 술회했다.
덧붙여 전 의원은 “앞으로 할 일은 정부 정책의 변화, 전기 소비자의 요구, 공급자의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등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정보들에 대한 공유를 통해 전기산업 발전의 새로운 지향점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창립총회에 앞서 김진 산업부 스마트그리트팀장이 ‘전기서비스 시장의 현주소와 향후 지원 방향’을, 양민승 전력거래소 처장이 ‘전력거래소의 수요관리사업 방향 및 지능형수요관리 확대 등 신규 도입제도에 대한 기대 효과’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오후 첫 세미나 때는 주진옥 SK이노베이션 마스터와 오은석 삼성전자부장, 김용국 포스코ICT 부장이 각각  ‘석유·화학 산업에서의 전력사용 특성 및 중요성’, ‘전기품질 및 제안’, ‘스마트인더스트리 기반의 에너지 효율화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다음으로 최종웅 인코어드테크놀로지스 대표가 ‘클라우드 기반의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전기 소비 패턴 분석 및 에너지수요관리시스템’을, 황우현 한국전력 처장이 ‘스마트그리드 및 에너지저장장치 사업 방향 및 비즈니스 모델’을, 차석근 에이시에스 부사장이 ‘생산공정의 에너지 효율화 사례를 통한 MES와 EMS의 연계성’을 테마로 강연이 이어졌다.
이날 참석자의 관심을 끈 김진 산업부 팀장과 양민승 처장의 발표내용을 요약했다.

김진 산업통상자원부 팀장

▲전기서비스 시장의 현주소와 향후 지원 방향(김진 산업부 스마트그리드 팀장)
전력 신서비스가 창출하게 된 배경에는 전력정책이 공급위주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대규모발전소, 송전선로 건설을 최소화하고 시장메커니즘을 통해 전력수요를 줄이고 전력 피크를 분산시켜 전력수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학기술과 ICT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신개념의 에너지서비스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기술개발, 사업모델 발굴’→‘ 민간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시장 활성화, 해외진출’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산업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민간투자기반의 시장 중심으로 전력서비스 창출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정부주도로 국가예산을 투입하는 위주의 지원책에서 탈피해 비즈니스 모델 중심으로민간의 투자역량을 활용한 신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ESS, EMS, AMI 등 전력서비스 창출에 필요한 인프라가 본격적인 구축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전력 신서비스시장은 성장과 환경이 상충하는 전통적 에너지경제 모델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돋보인다.
전통에너지산업과 ICT가 결합한 새 모델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여기에 더해 규제 중심의 에너지시장을 선진화시키고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에 따른 산업계 부담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그리드와 신재생에너지 등은 미래사회의 혁신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제3차산업혁명’이라는 저서를 통해 가정, 직장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고 스마트그리드로 공유하는 미래사회를 제시했다.
이제 보수적 에너지산업과 혁신적ICT가 결합해 Biz domain을 창출하고 서비스 융합이 가속화될 것이다. 규제, 시장 환경, 산업생태계 등이 판이했던 양 산업분야이 충돌하고 융합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전력서비스 비즈니스모델 가운데 하나가 수요관리(DR)서비스다. 수요자원을 모아 전력피크나 가격에 응동해 수요를 감축하고 전력시장가격(용량/감축정산금)으로 보상받는 모델이다.전력판매사업자로부터 구매한 전력을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면서 소비자의 수요를 감축해 수요관리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다.
ESS활용서비스는 ESS서비스와 전력을 소비자에게 결합판매하거나 DR을 자원화한다. 전력과 ESS보조서비스(주파수 조정 등)를 전력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 불규칙한 신재생전원의 출력을 안정화하는 결합모델도 등장할 것이다.
전력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AMI를 활용해 실시간 원격검침, 전기사용량·알림서비스, 계량DB분석·제공서비스, 부가서비스 등 신규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공공성격의 데이터 관리센터를 운영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전력데이터를 상업적으로 활용확대하면서 신규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는 길도 열린다. 방범과 전력모니터링 서비스를 결합해 일반 가정을 DR의 수요자원으로 관리하는 모델도 새롭게 조망받을 것이다.
전기차를 기반한 서비스는 한층 다양하게 제공될 것이다. V2G, 충전서비스, 전기차 셰어링 등 전기차와 충전인프라를 기반으로 V2G, 충전서비스, 전기차 셰어링 등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창출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전기차와 충전기 안에 ESS를 설치하고 충전된 전력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피크 시간대에 운행하지 않는 전기차 전력을 전력시장이나 전력판매 사업자에게 판매하는 V2G사업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전력서비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통적 전력산업에 맞춰진 규제를 개선하고 완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전력시장운영규칙과 관련법의 하위 법령을 바꿔 시장규칙이 정밀하게 작동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관이 손잡고 비그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비즈니스 도메인을 확립해 이를 기반으로 해외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초기 투자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에너지벤처를 활성화키로 했다.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장애가 되는 규제는 완화해 나간다. 이를 위해 금융지원책과 중소기업지원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AMI 인프라 구축, ESS보급, DMC 설치운영 등 민간투자 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전력거래소의 수요관리사업 방향 및 지능형수요관리 확대 등 신규 도입 제도에 대한 기대효과(양민승

양민승 전력거래소 처장

전력거래소 처장)
국내 수요반응제도는 한계가 있다. 국내 수요반응제도와 전력시장이 나눠져 수요자원을 합리적으로 가치를 산정하거나 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현 수요관리제도는 행정 가격을  적용해 수요자원의 시장가치 산정이 어려우며 동일한 1kW 감축에 대해 제도별로 다양한 가격이 혼재되어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원금형태로 운영돼 수요관리 효과를 실제적으로 계량하기 어렵다.
특히 전력기반기금을 통해 제도를 운영하게 되면 사업을 확대하거나 활성화하는 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수요관리사업자의 사업지속성 및 확장성을 고려 할 경우, 전력시장을 통한 재원확보 및 수요관리 활성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수요반응제도를 거래소와 한전이 이원화해 운영하는 것도 비효율성을 증대시킨다. 급전 가능한 수요반응은 전력시장으로 통합, 급전 불가능한 요금제기반 수요반응은 한전이 전담하도록 수요관리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지능형DR 수요반응제도 개념은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활용해 신속하고 신뢰도 높은 수요자원이라는 것이다. 30분 이내 응동이 가능하고 감축미이행에 대해 페널티를 부과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제도는 발전자원과 동등하게 감축용량에 대해 용략가격을 보상한다. 연간계약을 통해 사전에 감축용량을 확보하고 발전기와 동일한 용량 가격보상 및 연중거래소의 급전지시에 따라 의무적으로 부하감축을 시행한다. 또한 DR사업자를 통해 빌딩 등 중소형 부하를 수요자원으로 확보할 수 있다.
현재 LS산전 KT 등 13개 사업자가 참여해 감축기준용량을 94MW(712개소)확보했다. 일반용 수요자원이 감축용량의 73%를 점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열여섯 차례에 걸쳐 평균 실적 109.5%를 달성했다.
수요자원을 전력시장에 참여시키기 위한 기본방향은 전력시장에서 수요자원과 발전자원의 동등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수요자원의 의무감축용량과 감축량을 발전자원의 공급가능용량과 발전량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 전력시장체제(CBP)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DR전력거래 메커니즘이 구현될 것이다.
수요자원 전력거래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지능형전력망촉진법상 수요반응관리서비스 제공사업자가 전력시장에 참여해 수요자원을 거래하도록 시장참여 자격을 주고 있다. 물론  수요자원의 불성실 부하감축에 따라 계통운영 신뢰성이 저하되거나 시장가격을 왜곡 현상이 초래되면 해당 수요자원은 시장참여가 제한된다.
수요자원 운영의 경우, 전력시장에서 신뢰성DR과 경제성DR을 통합·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뢰성DR은 의무감축 용량에 따라 연간 실시간 급전지시 이행 의무를 가지고 위약금 제도에 따라 발전자원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한 수요자원을 말한다. 경제성DR은 실시간 급전지시 이행에 대한 의무 없이 하루 전 시장에서 발전자원과 입찰 경쟁하는 수요자원을 칭한다.
수요자원정산 방안으로는 수요자원의 의무감축용량과 감축량을 발전자원과 동등하게 취급하고 신뢰성DR의 감축 미 이행에 대해 강력한 위약금을 부과해야 한다. 수요자원의 응동 가능 시간(평일 09시~20시)동안 의무 감축용량에 대해 시간대별 용량가격으로 정산한다. 신뢰성DR은 감축시간대의 최고변동비로 정산, 하루 전 시장에서 낙찰 받은 경제성DR은 시장가격과 입찰가격 중 큰 값으로 정산해야 한다. 이에 따라 수요자원 전력시장 참여 활성화를 위해 SMP 및 CP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끝으로 전력시장 참여자가 늘면 에너지서비스·ICT를 융합한 창조경제의 신사업이 활성화되고 에너지 절약이 실현되는 선순환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력공급 비용이 줄어 전기요금 인상이 억제될 것이다. 전력계통 운영에 있어 설비고장, 건설지연 등 장단기 수급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발전설비 건설회피로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그리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