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반발이 거세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11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한빛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는 반핵단체와 신규 원전 부지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충돌하는 등 파장을 빚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35년 원전 비중을 29%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공청회에서 송유종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왼쪽)이 정부의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총에너지 소비는 연평균 0.9%씩 늘고 특히 전력은 에너지원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연평균 2.5%)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부는 2035년까지 전망치 대비 에너지를 13.3%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에너지 가격구조 개선과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전력수요를 15% 감축하는 등 수요증가를 최대한 억제키로 했다.
특히 산업부는 2035년 발전량의 15%이상을 분산형 전원으로 공급하고 수요관리를 강화할 계획이지만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원전의 추가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안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전의 비중을 29%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기본(안)은 앞으로 에너지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국무회의를 거쳐 연내 확정될 예정이다.
이같은 산업부 발표에 대해 반발 목소리가 높아 계획 확정까지 험로(險路)가 예상된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상임정책위원은 “에너지가격 세제 개선과 전력체계 분산화를 수용한 정부의 방침은 전향적인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확정적으로 제시한 원전비중 29%안은 전력체계 분산화를 권고 사항과 배치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추가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공동집행위원장 양이원영)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에기본(안)이 수요관리정책이 사실상 말잔치 속에 기존의 공급위주 에너지정책과 원전 확대 정책을 고수하는 등 일방적으로 정부안을 결정됐다”며 공청회의 무효를 주장했다.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장으로 들어가는 계단에는 경찰들이 벽을 쳐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야당도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2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대해 '원전 비중을 줄여나가는 세계적 추세에 역주행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강창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은 10일 전체회의를 마치면서 산업부 관계자를 향해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에기본 자료가 3장에 불과하다”며 보고 부실을 꼬집고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국민을 위해 고민했는지 의문이다.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쓴소리를 냈다.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성명을 통해 "정부는 '지난 10월 민관워킹그룹의 권고안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라며 MB정부의 원전 르네상스에서 탈피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정부 계획대로라면 2035년까지 이미 건설된 원전 23기와 건설 계획이 확정된 11기 외에도 7~10기의 원전을 추가 건설한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김 의원은 "2035년까지 매년 1기의 원전을 더 짓겠다는 것으로 현재 원전 비중 26.4%보다 오히려 원전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마치 원전 비중 축소처럼 포장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